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이 어느날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하직하고
엄마는 슬픔이 극에 달하셨다 그러다 며칠후
어지러워서 옳게 거동도 못하셨다
동네병원에 입원하셔서 여러 검사도 하고 치료도 받았지만 어지러움은 잡히지 않더라
마산 삼성병원이나 창원 파티마병원으로 옮겨 가려고 일단 퇴원해서 집으로 왔는데
와이프가 그러는거다 직장에서 누가 그러는데 귀가 병이 났을지도 모르고
이곳 시골답지 않게 괴짜 의사 하나가 고가장비를 도입하여 이비인후과를 개원했는데 아주 잘 한다고..
그래? 당장 가보자해서 여러 검사를 하니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는거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머리쪽만 간단한 MRA를 찍어 오라고 해서 동네병원에서 찍고 가져갔더니
머리로 가는 혈관이 꼬여있다 수술은 필요없고 약물로 혈전을 제거하고
향후 혈전이 달라붙지 않는 약을 돌아가실 때까지 드시면 된다라고 판독했다
그후 우리 엄마는 두통없이 약 10년을 사셨다 요즘 요양원에서 자주 두통이 인다고 하신다
이젠 연세가 너무 많으시니 어쩌랴
박카스와 함께 동아제약을 먹여살린다는 약 판피린이 다행히 진통효과를 준다니 고맙다 생각하고
거의 매일 하루에 한병씩 마신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장모님을 보니 아주 오래된 만성 두통에 정신을 못차리신다
내가 고쳐드리겠다 하고 엄마가 간 이비인후과로 모시고 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하니
장모님은 불행하게도 귀는 전혀 문제가 없으신데 그야말로 원인모를 몇백가지 두통중 한가지를 앓고 계신거다
의사가 그런다 원인찾기도 어렵고 치료도 힘드시겠다고..
그래서 찾아간 곳이 신경정신과다
의사가 그런다 할머니의 두통강도는 10을 놓고 봤을 때 7~8 정도되는데 아마도 환자가 굉장히 고통스러우실거라고
일단은 몇십년간 마셔온 판피린이라는 약을 끊어야 한다
두통강도를 높혀주는데 그 약물중독이 아주 큰 기여를 하고 있단다
그리고 우울증이 심하니 항우울제 처방을 해야 한다고..
나는 그때 처음으로 장모님이 우울증을 앓고 계신걸 알았다
그후 그 병원치료를 받고 상당히 호전되었으나 만성 두통이 그렇게 만만한건 절대 아니다
약발에 내성이 생겨서 안 듣고 다시 판피린을 복용하고도 늘 두통에 시달리니 그냐말로 지옥인게다
작년에 서울 작은처남이 모시고 가서 약 한달 입원해서 집중치료를 받았다
낫는듯 했는데 다시 극심해지는 두통에다 보태서 불면증까지 생겨서 고통을 호소하니 위약으로 가짜수면제를
처방 받아서 드셨다 뭐 그런걸 플라시보 효과라고하나?
큰처남부부는 둘다 공무원이다 맞벌이하다보니 손자 둘도 다 키우고 살림도 다 사셨다
이제 일손털고 조용히 동네분들하고 어울려 놀고 관광이나 다니시면 된다
처남부부가 둘다 남달리 개성도 강하고 고집도 세서 늘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
장모님은 아들이 며느리에게 무시당하고 사는거 같아서 그게 아주 못마땅하다
그리고 이제 당신이 해주시는 음식도 살림도 손자거두는 것도 다들 호평을 안 해주니 존재가치도 없고 허무하신게다
그러니 점점 우울증도 깊어가고 두통도 심해져가니 삶이 고통스럽기만 하셨나부다
서울병원에서 처방해준 수면제가 가짜인줄은 전혀 모르시고 플라시보 효과도 없어지니
동네의원에서 수면제 처방을 받으셨나보다
정량대로 먹어도 잠이 안 오니 서울가짜약을 대여섯알씩을 먹듯이 점점 양을 늘이시다가
이번에 술과 함께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서 10알 이상을 드셨나부다
그 수면제가 문제성 많은 졸피뎀인줄 나는 전혀 몰랐다
그리고 혼수상태에 빠져서 야자 땡가묵고 온 큰손자에게 발견되고
동네병원 응급실에서 창원삼성병원 중환자실까지 가셨다
아마도 더늦게 뱔견되든 의료시설 낙후한 곳에서 시간을 지체하셨음 별세하셨을 것 같다
오늘 간병할 와이프를 아침 일찍 데리고 가서 일반병실로 옮긴 모습을 뵈었다
호흡도 돌아오고 산소호흡기 부착 때문에 발병한 급성폐렴도 완치한고로 내일중으로 퇴원해도 된다고 한다
퇴원전이나 퇴원후에 외래로 정신신경과 치료를 받으라고 하나본데 나는 참 깝깝하다
한두번 받는다고 도움이 되랴 처방약도 복용하고 얼마 지나지 않음 또 안 들을거다
고생 많이 하셨고 살만하니 영감은 떠나셨고 나이들어 병은 들었는데 존재가치는 없고 날이 갈수록 인생은 허무하고
자식들은 내맘 같지 않고 어쩐다나...
새삼 수명연장이 꼭 축복만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삶의 질이다 싶다
지금부터라도 함부로 비관질을 습관적으로 하지말고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고 취미생활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할듯..
자식도 때가 되면 진짜루 독립시켜버려야 한다 언제까지나 품안에 끼고 골머리 앓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독립만세!! 그리고 자연보호!! ㅋㅋ
첫댓글 집집마다 노부모님땜에 예삿일이 아닙니다 곧 다가올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서글퍼집니다
어제 친정엄마께서 요양원에 있는 엄마의 오빠(저의 외삼촌)를 보고와서는 자꾸 눈물을 흘리십니다
자식과 외숙모는 찾아와 보지도 않는답니다
요양원이 차라리 멀리있으면 좋겠는데 엄 마가 제일 가까운 곳에 계시니 안가볼 수도 없고 다녀오면 또 괴로워 하십니다
그 모습을 보는 저도 우울하고 힘듭니다 ㅠㅠ
장모님앞에서
철없는사위가되어보세요
엉덩이도흔들고
개다리춤도추시고
나이들수록취미생활이
중요한거같아요.
건강하시길빕니다
혹시 그 이비인후과 어딘지 알수 없을까요?
제 모친도 지금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다는데
거제에선 그때그때 약만 처방을 해주니 나을기미가 안보이네요
지금 좀 큰병원인 마산삼성병원으로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거든요..
가능하다면 부탁드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5.16 03:06
@6학년 원래 입원을 해야하는건 아니고
통원치료라 다니기 힘들어서 그런거죠?
우쨌든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길게사는게 딱히좋은일만도 아닌것이란 생각은 늘 합니다 만 누가 마모되어다는 육신을 장담하나요
요즘들어
어떻게 죽는게 잘 죽는것인지 더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생각만 많아지는 나날들 입니다.
몇칠전에 탁구장에서 자기외할머니가 89세인데 그렇게 손주들 하고도 잘놀고 그랬는데
집안도 화목했고
갑자기 곡기를 끊고 자기네 엄마가 가서 식사 하라고 사정하고 집안식구들이
노여움을 풀라고 해도
식사를 중단하고 한달만에 돌아갔다고 애기 해서
집사람과 저와 그애기를 듣고는 대단한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