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에서 '4수 늘어진 패'로 팀승리의 초석을 다졌던 이원영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영남일보 1지명 김지석을 꺾고 승부를 확정지었다.
18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 4국(장고대국)에서 이원영 선수가 김지석 선수를 상대로 239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둬 팀전적 3-1로 하이트 진로가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최종국이 되어버린 4국은 두 대국자 모두 절정의 승부호흡을 보여주며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백은 잡은 김지석은 하변에서 대마가 몰려 고전을 면치 못했고 어렵게 타개에 성공했지만 반면은 흑우세가 역력했다.
위기속에서도 계속해서 승부수를 날리던 김지석에 의 강수에 휘청거리며 한때 미세한 국면에 접어들기도 했지만 마무리 투혼을 발휘한 이원영이 끝내 승리를 일궈냈다.
이 대국 바둑TV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마지막은 김지석선수가 불리하다고 보고 끝없이 버텼다. 조금씩 추격해 갔지만 흑이 10집 정도 두터워 국면을 뒤집지는 못했다. 하이트진로의 기세가 대단하다. 5지명 선수가 1지명 선수를 잡는 무서운팀이라면 답이 없다.'고 말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Kixx와 '명문구단' 영남일보를 연파한 하이트진로는 포스코LED와 챔피언결정전을 가질 예정이다. 2011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은 12월 20일, 21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최철한과 아이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젊은 군단’ 하이트진로는 주장 최철한(26) 9단을 제외하면 평균 연령이 20세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으로 올 시즌 8개 참가팀 중 가장 젊은 팀이다.
반면 정규리그 우승팀 포스코LED는 다승왕 강동윤 9단(12승 2패)을 비롯해 목진석․백홍석 9단, 김정현 3단 등의 정예멤버와 족집게 용병술을 선보인 감독 김성룡 9단이 환상적인 호흡을 연출하며 2011년 시즌 내내 신생팀 돌풍을 일으킨 강팀이다.
챔피언팀이 결정되는 21일에는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바둑리거와의 지도다면기와 공개해설등 팬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인터뷰/ 하이트진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한 강훈 감독
-떨리는 승부였는데 어떤 바둑이 가장 긴장되었나? '역시 오늘 열린 4국이다. 상대팀 김지석이 워낙 강자여서 5국까지 예상했는데 이원영 선수가 큰일을 했다.'
-플레이오프 오더는 어디에 중점을 두었나? '뒤가 없는 승부라 첫 날부터 강자들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그 점에 대해 생각해다. 그래서 상대팀 주장이 첫 날 나올것이라 생각했는데 장고대국에 출전해 당황스러웠다.'
-포스코팀과의 최종전 임전각오는? '역시 정규리그 우승팀답게 가장 강팀이라 생각한다. 두 번 졌기 때문에 어느팀보다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팀은 상승세고 기세충만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다.'
●○...'승리의 핵심' 이원영
-4국은 정말 재미있게 관전했다. 총평은? '초반에 행마가 안좋아 시간을 많이 썻는데 상대가 어렵게 두어와서 기회를 잡았다.'
-하루 휴식하고 바로 결정전이다. 준비는? '평소처럼 도장에 나가서 공부할 것이다.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첫 승의 안국현
-스타트가 좋았다. 어제 바둑은 어땠는지? '초반은 연구한 모양이었는데 실수를 해서 약간이라도 나빴다. 중반에 상대가 무리를 해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계속 이겨나가는 비결은? '특별한 비결은 없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린팀이라 기세를 타니 무섭게 올라가는 것 같다.'
-작년은 신안팀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경험했다. 지금 느낌은? '작년에도 저희 팀이 3위에서 3연승으로 우승해는데 그 때와 비슷하다. 느낌이 좋다.'
-2지명으로서의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정규리그때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는데 마지막 남은 대국 이겨 승리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팀이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
▲2-1로 앞선 가운데 장고대국에 출전한 이원영이 영남일보 1지명 김지석을 꺾고 팀승리를 확정지었다.
▲김지석의 중반 곡예비행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종반에 접어들며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하이트진로팀은 더욱 열띤 검토를 시작했다.
▲어두운 표정의 김지석선수. 이 대국 패배로 영남일보 이지현 선수는 5국을 두지 못했다.
▲힘이 강한 이원영 선수의 별칭은 원성진 9단과 비슷한 '원펀(원펀치의 준말)'이다.
▲3-1 승리. 하이트진로의 진격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졌다.
