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의 유대인 대량 학살(홀로코스트)을 견뎌낸 생존자 가운데 최고령으로 여겨지는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여성 로즈 지로네가 11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 10년 동안 지내 온 노스 벨모어에 있는 벨에어 간호 및 요양센터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침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일간 뉴욕 포스트가 다음날 전했다.
피플 닷컴은 고인이 최고령 홀로코스트 생존자란 사실을 독자적으로 입증하긴 어려웠다고 했다.
다크 초콜릿을 즐기는 것을 장수 비결로 꼽은 그녀는 나치의 포악함을 상징하는 '수정의 밤'(Kristallnacht)에 살아 남았으며, 남편은 집단수용소로 끌려갔다. 1938년 11월 9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나치 당원들이 앞장서 독일 전역의 유대인 가게를 약탈하고 시나고그(유대인 회당)에 방화한 사건이다. 유대인 가게의 진열대와 유리창 파편들이 반짝거린 것에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모든 유대인이 두드려 맞고, 쫓기고, 약탈 당하고, 모욕과 굴욕을 당했다. 나치 친위대(SS)는 유대인들을 침대에서 끌어 내려서 무자비하게 때렸으며, 그리고 나서, 유대인들이 거의 죽으려고 할 때까지 뒤쫓았다. 피가 도처에 흘러내렸다."
그 뒤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와 뿌리를 내렸다고 친척이 말했다.
유대 매체에 따르면 고인의 딸 레하 벤니카사는 “그녀는 끔찍한 상황을 최선을 다해 이용했다. 그녀는 아주 침착하고 이성적이었으며, 아주 상식적이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1912년 폴란드 동부 야노브 마을에서 태어나 어릴 적 가족과 함께 독일 북부 함부르크로 이주했다. 가족은 이 도시에서 극장용 의상 가게를 운영했다고 피플 닷컴은 전했다. 1938년에 독일 유대인 율리우스 만하임과 결혼한 뒤 브레슬라우(현재 폴란드 브로추아프)로 이사했다. 공교롭게도 독일 유대인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수정의 밤'이 시작됐다.
8개월째 임신 중이었는데 남편이 나치에 체포돼 1939년 부켄발트 집단수용소로 이송됐다. 벤니카사는 지난달 어머니의 113회 생일 잔치에서 “우리 아버지는 내가 태어났을 때 수용소에 있었다”고 폭스 5 채널에 얘기했다.
벤니카사는 “그들은 우리가 돈을 지불하고 6주 안에 떠난다는 조건으로 아버지를 떠나도록 허락했다”고 말했다. 가족은 비자를 취득할 수 있어 중국 상하이로 피신했는데 상하이는 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난민 2만명 이상을 수용했다. 그곳에서 지로네는 뜨개질을 배워 그 취미는 직업이 됐다.
전쟁이 끝나고 1947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녀는 뉴욕 퀸스에 뜨개질 가게를 두 곳 열었는데 지역 공동체의 사랑을 받았고 고인이 102세까지 운영했다.
지로네는 딸 벤니카사와 손녀 지나를 유족으로 남겼다. 손녀 지나는 지난달 롱아일랜드 헤럴드에 "그녀는 항상 장수 비결로 다크 초콜릿을 먹는 습관을 말했다"며 "그녀는 착한 자녀도 있었고, 그녀는 목적도 있었다. 그녀는 항상 내게 '항상 삶의 목적을 갖고 있어라. 일어나라, 그러면 항상 목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1968년 만하임과 이혼했으며 잭 지로네를 두 번째 남편으로 맞았다. 그가 세상을 뜨자 퀸스 비치허스트에 있는 아파트에서 혼자 지냈다. 가족은 그녀가 103세일 때 집에 들어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109세가 되자 요양센터에 입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