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루터기의 산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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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 한계령 - 귀때기청봉 - 큰감투봉 - 대승령 - 남교리 >
◎ 날짜날씨 : 2017년 9월 23일(토) ~ 9월 24일(무박2일) 맑음 ◎ 경 로 : 한계령 - 귀때기청봉 - 큰감투봉 - 대승령 - 남교리 ◎ 참가인원 : ○○○산악회에 끼어서 나홀로 ◎ 소요시간 : 약 11시간 30분(휴식, 점심시간 포함) ◎ 세부사항 - 04시 37분 한계령 출발 - 06시 01분 한계령삼거리 - 07시 14분 귀때기청봉 - 09시 32분 큰감투봉 - 11시 50분 대승령 - 12시 32분 안산남교리 갈림길 - 16시 10분 남교리 12선녀탕입구 도착. 산행종료
작년
가을 이후 10개월 가까이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우울모드로 지냈던
탓에 제대로 된 산행을 하지 못하다가 화창한 가을을 맞이하여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 곳 저 곳을 물색하던 중 지난 해 9/10
완주하지 못했던 한계령 - 남교리 코스를 가는 안내글이 신문사
등산가이드란에 보여서 홀로 참가신청을 했다. 알고보니 작년 갔던 그
○○○산악회였다. 가기 앞서 인터넷에서 한계령 - 남교리 코스를
검색해보니 조금씩 달랐지만 거리는 약 18km가 넘었고 시간은 거리에
비해서 좀 긴 11시간~12시간 정도였는데 귀때기청봉부터 감투봉까지는
공룡능선 못지 않은 힘든 구간이라는 설명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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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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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참가비는 6만원이 아니고 6만 5천원.
○○○산악회는 재작년 오색 - 대청봉 - 한계령 구간,
작년에 한계령 - 장수대 구간 등 지금까지 세 번을 참석한 산악회로
산행대장이 직접 버스를 운전 하는 산악회였는데 첫 산행때는 산행대장이 집결지를 제대로 안 알려줘서 문제가 좀 있었고 두 번째 때는 우리가 장수대로 간다고 문자를 보낸걸 깜빡하고 장수대에서 그냥 갔다가 다시 돌아온 일이 있는 등의
일이 있긴 했지만 설악서북을 가는 산악회가 잘 없는 탓에 별일
없을거라보고 토요일 밤에 배낭을 매고 길을 나섰다.
< 지도 >
한계령 삼거리부터 큰감투봉 구간은 힘든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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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지도 >
작년보다 50분 늦은 4시 40분 한계령에서 산행을 시작. 출발은 작년보다 늦은데
산행대장은 도착시간을 처음에는 오후 3시 30분으로 잡더니 나중에는
오후 2시 30분까지로 바꾸어서 걸음이 느린 나는 은근 걱정이 되었다.
갤럭시S7으로 찍은 사진이
화질이 낫다.
6시 한계령삼거리 도착.
감투봉까지
이어지는 험로 시작
대청,
중청, 소청에게 자신도 설악산 봉우리 중 하나라고 큰소리쳤다가 귀싸대기를
맞았다는 귀때기청봉 오름길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끼리 사진도 찍어주면서 조망을 즐겼다.
잠못자고
고생하면서 올라온 보람이 충분했다.
새로
산 싸구려 디카보다 S7폰카가 화질이 나은 듯.
마침내
귀때기청봉에 도착. 작년보다 시간을 줄여서 속으로 흐뭇했다.
급한
마음에 조망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가기 바빴다.
낙석주의구간
끝없는
계단의 연속
가리봉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일행들이 보였다. 남녀모두 걸음이 엄청 빨라 이 곳
이후로는 한번도 만나질 못했다. 홀로 온 여성 한 분은 작년 9/10에도
한계령 안산 남교리 구간을 주파했다고 해서 나는 그때 장수대로 하산했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했다.
감투봉이
보인다.
일행보다
처지기 시작한다.
큰감투봉
오름길
계단시작
앞서가는
일행들이 저 위에 있었다.
기진맥진한
채로 큰감투봉 도착.
다시
출발해 스누피 바위(혹은 거시기바위)를 지나니
멀리
할 대승령과 안산이 보인다.
시간에
쫓기니 걸음이 바쁘고 점점 더 지쳐간다.
지긋지긋한
계단
11시
50분 대승령 도착. 망설임 없이 남교리로 직진
남은
구간의 난이도가 낮다는게 그나마 큰 위안
다시
어렵게 1km정도를 올라오니 안산 갈림길이 보이고 금줄이 쳐저 있었다.
진행방향은 우측.
산행대장이
제시한 2시 30분까지는 2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남은 거리는 7.6km. 제일
먼저 제시한 도착 시간이 3시 30이었으니 그때까지만 가자는 생각으로
계속 진행.
안산인
듯
하산길이라고
해서 좀 쉬울줄 알았더니 끝없는 돌계단길..다리가 후덜거리고 무릎이
아파오고. 후회가 밀려왔다. 최근 산행을 한 적이 없어서 몸은 무겁고
다리는 더 아팠다.
12선녀탕입구가
도착지점인거 같은데..아직도 7km가 남았다.
안내문을
못봐서 어딘지 기억이 안난다.
마지막
사진 촬영 : 2시 30분이 지났는데 아직 4km가 넘게 남았다.
이때부터
급한 마음에 사진도 찍지 못하고 어기적거리면서 하산을 재촉했다. 이
길다란 계곡은 핸드폰이 불통되는 지역이라 늦는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다가
3시 30분이 넘어서 전화가 터져서 문자연락이 되었다. 총무가 어디쯤이냐고
묻길래 12선녀탕입구가 3km남은 지점이며 4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하겠다고
했다. 12선녀탕 입구가 1km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날 때 산행대장과
통화가 되었는데 늦는데 왜 전화를 안했느냐고 화를 내면서 빨리 하산한
사람들은 12시에 이미 하산했고 빨리 하산한 승객들은 지금 다들 불평불만이
대단하다고 했다.
