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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면피(剝面皮)
얼굴 가죽을 벗긴다는 뜻으로, 뻔뻔한 사람에게 창피를 주어 면목없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剝 : 벗길 박(刂/8)
面 : 얼굴 면(面/0)
皮 : 가죽 피(皮/0)
출전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120回
낯 가죽을 벗기는 잔혹한 형벌 또는 낯 가죽이 두꺼운 파렴치한 사람을 욕하는 것을 말한다. 배씨어림(裵氏語林)에 실려 있는 다음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이다.
포악한 정치를 한 중국 오(吳)나라의 왕 손호(孫皓)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기는 일을 서슴지 않았으며, 신하들이 간언하면 신체를 찢는 거열형(車裂刑)에 처하기도 하고 뜻을 거역하는 궁녀의 목을 베어서 흐르는 물에 던져버리는 등 백성을 괴롭히는 정치를 일삼았다.
손호의 포악한 정치로 인해 진(秦)나라가 천하통일을 이루어냈다고 할 정도로 손호는 난폭하고 잔인하다고 널리 알려졌다.
진나라에 항복한 뒤 뤄양(洛陽)으로 끌려온 손호에게 진나라의 가충(賈充)이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긴 까닭을 묻자, 손호는 두꺼운 얼굴 가죽이 미웠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즉 남의 체면을 깎아 수치스럽게 하는 것은 낯 가죽이 두껍고 뻔뻔한 사람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낯 가죽을 벗긴다는 것은 파렴치한 사람의 면모를 밝혀 창피를 주어서 체면이나 명예를 손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얼굴 가죽이 두꺼워 뻔뻔스럽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사람을 욕하는 말이다.
⏹ 박면피(剝面皮)
이 성어는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마지막 황제 손호가 자기 기분에 들지 않는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기는 만행을 저지른 데서 비롯된 말로, 그 만행을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오(吳)나라 손호(孫皓)는 오나라 황제 손휴(孫休)가 죽으면서 태자 만을 중신들에게 부탁했으나 어린아이인 태자 만을 대신해 추대된 인물이다.
손호는 자가 원종이고 ‘대제(大帝)’ 손권의 태자 손화의 아들이다. 그해 7월에 황제에 즉위하여 ‘원흥 원년’으로 개원한다. 손만을 예장왕으로 봉하고 부친 손화를 ‘문황제’로 추증하고 모친 하 씨를 태후로 높인다. 정봉에게 좌우대사마의 벼슬을 더한다.
다음해 ‘감로 원년’으로 개원한다.
손호의 흉포함이 나날이 심해지는데 주색에 몹시 빠지고 중상시(中常侍=환관) 잠혼을 총애한다.
복양흥과 장포가 이것을 간언하자, 손호가 노하여 두 사람을 참하고 삼족을 멸한다. 이로부터 조정의 신하들이 입을 다물고 감히 다시는 간언하지 못한다.
손호가 연호를 건형(建衡)으로 바꾸고, 다시 봉황원년(鳳凰元年)으로 바꾸기까지, 제멋대로 망령되게 행동하니, 변경을 지키는 군사들이, 상하 가리지 않고 누구라도 한탄하고 원망하지 않는 이가 없다.
승상 만욱, 장군 유평, 대사농 누현, 세 사람이 손호의 무도함을 보고, 바른 말을 올려 애써 간언하지만, 모두 죽임을 당한다. 전후 십여 년 사이에, 충신을 사십 명 넘게 죽인다.
손호가 출입할 때 거느리는 철기(鐵騎; 철갑을 두른 중무장 기병)가 5만에 달한다. 신하들이 공포에 떨며, 감히 어찌할 바를 모른다.
오나라 군주 손호는 신하들과 술을 마실 때마다, 모두를 잔뜩 술에 취하게 만들고, 황문랑(黃門郎; 내시) 열 명을 ‘규탄관(糾彈官; 잘못을 규탄하는 관리라는 뜻)’으로 배치하여, 주연이 끝난 뒤에, 제각각 과실을 아뢰게 한다.
잘못을 저지른 이는 얼굴 가죽을 벗기거나, 눈알을 파내게 한다. 이 때문에 오나라 사람들이 크게 두려워한다.