▲강훈 감독과 승리의 주역 3인 안국현,최철한, 이원영.
한국바둑리그] PO 하이트진로, 2-1로 앞선 채 첫 날 마감
3국 고빗길서 하이트진로 최철한, 강유택에 역전승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17 15:36
플레이오프 첫 날 하이트진로가 영남일보에 2-1로 리드했다.
17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1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전 1국에서는 영남일보가 먼저 이겼다.
1국은 하이트진로 안국현 대 영남일보 나현의 바둑. 상대전적는 3승 0패로 하이트진로 안국현이 3승을 거두고 있었다.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를 맞은 영남일보 나현은 초반 작심한 듯 우하 방면에서 육박전을 통해 득점을 올렸다. 안국현은 수읽기에 다소 실수가 있었는지 변쪽으로 쳐들어온 나현의 돌을 떵떵거리며 살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안국현은 중앙을 틀어막아 피해를 최소화 하며 중앙에 두터움을 쌓아 여전히 국세는 팽팽했다.
이후 복잡한 중앙전이 벌어졌는데, 중앙 접전에서 나현이 착각을 범하면서 순식간에 바둑이 안국현 쪽으로 기울었다. 나현이 중앙 쪽에 들여다 보는 행마를 했는데, 우하는 손 빼면 안 될 장면이었다. 안국현은 곧장 흑 무리를 잡아내면서 우하귀와 하변을 차지하게 돼 실리로만 40집 이상 득을 봤다.
승부는 사실상 여기에서 끝이었지만 나현은 조금 더 두어보다가 백이 좌상과 상변에서 튼튼하게 자세를 잡자 돌을 거두었다(180수 백불계승). 바둑TV에서 이 바둑을 해설한 윤성현 9단은 “승부는 이미 끝나 있지만 단체전이라서 나현 초단이 계속 대국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국후 복기까지 마친 안국현은 '상대전적에선 우세했지만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아 부담이 컸는데, 이겨서 무척 기쁘다'며 마지막 흑이 무너진 장면에 대해선 '상대의 수읽기 착각이었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아니더라도 흑이 약간 어려운 상황이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박정상의 노련함이 빛났다. 안성준의 공격을 헛손질로 만들며 승리를 일궈냈다. 2국까지 1-1이다.
2국에서는 영남일보 박정상이 바로 반격했다. 상대는 하이트진로 안성준. 우변에서 안성준은 백 일부를 갈라내 크게 한 건 하려 했는데 공격당하던 백이 펄쩍펄쩍 중앙으로 뛰쳐 나가고 나자 흑의 상변, 우중앙, 우하변이 모두 엷어졌다. 즉 공격 실패의 후유증이 찾아온 것.
박정상은 흑의 엷음을 추궁해 흑이 잔뜩 기대를 걸던 하변을 폭파하면서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안성준은 불리한 국면을 뒤집으려 좌상 쪽을 건드려봤지만 박정상이 노련하게 반격하면서 중앙 흑이 빈사 상태가 되고 하변 백은 안정되면서 승부가 결정되었다(140수 백불계승)
국후 인터뷰에서 박정상은 '애초 우리 팀은 우리가 불리한 오더라고 보았다. 강유택-최철한 전이 불리하다는 분석들이다. 나는 강유택 선수를 믿지만 랭킹에선 뒤진다. 3국에서 강유택 선수가 세인들의 예상을 뿌리치고 승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엔 '단조로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했으며, 신혼에 대한 소감으론 '정말 좋다. 아침마다 벅찬 감격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 3국이 끝나자 승자 최철한과 강유택의 곁으로 양 팀 감독과 선수가 다가왔다.
하지만 가장 고비로 여겨지던 3국에선 하이트진로의 최철한이 강유택에게 승리했다. 최철한은 중국 베이징에서 스포츠어코드 단체전과 페어전을 치르고 돌아온 직후라 쌓인 피곤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유창혁 해설위원이 바둑TV 중계를 통해 예상했는데 정말 초반, 최철한은 고전했다.
반상에서 그의 돌들은 현란한 몸짓을 보여주었으나 평소 모습과는 달랐다. 급기야 중앙 패공방를 통해 하변엔 강유택의 큰 집이 지어졌다. 상황은 좌상 흑 대마만 죽지 않으면 최철한은 백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강유택 역시 큰 승부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패를 내면서 흑 대마를 수습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그 때문에 보가였던 하변에서 수가 났다. 이후 강유택은 우변 접전에서 다소 포인트를 올렸지만 불리했던 형세를 조금 회복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덤 정도의 차이는 계속 벌어져 있었다.
