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울리는 모닝콜 소리에 잠에서 깼다.
어제는 정말 어떻게 잤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방콕에 잘 도착해서 호텔에 와서 잠을 잔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은 도착지에 도착한 것이 아니라는 약간의 불안감...
아침을 먹고 체크 아웃을 하고 자, 이젠 공항에 가야 하는데...택시 말곤 없나?
호텔프론트에 혹시나 하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편을 물어봤지만
역시나 대답은 "택시"였다!
악.. 택시 싫어..
아니나 다를까 호텔을 나서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호객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감추며 그 중 한 택시를 골라탔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이것저것을 물어 보며 친절한 듯! 운전을 시작했다.
"어디서 왔니. 일본?"
"노노노, we are Korean!"
"흠.. 정말 일본인 같이 생겼는데..."
"그래요?-_- "
"비행기 시간이 몇시야?"
"12시 20분"
두둥... 이게 우리의 큰 실수였다. 여기서 우리는 시간을 아주 촉박하게 불렀어야 했다.
"그래?! 그럼 이 팜플렛을 한 번 봐~ 이쁜 보석들이 많아"
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팜플랫을 내밀었다.
"안가요, 우린 방콕돈도 많지 않고 시간도 없어요. 빨리 공항으로 가주세요"
"아냐아냐, 사지 않아도 돼~ 그냥 보기만 하면 돼"
"네, 이쁘네요. 여기요"
"가서 그냥 구경만 하면 돼~ 만약 너희가 10분만 구경을 하고 오면 택시비를 깎아줄께"
에효, 알았다 알았어. 잠깐만 보고 나오지 뭐. 10분이라는데..
결국 세영이와 나는 곤란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OK 했다.
들어갔더니 처음에는 원석을 가공해서 보석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더니
보석들이 진열된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자 한국말을 할 줄아는 사람을 안내원으로 붙여주었다.
"안비싸요, 엄마꺼, 선물..."뭐 이런말들을 한국말로 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매우 비싼 것들이었고 물론 이쁘긴 했지만 전혀 살 생각은 없었다.
그런 우리에게 10분은 100분 같았다;
결국 우린 10분을 못채우고 나왔지만
아저씨는 만족 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태우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런 관광행태 정말 싫다-_-;; 우리나라도 외국인한테 이러나?
암튼 공항까지 가면서 계속 아저씨는 우리에게 말을 걸었고 그 중 대장금이 인기라면서
막 신나서 말을 했는데 정말 거리 여기저기에 대장금관련 포스터가 있었다.
은근 기분이 좋아졌다-ㅋ
그런데 이아저씨!!! 공항에 도착하니 태도가 돌변한다.
깎아준다는 택시비는 안 깎아주고
팁까지 자체적으로 책정하여 가격을 요구한다.
이런! 젠~!!! !@#$%%^&((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참고, 체념하는 맘으로 팁을 주고는 티켓팅을 하러 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 발견!
우리의 짐은 런던까지 가지 않았던 것이다!!
분명 인천공항에서 티켓팅 할 때 런던까지 짐을 붙일 거라고 말했는데 그 사람은 방콕까지만
짐을 붙인 것이다.
어쩐지 수화물 쪽지라고 준 것에 런던이 아닌 방콕이라고 쓰여져 있는것이 불안했다.
그래도 설마 설마~ 하면서 런던까지 갔을거라고 믿었는데...
짐은 방콕 공항에 내려졌고 우리는 짐을 찾아가지 않아 짐은 그렇게 방콕 공항에서 하루를 보낸것이다.
아뉘~ 한국 사람들이랑도 이렇게 커뮤티케이션이 안되어서야 원!
이래서 외국사람들이랑 어떻게 얘기 하냐고! 돌아오기나 할 수 있을런지 -_-;;
부랴부랴 짐을 찾아오고. 다시 돌아와서 티켓팅을 했다.
그리고 이젠 됐다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들어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공항세를 내라며
우리를 막았다. 공항세는 500바트. 공항세는 only 바트로만 받아서 환전을 해야했다.
환전을 해서 공항세를 내고 영수증을 받았다. 그리곤 남은 바트를 보니 이거 기념으로 가지기엔 너무 많이 남아 처리하기 위해 뭐라도 사먹자!! 하며 매점으로 가서 멘토스를 하나 샀다.
그리곤 이제 진짜로 들어간다! 하는데...
이런! 공항세 영수증이 없어졌다. -_-;; 헉쓰;;;
영수증을 찾을 시간도 없어서 난 눈물을 머금고 있던 달러도 털털 털고 그것도 모자라 세영이한테 돈을 빌려서 다시 환전을 하고 공항세를 냈다.
두번째 공항세 티켓;;
뭐 구멍이라도 뚫어주던가. 아마 이거 주은 사람은 그날 운수 대박이었을 것이다-_-;;
이제 시간이 촉!박!하!다!
마음이 다급해졌는데 출국심사 줄은 한참 길다.
내 앞에는 외국인이 서 있었는데 티켓을 살짝 보니 보딩 시간이 우리보단 좀 늦더라.