오나라가 망하고 군주 손호도 낙양으로 잡혀 가서 진(晉)나라 황제를 만난다. 손호가 궁전을 올라가 바닥에 머리가 닿도록 절을 올리며 진나라 황제를 알현한다.
황제가 그에게 앉을 자리를 내어주며 말한다. “짐이 이 자리를 마련하여, 경을 기다린 지 오래요.”
손호가 대답한다. “신도 남방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 폐하를 기다렸습니다.”
황제가 크게 웃는다. 가충이 손호에게 묻는다. “듣자하니, 그대는 남방에서 매번 사람들의 눈알을 파내고 사람의 낯가죽을 벗겨냈다던데, 이것들은 무슨 죄에 내리는 형벌이오?”
손호가 대답한다. “인신(신하)이 임금을 시해하고 간녕(奸佞; 간사하고 아첨함)하고 불충한 놈들에게 이러한 형벌을 가할 뿐이오.”
가충이 아무 말도 못하고 몹시 부끄러워 한다.
면피를 벗긴다는 것은 파렴치한 자의 면모를 밝혀 수치를 맛보게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낮 가죽이 두껍다라든가 뻔뻔스럽다든가 염치를 모른다는 것을 후안무치(厚顔無恥)라고 하는데 이것은 시경 소아의 '교언'의 한편에 교언여황(巧言如簧)은 안지후의(顔之厚矣)에서 나온 고어로 이것을 좀 새롭게 구성한 것이 남사(南史) 변변전에 나오는 면피후(面皮厚) 즉 뻔뻔스러운 사람을 두고 얼굴 가죽이 두껍다고 말했다.
▶️ 剝(벗길 박)은 형성문자로 剥(박)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彔(록,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剝(박)은 박괘(剝卦)의 뜻으로 ①벗기다 ②벗겨지다 ③깎다 ④다치다 ⑤상(傷)하다 ⑥두드리다 ⑦떨어뜨리다 ⑧찢다 ⑨64괘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지위나 자격 따위를 권력이나 힘으로 빼앗음을 박탈(剝奪), 동물의 내장을 발라내고 안에 솜이나 대팻밥 등을 넣어 살아 있을 때와 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일을 박제(剝製), 껍질 또는 거죽을 벗김을 박피(剝皮), 돌이나 쇠 따위에 새긴 그림이나 글씨가 오래 묵어 긁히고 깎여서 떨어짐을 박락(剝落), 벗김이나 벗겨짐을 박리(剝離), 잔인하게 죽임을 박살(剝殺), 재화가 신변에 다가옴을 박상(剝床), 음이 양을 갉아 먹는다는 뜻으로 나쁜 것이 좋은 것을 잠식하거나 소인이 군자를 능멸함을 이르는 말을 박양(剝陽), 혹독하게 닥달함을 박추(剝推), 가죽을 발라 버림을 박거(剝去), 조세를 많이 거두거나 부역을 자주 시키어 백성을 괴롭힘을 박민(剝民), 성을 박탈함을 박성(剝姓), 껍질을 벗겨서 떼 냄을 박취(剝取), 벗겨져 떨어짐 또는 벗기어 떨어지게 함을 박탈(剝脫), 할가죽을 벗기고 살을 도려냄을 할박(割剝), 깎아 냄이나 벗겨 냄을 간박(刊剝), 깎아서 벗김을 삭박(削剝), 가혹하게 침해함을 침박(侵剝), 갉아먹듯이 남의 재물을 착취함을 권박(卷剝), 가죽을 밀어 벗긴다는 뜻으로 재물을 착취함을 이르는 말을 추박(推剝), 골수를 갉아내고 살을 짓찧는다는 뜻으로 극심한 육신의 고통을 이르는 말을 박수추기(剝髓捶肌), 살갗을 벗기고 골수조차 발라내기 위하여 친다는 뜻으로 벼슬아치의 지나친 횡렴을 이르는 말을 박부추수(剝膚槌髓), 아랫 사람에게서 뜯은 재물로 웃사람에게 아첨함을 박하미상(剝下媚上), 실제의 내용은 그대로 두고 겉만 깎아서 새롭게 보이도록 바꿈을 박환면목(剝換面目) 등에 쓰인다.