그 이후로 큰 형세 변동은 없었다. 바둑은 길게 이어졌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검토실 반상에서 돌 쓸어담는 소리가 났다. 최철한은 246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하이트진로가 2-1을 만들며 우세한 가운데 다음날 18일 4, 5국을 맞이하게 됐다. 장고대국인 4국(13시 시작)은 김지석(영남일보)와 이원영이 대결하며 5국에선 이지현(영남일보)과 김기원(하이트진로)가 맞겨룬다. 사이버오로는 '오로대국실'에서 2011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를 수순중계한다.
▲ 선봉으로 나온 하이트진로 안국현이 영남일보 나현에게 승리한 뒤 복기에서 승부처를 짚어보이고 있다. 안국현은 나현과의 상대전적에서 4승 0패로 앞서면서 더 차이를 벌렸다.
▲ 하이트진로의 검토 풍경.
▲ 영남일보의 검토 풍경.
국내뉴스
[한국바둑리그] 4억 어디로?
'최철한'이냐? '강동윤'이냐? - 강훈인가? 김성룡인가?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19 16:57
4억은 어디로 갈 것인가?
12월 19일 '2011 한국리그 챔피언 결정전' 오더가 공개됐다. 정규리그 1위팀 포스코LED(감독 김성룡, 주장 강동윤)와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하이트진로(감독 강훈, 주장 최철한)가 4억의 주인을 놓고 다투는 큰 판이다. 준우승 상금이 2억5천이니 실제 판돈은 6억 5천이다.
'신들린 오더'로 팀을 정규리그 1위로 끌어올렸던 김성룡 포스코LED 감독, 그의 챔피언 결정전 승부수는 고른 전력을 바탕으로 한 후반 승부다. '3-0'의 승부는 없다는 가정하에 팀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백홍석과 목진석을 뒤로 돌렸다.
승률 86% 12승 2패, 정규리그 승률 1위 강동윤을 맨앞에 둔 것은, 기선을 제압하면서도 혹시나 모를 3-0을 막기 위한 조치일 것 같다. 특히 2번째 주자 주형욱이 눈에 확 들어오는데 팀의 6지명으로 정규리그에서 4전 2승 2패, 기본 판수만을 채웠던 선수이기도 했다. 아마 팀내 선발전을 통해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한 것 같다.
김성룡 감독과 강훈 감독 오더 대결, 하이트진로- POSCO
포스트시즌에선 먼저 3승을 거둔 팀이 나오면 그 다음 대국은 진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강자를 앞 부분에 적절히 쏟아 붓는 것이 일단 정석이긴한데, 백홍석과 목진석의 '킬러'급 선수들을 뒤에 넣은 것은 초반에 2-1로 밀려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할 것이다. 정말?!. 하이트진로가 2-1로 초반을 앞서지 않으면 우승이 없을 것처럼도 보인다. 오더를 찬찬히 보다보면 김성룡 감독의 가열찬 '두뇌 회전'이 귀에 들리는 것만 같다.
강훈 감독은 플레이오프전과 똑같은 오더를 내세웠다. 초반에 '쫑'낼 수 있으면 '쫑'내겠다는 각오처럼 들린다. 준플레이오프에선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영남일보를 상대로 재미를 봤다. '4수 늘어진 패'의 주인공 이원영이 영남일보 주장 김지석을 장고대국에서 잡은 것이 역시나 컸다.
▲ 포스트시즌
애당초 선수 선발 때부터 주장 최철한을 제외하면 '약간 낮은 값(랭킹)이라도 한 살이라도 어린 선수를 뽑자던 게' 강훈 감독이었다.
강훈 감독의 전략, 이게 정규리그 초반엔 잘 안 먹혀드는가 싶었는데 일단 포스트시즌(3위)에 힘들게 턱걸이를 하고 나니 점점 강력해진다. 정규리그 1위 포스코 팀에 대해 별로 꿇리지 않는 승부를 할 것 같다. 누가 이기더라도 3-2의 승부가 나올만한 그런 전력이다.
오더 뿐 아니라 감독의 성향과 팀원들의 성향이 다른 것도 이 챔피언 결정전을 관전하는 재미다. 포스코 LED팀은 이미 알려진대로 '상금배분을 선수들의 승수별로 차별화 해' 효율을 극대화한 팀이다. 내가 이겨놓은 게 별로 없으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도 기본상금이 작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하이트진로는 상금에 대해 'n분의 1'을 고수하는 팀이다. 꼭 포스코 LED팀과 대조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개인의 성과를 반영하는 한국리그의 다른 팀과 비교해서도 특색이 강하다.
