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천 마리나 사업에 관할 구청의 소극적인 태도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부산시와 시행사가 제시한 마리나 설계안에 대해 부산 수영구청이 인근 구유지 개발 및 주민 민원을 내세워 반려 및 보완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는 최근 자체 도시디자인 심의에서 마리나 사업부지인 남천동 561 일대 운동시설 및 제1, 2종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에 대해 3차례에 걸쳐 반려 및 보완 결정을 내렸다.
시행사인 (주)진일월드마린은 지상 5층, 연면적 2211㎡ 규모의 건축물 신축 계획을 제출하면서 관리사무소, 편의시설, 수중풀, 교육장 등의 체육시설을 건설하고, 해상에는 36척의 요트 및 보트와 수상오토바이 110대 등을 계류할 시설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건축물 외관은 해양 레저시설 건축물의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해 옥외 덱을 설치하고, 주변 산책로와 연계해 해양경관과 어우러지도록 신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수영구 도시디자인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전체 사업부지(육상부 3165㎡, 해상부 6215㎡)와 접한 구유지(454㎡)가 향후 보행과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하며, 건축물 주용도는 해양레저시설이어야 하므로 3~5층 근린생활시설 입점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3차례 회의를 갖고 이 같은 이유로 보완을 추진하도록 결론을 냈다.
수영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신축 건물이 들어서면 사업부지와 접하고 있는 구유지는 사실상 맹지(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땅)가 되기 때문에 향후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부지 문제는 맹지의 일부와 부산시 토지의 일부를 교환해 통행이 가능하도록 시와 협의 중이며, 근린생활 입점 문제도 주민 민원을 고려해 사업성 분석을 한 후 재심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부산시 주최의 디자인 공모와 심의를 거친 설계에 대해 구청이 재심의를 하면서 도시디자인과는 관계가 없는 구유지 개발 문제로 허가를 지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인구 유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전체 교육시설 면적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남천 마리나는 당초 예정대로라면 오는 2012년 완공될 예정이며, 사업자가 시설물을 설치해 준공과 동시에 부산시에 기부채납한 후 10년 6개월 동안 관리운영권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개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