▶️ 面(낯 면/밀가루 면)은 ❶상형문자로 麵(면)과 麪(면)의 간자(簡字)이고, 靣(면)은 속자(俗字)이다. 面(면)은 사람의 얼굴과 그 윤곽을 나타낸다. 나중에 물건의 거죽이나, 얼굴을 그 쪽으로 돌리다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面자는 사람의 ‘얼굴’이나 ‘평면’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面자는 사람의 머리둘레와 눈을 특징지어서 그린 것이다. 面자의 갑골문을 보면 길쭉한 타원형 안에 하나의 눈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面자가 단순히 ‘얼굴’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얼굴에서 비롯되는 ‘표정’이나 ‘겉모습’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面(면)은 (1)겉으로 드러난 쪽의 바닥 (2)입체(立體)의 평면(平面), 또는 겉면 (3)검도(劍道)나 야구(野球)에서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얼굴에 쓰는 제구(諸具) (4)향하고 있는 어떤 쪽 (5)신문 따위의 페이지 (6)낯이나 체면(體面) (7)인쇄한 책장이나 종이장의 한 쪽, 또는 이것을 세는 단위(불완전 명사). 쪽. 페이지 (8)몇 개의 이(里)로 구성된, 군(郡)의 관할에 딸린 지방 행정 구역 단위의 하나. 종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의 하나이었으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인 군의 단순한 행정 구역으로 되었음. 등의 뜻으로 ①낯, 얼굴 ②표정(表情), 얼굴빛 ③모양, 모습 ④겉, 표면 ⑤겉치레 ⑥탈, 가면(假面) ⑦앞, 면전 ⑧방면(方面), 쪽 ⑨평면 ⑩면(행정 구역 단위) ⑪면(물건의 세는 단위) ⑫밀가루 ⑬보릿가루 ⑭국수 ⑮만나다 ⑯대면하다 ⑰등지다, 외면하다 ⑱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면의 관할 구역 안을 면내(面內), 얼굴에 있는 잔털이나 수염을 깎는 일을 면도(面刀), 대하여 보고 있는 앞을 면전(面前), 얼굴을 마주 대함을 면접(面接), 얼굴을 대하여 만나봄을 면회(面會), 면에 사는 주민을 면민(面民), 일정한 평면이나 구면의 크기를 면적(面積), 면담(面談)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눔을 얼굴을 서로 알고 있음을 면식(面識), 바로 그 사람앞에서 잘못을 책망함을 면책(面責), 얼굴을 마주하여 꾸짖거나 논박함을 면박(面駁), 물체의 상하나 전후 이외의 좌우의 면을 측면(側面), 물체의 뒤쪽에 있는 면을 이면(裏面), 어떠한 사실과 반대되거나 다른 방면을 반면(反面), 일이 되어 나가는 상태 또는 그 장면을 국면(局面), 밖으로 나타난 모양 또는 대면하기를 꺼려 얼굴을 다른 쪽으로 돌려 버림을 외면(外面), 어떤 범위의 전체를 전면(全面), 바깥 면이나 겉모양을 표면(表面),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 또는 그 일대를 방면(方面),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눈 코 입 등이 있는 머리의 앞쪽 또는 사람끼리 서로 아는 것을 안면(顔面), 일이 바로 눈앞에 닥침을 당면(當面), 얼굴 생김새가 밉살스러움을 이르는 말을 면목가증(面目可憎), 서로 얼굴을 통 모른다는 말을 면목부지(面目不知), 얼굴이 아주 새로워졌다는 말을 면목일신(面目一新), 벽을 향하고 아홉 해라는 말을 면벽구년(面壁九年), 얼굴빛이 흙빛과 같다는 말을 면여토색(面如土色),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는다는 말을 면종복배(面從腹背) 등에 쓰인다.