▲ 오더, 상대전적
한편 하이트진로의 안국현과 이춘규는 전기 우승팀인 신안에 소속되어 있다가 올해 하이트진로로 갈아타게 됐다. 하이트 진로가 우승하면 2년 연속 팀을 달리해 우승하는 기록을 가지게 된다. 어찌됐든 주장을 제외하고 매년 팀이 바뀌기 쉬운 '바둑리거'들로선 행운의 사나이들이다.
특히 이춘규는 '행운(?)의 사나이다. 이춘규는 2010년 신안팀에서 7승 7패를 기록해 팀 우승에 기여한 것과는 달리, 올해 하이트진로에선 정규리그 6전 전패(상대의 랭킹이 대부분 높았다)를 당했다. 개인의 전패에도 불구, 팀이 훌륭한 성적을 낸 건 이춘규의 행운이지만, 이춘규 본인으로선 무척 맘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바둑TV가 제공한 영상에 이춘규의 이 성적이 편성되어있어 더 명확히 모두 알 수 있었다. - 어쨌든 한국리그는 '팀'대결이다.
올해 4월 개막한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는 총규모 29억원으로 다른 어느대회보다도 크다.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으로 나눠 한해를 마감할 때까지 진행하므로 한국리그에 소속되어 있느냐 없느냐가 한국 프로기사들에겐 매우 중요하다. 바둑리그를 뛰어야만 진정한 바둑프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바둑을 주도하고 있는 대회인 것.
▲ 하이트진로팀, 윗 줄 왼쪽부터 이원영,이춘규,김기원,안국현 앞줄 오른쪽 두번째 최철한, 세번째 안성준, 강훈 감독은 평균 20.6세 가장 어린 팀을 구성했다.
▲ 윗 줄 왼쪽부터 주형욱,백홍석,김정현,온소진, 앞줄 맨 오른쪽 강동윤, 세번째 목진석, 김성룡 감독은 팀내 선발전을 통해 출전선수를 정했으며, 성과의 기준을 보다 명확히 했다. 신임감독으로 정규리그 초반에 고전했지만 이후 '신들린 오더'로 승수를 쌓아 정규리그 1위로 팀을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토록 했다.
챔피언 결정전은 오는 20일과 21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매일 오후 1시부터 생중계로 진행한다
챔피언결정전 1-1로 첫 날 대국 마무리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20 15:11
1국 포스코의 강동윤, 2국 하이트의 안성준 승리 챔피언결정전 1-1로 첫 날 대국 마무리
20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1국에서 포스코의 강동윤선수가 안국현을 흑불계로 물리치며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서 벌어진 2국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안성준 선수가 주형욱을 꺾고 1-1 동률을 만들었다.
1국에서 초반 넓게 세력을 펼친 강동윤은 우변에 침투한 백일단에 대한 강력한 공격의지를 표명하며 압박했다. 안국현은 처절한 버티기로 역전을 노렸지만 서로의 대마가 얽힌 수상전에서 패하며 돌을 거두고 말았다. 2국은 포스코 주형욱 선수가 재치있는 수로 반면을 주도했지만 안성준의 단단한 수읽기에 밀리며 한 판을 내주었다.
제1국 돌가리기로 5국까지의 흑백이 모두 정해져 포스코 LED는 1국 강동윤, 2국은 하이트진로의 안성준이 흑으로 대국했다.
21일 대국에서는 3국 김정현(포스코LED), 4국은 이원영(하이트진로), 5국 목진석(포스코LED)선수가 흑을 잡고 출전한다.
강훈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오더에 관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플레이오프의 오더와 똑같이 제출했다.
사실 오더문제는 답이 없다. 상대팀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어떻게 짜도 마찬가지라 생각했고 우리 팀원을 믿었다.
이원영은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도 승부를 결정지은 선수다. 배짱이 있는 선수라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혹시 지더라도 역할을 충분히 했기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포스코는 후반전에 중점을 둔 오더이기 때문에 1-1스코어가 불만은 없어보이지만 최철한을 전방배치할 것이라 예상한 김성룡감독의 오더예측이 약간은 빗나간 모습이라 실제로 만만치는 않다.
