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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지역 균형성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가 19일 부터 오는 21일까지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지방시대위원회, 행정안전부, 산업통상부, 울산시가 함께 추진하는 이번 행사는 전국 17개 시도와 중앙부처,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가행사로, 지방이 단순한 ‘행정 구역’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의 핵심 축임을 천명하는 자리다.
‘케이-밸런스(K-BALANCE) 2025’라는 슬로건은 지역이 성장해야 국가가 지속 가능하다는 시대적 요구를 담고 있다. 개막식에는 국무총리와 장관, 지자체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의 성과를 논의한다. 학술대회와 정책회의는 정부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지역정책의 미래를 설계하는 실질적 담론의 장이다.
울산시는 이번 엑스포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수도’라는 미래 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울산은 60년 넘게 축적된 제조 현장 데이터,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유치, 소버린 AI 집적단지 조성, 수중데이터센터 연구 등 다른 도시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산업 기반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조선·자동차·석유화학·비철금속과 수소·해상풍력·이차전지 등 미래에너지 산업까지 더해지며 울산은 ‘산업수도’에서 ‘AI 산업수도’로 진화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역 균형발전의 시각에서 보면, 울산의 과제는 단순한 산업 홍보가 아니다. 이번 엑스포는 울산이 가진 강점을 국가 미래의 성장전략과 어떻게 연결하느냐를 시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AI 산업 역시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야 한다. 데이터·에너지·인재의 삼박자가 갖춰진 울산이 ‘전국이 함께 성장하는 AI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방시대의 의미가 완성된다.
또한 울산이 산업 중심 도시에서 문화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체험행사, 예술 공연, 생활 콘텐츠 프로그램 등은 지역 엑스포를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체감하는 열린 행사로 만들 것이다. 지방의 시대는 결국 시민이 체감할 때 완성된다.
이번 엑스포는 울산이 걸어온 지방자치 30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그리는 계기이기도 하다. 울산이 보여줘야 할 것은 단순한 산업의 우위가 아니라, 미래형 도시로서의 전략·정책·비전이다. 지역이 스스로 성장 전략을 세우고 국가가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지방시대의 핵심이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성장의 상징이었다. 이제는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이번 엑스포가 그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