▶️ 皮(가죽 피)는 ❶회의문자로 又(우; 손)으로 가죽(又를 제외한 부분)을 벗기는 것을 나타내어, 벗긴 가죽을 뜻한다. 革(혁)과 자형(字形)이 비슷한데, 나중에는 皮(피)는 짐승으로부터 벗긴 채로의 가죽, 革(혁)은 털을 뽑아 만든 가죽, 韋(위)는 다시 가공(加工)한 무두질한 가죽으로 구별(區別)하고 있다. ❷상형문자로 皮자는 '가죽'이나 '껍질', '표면'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皮자는 동물의 가죽을 손으로 벗겨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皮자가 가죽을 뜻하는 革(가죽 혁)자와 다른 점은 갓 잡은 동물의 '생가죽'을 벗겨내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皮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은 대부분이 '껍질'이나 '표면', '가죽'과 같은 '겉면'을 뜻하게 된다. 상용한자에서는 부수로 쓰인 글자는 없지만 波(물결 파)자나 被(입을 피)자 처럼 부수가 아닌 글자에서는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皮(피)는 (1)물건을 담거나 싸는 가마니, 마대, 상자(箱子)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죽 ②껍질, 거죽(물체의 겉 부분) ③겉, 표면 ④갖옷(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댄 옷), 모피옷 ⑤얇은 물건 ⑥과녁 ⑦(껍질을)벗기다 ⑧떨어지다, 떼다 ⑨뻔뻔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뼈 골(骨)이다. 용례로는 척추동물의 몸의 겉은 싼 외피를 피부(皮膚), 날가죽과 무두질한 가죽의 총칭을 피혁(皮革), 가죽과 살을 피육(皮肉), 살가죽과 뼈를 피골(皮骨), 피부속이나 살가죽의 밑을 피하(皮下), 가죽으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피공(皮工), 파충류나 곤충류 등이 성장함에 따라 낡은 허물을 벗는 일을 탈피(脫皮), 털가죽으로 털이 붙어 있는 짐승의 가죽을 모피(毛皮), 식물체 각 부의 표면을 덮은 조각을 표피(表皮), 털이 붙은 범의 가죽을 호피(虎皮), 탄환이나 처란의 껍질을 탄피(彈皮), 땀이 나고 허한을 거두는 데 필요한 한약재로 쓰이는 계수나무 껍질을 계피(桂皮), 껍질 또는 거죽을 벗김을 박피(剝皮), 가죽과 비슷하게 만든 것으로 인조 피혁을 의피(擬皮), 게나 소라나 거북 따위의 몸을 싸고 있는 뼈처럼 단단한 물질로 된 껍데기를 경피(硬皮), 겉으로만 알고 속을 모르는 것 진상까지를 추구하지 아니하고 표면만을 취급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피상적(皮相的), 쇠처럼 두꺼운 낯가죽이라는 뜻으로 뻔뻔스럽고 염치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철면피(鐵面皮), 깨달은 바가 천박함을 이르는 말을 피육지견(皮肉之見), 살가죽과 뼈가 맞붙을 정도로 몹시 마름을 일컫는 말을 피골상접(皮骨相接), 옛 모습에서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구태탈피(舊態脫皮),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도 죽은 뒤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호사유피(虎死留皮), 속은 양이고 거죽은 호랑이라는 뜻으로 거죽은 훌륭하나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양질호피(羊質虎皮), 얼굴에 쇠가죽을 발랐다는 뜻으로 몹시 뻔뻔스러움을 두고 하는 말을 면장우피(面張牛皮), 호랑이에게 가죽을 내어 놓으라고 꾀다라는 뜻으로 근본적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여호모피(與虎謀皮), 살갗은 닭의 가죽처럼 야위고 머리칼은 학의 털처럼 희다는 뜻으로 늙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계피학발(鷄皮鶴髮), 수박 겉 핥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떤 일 또는 물건의 내용도 모르고 겉만 건드린다는 말을 서과피지(西瓜皮舐), 주견이 없이 남의 말을 좇아 이리저리 함을 이르는 말을 녹비왈자(鹿皮曰字), 염치가 없고 뻔뻔스러운 남자를 일컫는 말을 철면피한(鐵面皮漢), 풀뿌리와 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곡식이 없어 산나물 따위로 만든 험한 음식을 이르는 말을 초근목피(草根木皮)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