아마
장수대 남교리 코스를 다녀온 일행이거나 엄청난 준족들이구나 하고
감탄을 하면서 아까 계곡이 전화가 안되는 지역이었다고 말하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4시가 다 되었을 때 다시 전화가 와서
어디쯤이냐길래 이제 12선녀탕 입구가 1km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고
말하니 산행대장은 아직 40분 정도는 더 내려와야 한다고 말을 했고
12선녀탕 입구에서 남교리까지 또 걸어야 되는가보다 생각하고 더 이상은
너무 늦어서 안되겠다고 판단, 먼저 출발하라고 고 했더니 산행대장은
대번에 그래도 되겠냐면서 차에 두었던 개인 짐은 식당에 맡겨 놓겠다고
했다.
그런데
통화가 끝나고 불과 몇 분이 되지 않아서 입구가 나오더니 곧이어 지난번에
장수대로 하산해 남교리로 하산하던 일행을 기다리던 적이 있던 남교리
식당들이 보였다. 아까 40분이 남았다고 한 말은 대체 무슨 말인지...
4시
10분 남교리 도착. 11시간 30분만에 18.5km를 걸었다.
몇
분 전에 떠난 까닭에 혹시나 싶어서 다시 총무에게 문자를 보내 도착했다고
하니 차를 돌린다는 말은 없고 택시비를 줄테니 택시를 타고 설악IC입구로
오라고 했다. 콜택시에 전화를 걸어보니 속초까지는 요금도 많이
나오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잘 안간다고 했다. 이미 그 산악회에
낑겨서 가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걱정말고 부산으로 가라고 하니 산행대장은
속초에 가서 부산가는 심야버스를 타면 된다고 했다.
심야버스는
타기 싫어서 택시를 타고 원통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 원통에서 동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 터미널에서 내려 서울역으로 이동, 20:30출발
KTX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도중에 총무가 전화가 와서
미안하다고 하긴 했는데 참가비를 돌려준다는 말은 없었다.
후기들엔
대게 11시간~12시간 정도 걸린다는 한계령 - 남교리 구간을 11시간 30분
만에 내려온 것이 도저히 기다리지 못할만틈 늦은 산행이었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설악의 조망과 능선들은 여전히 환상적이었으며 다음 번에는 산악회에
의지하지 않고 오가는 길이 불편하더라도 혼자서 혼자서 느긋하고 여유있게
이 코스를 다시 가보고 싶다.
< 감사합니다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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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헐... 그럼 그 산악회가 그루터기님을 버리고 오셨단 말씸입니꺼?
오랜만에 개시하신 BIG산행이었는데 이게 무슨 재난이란 말입니까. 12시 안에 주파한 사람들은 경치도 안보고 날라서 온 모양이네요.
제가 이코스를 13년도에 갔었는데 오후 2시쯤에 하산을 하긴 했습니다만, 그땐 코스를 가늠할 수가 없어 미친듯이 뛰어서 하산했던 기억이...ㅠㅠ
이 코스가 정말 만만치 않은게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반복되고
또 긴 슬럼프 후 산행이라 그루터기님한테는 은근히 힘든 산행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산행말미에 다급함과 버스떠난 후 난감함이 느껴지는 산행기였지만 간접적으로 설악을 체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추석연휴 잘보내세요~
하도 늦다고 ㅈㄹ을 해서 같이 부산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들기도 했습니다.ㅎㅎ
그 덕분에 양양-서울 새 고속도로도 타보고...원통에서 솜털 뽀송뽀송한 군인아자씨들 구경도 하고...나름 재미있었습니다.ㅋㅋ
사진속 시간을 보아하니 그루터기님께서 대승령 도착할 무렵에 그들은 도착했었던 모양입니다.
어림짐작으로도 4시간 가량의 차이인데... 그루터기님 편을 들어야하는데 이거야 원 참참참!!
10개월간의 공백기간... 무척 컸다는 생각입니다. 암튼 점봉산 운해 쥑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운해 끼인 산이 점봉산이었습니까? 가리산이라고 잘 못 알고 있었군요.
장수대에서 올라서 남교리로 하산한 사람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 지겨웠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지난번에 저희가 장수대로 하산하니 2시가 좀 넘었는데 남교리 가서 1시간 정도 기다리는데 지겨웠으니 말입니다.
돈이 좀 들어도 KTX와 시외버스 등을 이용해서 설악을 다녀오는 방법을 한번 알아보고 싶어집니다.
물론..그 얄궂은 산악회는 앞으로 두번 다시 이용안할거지만요.ㅋㅋ
대문사진은 가리산.
귀떼기청봉 오름길 너덜지대에서 바라본 산이 점봉산입니다.
유명한 곰배령을 품고 있는... ^^
잊지못할 소중한 애깃꺼리 만든겁니다. 일부러 만들려해도 않될. ㅎ
고생한 만큼 기억도 많이 나실 산행 수고 하셧습니다.
설악산군 안에는 산이 두어개 만 있고 거의 봉으로 부르죠
삼형제 봉의 뾰족한 봉이 가리봉이 맞습니다.
이코스안에 있는 안산과 근래에 설악산군에 편입된 점봉산과 망대암산등이 산이고
가리산은 100대 명산으로 홍천에 있지요....
멋진 그림 잘 보았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그 많고 많은 큰 봉과 산을 언제 다 가보나...살아 있을때 한번 가볼 수 있을래나 하는 생각을 한 번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