사진제공=보건의료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 이하 '보건의료노조')가 2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성모병원 집단 괴롭힘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긴급구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가톨릭 인천교구에서 운영하는 국제성모병원이 국제성모병원이 직원들의 가족과 친척, 지인들을 가짜환자로 등록하여 진료비를 부당 청구한 사건이 보도된 데 이어 인천성모병원에서 노조지부장을 집단으로 괴롭힌 사건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30년 동안 간호사로 일하며 현장에서 환자를 돌봐온 노조 지부장에게 부서장들이 집단 괴롭힘을 가해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항불안제 처방을 받아 약물을 복용하고, 연일 계속되는 집단 괴롭힘에 결국 출근길 병원 앞에서 실신해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것이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인천성모병원 사측을 규탄했다.
그는 이어 “보건의료노조는 4월 17일 이학노 인천성모병원장을 비롯하여 집단 괴롭힘을 가한 16명의 당사자들을 피진정인으로 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하루빨리 인천성모병원의 집단 괴롭힘 사건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즉각적인 피해자 구제조치와 함께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본연의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유 위원장은 또 "최근 병원 내 폭언, 폭행, 성희롱, 집단 괴롭힘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병원에서 직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보건의료노조는 2015년을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 병원 만들기>의 해로 선포하고 ‘폭언폭행 없는 따뜻한 병원 만들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 직원들의 가족과 친척, 지인들을 가짜환자로 등록하여 진료비를 부당 청구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같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인천성모병원 부서장들이 노조 지부장의 근무지로 몰려가 언론사 제보 여부를 추궁하면서 집단 괴롭힘을 가했다”며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병원에서 이 같은 비인간적이고 반의료적인 집단 괴롭힘을 가할 수 있는가, 의료윤리와 생명윤리를 팽개치고, 인권을 유린한 인천성모병원의 집단 괴롭힘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노봉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인천성모병원 집단 괴롭힘을 헌법 제10조에 보장한 인격권 침해로 인정하라 △피해자를 피진정인으로부터 격리하고 정신적 질병을 회복하고 안정가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긴급 구제하라 △인권침해 재발방지 약속, 집단 괴롭힘을 가한 당사자 징계,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따른 손해배상을 인천성모병원에 권하라”고 촉구하면서 “인천성모병원 부서장들이 가한 폭언과 집단 괴롭힘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며, 모든 행위는 증거물에 기록돼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인천성모병원의 집단 괴롭힘 실상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천주교 인천교구의 한 신자는 "국제성모병원 진료부 부당 청구사건에 이어 천주교회가 나날이 권력화되고 세속화돼 가는 모습이 들춰진 것 같아 안타깝다. 인천성모병원 노조에 대한 탄압은 그간 교회 내외부에서 말들이 많았던 사건이었다. 터질게 터지고 만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천주교회가 이땅의 민주화를 위해 또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던 역사가 부끄럽지 않게 이번 일이 속죄와 반성으로 이어지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때마침 천주교 인천교구에서는 노동사목을 출발점이 됐던 강화 심도직물 노조 사건의 역사를 성찰하는 기념 심포지엄과 조형물 축복식을 오는 5월 3일과 10일 개최키로 했다. 10일 강화 심도직물 옛공장터에서 진행될 상징조형물 축복식 집전은 최기산 인천교구장이 맡을 예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인천성모병원 노조 지부장에 대한 지속적인 집단 괴롭힘 사건에 대해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