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이 또 다시 3-0 스트레이트로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1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4라운드 2경기에서 정관장은 안형준 박정환 이원영의 수훈으로 티브로드를 3-2로 제쳤다. 이로써 정관장은 2승 2패를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고 티브로드는 1승 3패로 처졌다.
경기 전 오더로는 매 경기가 팽팽하리라는 전망이었다. 1,2지명 박정환-허영호, 이원영-조한승이 교차 출전하는 2,3국이 초점이었다. 그리고 작년 바둑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신예 이지현과 김기원을 맞대결도 있었다. 그러나 승부는 싱겁게 일찌감치 3-0.
오후 7시에 개시된 1,2국에서 정관장은 안형준과 박정환이 나서서 ‘1승+알파’를 목표했다. 티브로드에서는 이원도와 허영호가 나섰다. 먼저 판을 끝낸 박정환은 요즘 기세가 많이 꺾인 허영호를 몰아붙여서 1시간 30분 만에 불계승을 거두었고, 다음 안형준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271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힘겹게 1승을 추가했다.
▲ 이원도와 안형준은 간단한 복기도 없이 자리를 뜰 만큼 열전이었다.
▲ 박정환은 허영호에게 완승을 거두었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이원영
다음 3국은 이원영-조한승. 조한승이 3국에서는 '바람'을 막아줄 것으로 여겼다. 서로 비슷하게 조용한 타입이지만, 한없이 부드러운 기풍이 조한승이라면 이원영은 발톱이 조금 억세다는 정도. 바둑은 몇 번의 출렁거림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이원영이 우세 속에 진행된 한판이었다.
흑을 든 이원영은 우변과 중앙에 세력을 쌓았고 백이 삭감하러 나서자 부득불 공중전이 생겼다. 그 와중에 상변 백을 뚫으며 이득을 본 이원영은 중앙 백의 두터움을 허용했으나 착실하게 실리를 벌어들여서 쉬운 흐름으로 가져갔다.
올해 2지명으로 발탁된 이원영은 이겨야 할 때 이길 줄 안다는 것이 가장 장점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정감 있는 ‘포커페이스’는 전성 시절 이창호 못지않다. 비록 결승판이 된다고 해도 떨지 않는 강심장이 가장 큰 장점. 그 유명한 ‘4수 늘어진 패’를 이겨 낸 장본인이다.
▲ ‘포커페이스’ 이원영이 조한승을 무너트렸다.
▲ ‘신예타이틀전’ 김기원-이지현. 이지현 승. ●○…1,2지명 분발 필요한 티브로드
1,2지명이 나란히 패하면서 경기를 지배할 수 없다. 같이 1승2패로 하위권에 처져 있는 양 팀이지만 정관장에게는 희망을, 티브로드에는 절망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정관장은 1,2지명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고, 거꾸로 1,2지명이 불안하면 하위권을 벗어나기가 힘들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비록 3-0으로 팀 승패가 결정 난 이후였지만 4,5국에서 티브로드가 승리를 거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특히 개인 4연승으로 다승 공동선두에 오른 이지현은 올 들어 기량이 만개하여 향후 큰 활약을 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 3라운드에서 나현에게, 이번 4국에서도 김기원에게 완승을 거두고 신예 기수 중 으뜸가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또한 5국에서는 락스타리그에서 차출된 김성진이 바둑리그에서 첫 승을 거두었다는 점도 패배 속에 건진 희망이다.
▲ ‘오늘도 락스타는 간다!’ 김성진 승. ●○…이세돌-원성진 ‘빅뱅’, 백홍석 우려 속 등판
11일은 4라운드 3경기 신안천일염(3승)-넷마블(2승1패)이 격돌한다. ‘공동 선두그룹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단독선두 체제를 갖추느냐’ 관심이 쏠리는 한판이다. 김형우-이호범, 김기용-한상훈, 원성진-이세돌, 한웅규-백홍석, 박진솔-박승현(앞이 넷마블)의 매치 업.
가장 관심은 원성진과 이세돌이 격돌하는 주장전이다. 피차 엇비슷한 매치임에 주장전의 승패에 따라 팀 성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성진의 경우는 이미 2라운드에서 박영훈과의 주장전을 벌여 승리한 바 있고, 이세돌도 1라운드에서 이창호와의 주장전에서 승리한 바 있다. 상대전적은 9승 11패로 이세돌 우세.
또 다른 관심은 백홍석이 12일 비씨카드배 결승1국을 앞두고서 이번 라운드에 등판한다는 것이다. 통상 빅게임을 앞두고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빠지는 것이 상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무리한 결정으로 보인다. 과연 백홍석이 오후 9시 대국을 치르고 어떻게 다음 날 컨디션을 조절할지 우려된다.
▲ 티브로드 검토실의 심각한 모습.
▲ 정관장 검토실의 밝은 모습.
[자료협조 | 바둑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