무엇보다 강팀을 연파하고 올라 온 하이트진로의 기세가 무섭다. 비록 4, 5국은 전력면에서는 밀려보이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단합된 힘과 사기오른 모습을 보면 오히려 하이트 진로쪽의 우승확률이 높지 않을까하고 느껴질 정도다.
최종우승팀이 결정되는 21일에는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현장해설과 바둑리거들의 다면기행사, 행운권추첨등 팬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챔피언 결정전 3국은 최철한과 김정현의 대결로 21일 오전 11시부터 진행한다.2011한국바둑리그는 1위 4억원, 2위 2억5000만원, 3위 1억8000만원, 4위 1억4000만원, 5위 1억1000만원, 6위 1억원, 7위 9000만원, 8위 8000만으로 시상한다.
대부분의 팀들은 일정정도의 기본상금율과 팀 공헌도를 감안한 성과제를 적용해 상금을 나눈다. 기본상금이 작고 '성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포스코LED(감독 김성룡, 주장 강동윤)로 알려져 있고, 팀원당 같은 퍼센티지를 고수하는 이른바 'n분의 1'팀은 하이트진로(감독 강훈, 주장 최철한)로 알려져있다.
2011 한국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
1국 포스코LED 강동윤 167수 흑불계승 2국 하이트진로 안성준 197수 흑불계승
▲ 포스트시즌
▲ 챔피언 결정전 오더 및 상대전적
▲대국 전 돌을 가리고 있는 강동윤 선수
▲강동윤 9단은 초반 넓게 포석을 펼치며 세력작전을 구사했다.
▲하이트진로의 2지명선수인 안국현 3단
▲하이트진로의 검토장면. 2국 TV해설자인 조훈현 9단도 함께 대국을 관전했다.
▲2국은 하이트진로팀의 승리. 역습의 시작은 안성준부터!
한국바둑리그] 최철한, '대인배'론?!
한국리그 챔피언 결정전, 21일 스케치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26 17:14
6억5천만원짜리 판이었다.
12월 21일의 대결은 우승상금 4억, 준우승 상금 2억5천의 주인이 정해지는 대결이었다. 5명이 겨뤄 3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20일에는 1:1로 무승부가 났다.
2011년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둘째 날의 대결, 1:1의 팽팽한 상황에서 마주한 제3국에서 하이트진로의 주장 최철한 9단은 포스코LED의 김정현 3단에게 지고 만다.
이로써 포스코 LED의 우승이 유력해진다. 한국기원 지하1층에 마련된 바둑TV 라운지 검토실에서 포스코 LED팀의 환호성이 들린다. 바로 옆자리에 마련된 하이트진로가 침묵에 잠긴 것과 대조를 이뤘다.
21일의 뉴스에 소개되지 않은 '현장'을 취재수첩으로 옮긴다. 먼저 2-1로 뒤지게 된 시점에서 하이트진로 강훈 감독에게 심정을 물었다. 강훈 감독은 패배를 받아들였다.
○●.. 강훈 감독, ' 우리가 모든 판을 다 이기길 바란다면 그것은 너무 이기적'
- 최철한이 져서 어떡합니까? '(강훈 감독)최국수가 모든 판을 다 이길 수는 없잖나. 우리 팀 이원영이 김지석을 이긴 것처럼, 다른 팀에서도 우리를 그렇게 이길 수 있는 거지. 아쉽긴 하지만, 만약 모든 판을 다 이기길 바란다면 그건 너무 이기적인 것이지'
3국이 끝나고 아니 4국은 이원영(하이트진로)과 백홍석(포스코 LED)의 대결.
현장의 기자들은 최철한이 예상대로 이겨주면, 백홍석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험과 한국랭킹, 객관적인 전력이 이원영에 비해 훨씬 앞서고 있지만 단판 승부에선 백홍석의 떨리는 '심장'이 어떤 방향으로 승부를 몰고 갈지 모른다는 예측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최철한이 진다면, 백홍석의 승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하이트진로팀의 검토, 맞은 편 유리를 사이에 두고 찍었다. 왼쪽 첫 번째에 강훈 감독, 최규병 9단, 김지석 9단(영남일보), 박영훈 9단이 같이 왔다. 앉아 있는 최철한 9단이 보인다.
그런 최철한이 주요고비에서 패배하자 다들 포스코LED의 우승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그렇게 됐다. 어느 바둑전문기자가 최철한의 21일 패배를 이렇게 묘사했다.