우린 보딩 시간이 이미 지났고;;; 출발시간이 다 되어갔다
그래서 고민 끝에 쪽팔림을 무릅쓰고
"저기, 미안한데. 내가 지금 보딩시간이 다되서 그런데 먼저 하면 안될까?"
"응? 몇시 비행기인데?"
"12시 20분"
"흠. 그래? 그래! Ok!"
"오오~~ 땡큐땡큐~ 땡큐 베리머취~ (너 복 받을거야!)"
이렇게 새치기까지 했다.
그리고는 마구 뛰었다!
정말 숨이 헉헉~ 찰 정도로 뛰었다.
드디어 탑승장에 도착!
다행히 출발시간보다 많이 오바되진 않았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 잔뜩 있지?
벌써 우리 비행기는 다타고 다른 비행기 타는 사람들인가?
라는 이상한 생각을 그 짧은 순간에 머릿속에 떠올렸고 나는 내 생각이 맞다고 믿고 있었다.
바보같이....
그리고 마구 뛰어가서 비행기 탑승구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는데 내 뒤로
승무원의
"Not Yet!!!!!!!!!!!!!!"이란 외침이 들렸고 그 소리에 나는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그 짧은 순간에 나는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 우리 비행기는 출발이 지연되었던 것이다. -_-;;
완전 쪽팔림이었다.
에고~ 챙피해라... 이런 줄 알았으면
뛸 필요도 없었고, 새치기할 필요도 없었고, 그렇게 쪽팔리는 짓을 할 필요도 없었는데...
어쨌든... 그렇게 비행기를 탔다.
이제부터 긴 비행의 시작이다.
공항세 500바트*2= 1000바트(20$)
택시비는...기억이 안난다-_-;; 남은 바트를 어쨌든 탈탈 털었던 것 같은데;;
아마 기억하기도 싫었나보다. 일기장에도 없는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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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가기전에 제대로 뻘짓한것을 잊을 수 없어서
이렇게 따로 써봤어요!
아... 쓰면서 다시 생각해봐도
쪽팔리네요...(창피하단 말보다 쪽팔린다는 말이 정말 제대로 내 감정을 표현해주는 말일듯...;;;)
PS. 사실 이제와서 말이지만 이와 비슷한 실수를 영국에서 또 하게 된답니다..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고-ㅋㅋ)
그건 영국편에서! ㅋㅋ
기대하세용^-^
첫댓글 박진감 넘칩니다. 내가 다 뛴듯하네요..에효~
지금 생각해도 숨이 찰 것 같아요-ㅋㅋ 어찌나 뛰었던지^^;
이 거 참 개봉박두 예고편 보는 느낌인지라^^
서론이 너무 길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ㅋ ㅋ
재밌어요! ^^ 근데... 스탑오버로 중간 다른 공항가면.. 공항세를 다 내는건가요?? ^^;;;
글쎄요- 저는 스탑오버는 아니었구요. 환승시간이 안맞아서 호텔에서 하루 잔건데 내라 그러더라구요;;
공항세는 월래 발권할때 전액다 지불하는거아닌가요?공항세를 방콕에서 다시 지불하신이유가 어떻게되나요?^^
저도 그렇게 알았는데- 인천공항에서 직원들이 방콕가면 공항세 내라고 할꺼라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아예 그 공항에서 나가는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다 내고 나가는것 같았어요- 그 표가 없으면 출국심사받으러 못들어가더라구요~
요샌 다들 공항세를 포함시키는데 방콕은 안 그러더군요. 저도 그것때문에 미리 500밧 빼서 복대에 넣고 다녔었죠.
저도 알았으면 그렇게 했을텐데^-^ 아쉽네요..ㅠㅠ
결코 쪽팔림이 아닌 생생한 정보입니다 ㅎㅎ 실수부분에서 후배(?)초보배낭여행자들이 조심하게되는 진짜정보,,,좋습니다 열심히 읽고있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죠! ^-^ 이 한몸 바쳐~ 다른분들께 도움을-ㅋㅋ
방콕에서 1박하셨으므로 짐을 방콕에서 픽업하셔야 합니다. 런던으로 바로 갔으면 아마 런던에서 짐들이 홀로 놀고 있었을거예요.. 항공택스에 공항세는 포함되는 거지만 방콕을 비롯 일부 공항은 공항밖으로 나갔다 들어오시면 공항세를 별도 지불하셔야 합니다. 항공택스에는 인-아웃 도시의 공항세는 포함되어 있지만 경유지 공항세는 별도입니다. 물론 공항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다른 비행기를 트랜짓하신다면 공항세를 별도로 지불하지 않구요. 이상.. 제가 아는 데까지 말씀드렸습니다. ^^
저도 방콕에서 비슷한경험을 해서 영... 남의일 같지 않아요~~
아!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근데 짐은 런던으로 보내면 거기서 찾을 수 있다고 그랬는데- 이싸람들이 방콕으로 보내버렸어요;; 뭐 어쨌든 짐 안잃어버린게 다행이죠^^ 꿈마니님은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와~~ 삽질 제대로 하셨네요 ㅎㅎ 삽질이 없으면 여행의 재미가 들한법이죠!! 기대됩니다.
그렇죠! 정말 제대로 삽질했어요;; 아 쪽팔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