'정규리그 11승 3패에 빛나는 최철한이기에 아쉽다. 100개 경기에서 99번 골을 넣었어도 마지막 100경기째의 최종 결승에서 1골을 넣지 못한다면 과거의 전적이 화려해도 그 책임을 스트라이커에게 돌리는 경우가 있다. 오늘 최철한의 패배는 바로 팀의 패배로 직결될 것 같다.'
하이트진로의 이원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선 네 수 늘어진 패를 작렬시켜 팀의 3-2승리를 이끌었고, 플레이오프에선 영남일보의 주장 김지석을 팀의 3-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그러나 팀이 1-2로 뒤져 있는 상황이어서인지 '최후의 실수'는 이원영이 했다.
포스코 LED팀의 우승이 확정됐다. 우승상금 4억원은 포스코 LED팀의 것이 됐다. 그런데 아까 최철한을 김정현이 이겼을 때처럼 크게 환호를 하진 않는다. 준우승 팀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좋아한다.
우승을 확정지은 백홍석은 자신이 승리한 게 아니라, '김정현이 이겨준 것'으로 김정현 3단에 대한 감사인사로 소감을 대신했다. 우승팀 시상이 끝난 후 백홍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우승확정 백홍석, '내가 이긴 게 아니라 김정현이 이긴 겁니다 '
- 마지막 판을 마무리 지은 느낌이 어때요? 부담도 상당했을텐데. '기쁘죠, 그렇지만 이건 (백홍석)내가 이긴 게 아니라 정현이가 이긴 겁니다. 김정현이 최철한을 잡지 못했으면 정말 부담이 됐을 거에요. 원영이랑 둘 때 초중반 착각도 있고 실수도 있어서 판이 정말 안좋았고 다진 바둑이었는데, 그래도 편하게 바둑을 둘 수 있었어요. 그건 역시 정현이의 승리 때문이죠. 그 반대였다면 제가 부담이 많았을 거에요. 다 진 바둑을 운좋게 이긴 거라 원영이에겐 좀 미안해요. 하하'
하이트진로의 주장 최철한을 잡아낸 '김정현'은 포스트시즌 MVP가 됐다. 거꾸로 하이트진로가 우승했다면 아마 이원영이 포스트 시즌 MVP가 됐을 것이다.
▲ 지금은 환히 웃을 수 있다. 환히 웃는 백홍석 9단, 앞에는 마지막 대국의 상대였던 이원영. 백홍석은 '마지막 판은 내가 아니라 김정현이 이긴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 최철한 대인배론?!
한편 하이트진로의 'n분의 1' 상금 배분은 리그에 참가한 다른 모든 팀과 비교해서도 특이한 것이었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에 들어서자 괴력을 발휘한 하이트진로 팀의 단결된 기세는 결승전서 대기하던 포스코 LED의 김성룡 감독도 움찔할 정도.
김성룡 감독은 '우리팀을 다른 모든 팀보다도 성과위주의 방식으로 운용했는데, 하이트진로가 저렇게 무섭게 올라오는 걸 보고 'n분의 1'도 무척 괜찮은 방식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시상식에서 말했다. (일종의 엄살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작 김성룡 감독은 하이트진로가 '평균 20세의 어린 팀'이라는 사실에 훨씬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n분의 1'은 사실 한국리그에 참가한 다른 팀에서도 그리 선호하는 형태는 아니다. n분의 1이 가능했던 것에 대해 최철한 9단의 개성을 말하는사람이 많았다. 제4국의 인터넷 해설을 맡았던 송태곤 9단은 '보통 리그를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과 감독이 모여 상금배분에 대해 상의를 하죠. 대부분 기본 상금 일정부분을 인원수로 나누고, 남은 상금은 개인의 성과위주로 배분하곤 합니다. 하이트진로팀이 'n분의 1'을 택한 건 주장인 최철한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죠. 성적을 제일 좋게 낼 사람이니까. 아마도 중국리그를 함께 뛰니까 팀에 미안한 마음도 약간 있었을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원래 최철한 9단은 그렇게 행동하는 걸 워낙 좋아해요. '라고 말했다.
앞서의 어느 바둑 기자는 최철한이 '대인배'라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기사들 대부분은 상금에 굉장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올해 결과를 놓고보면 하이트진로에서 11승 3패의 기여를 한 최철한과 그렇지 못한 선수의 차이가 있다. 외부팀의 다른 프로들은 이런 경우 당연히 보상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 최철한이 이런 점에선 동료 기사들과 정말 많이 다른 것이다.'
▲ 아프니까 청춘이고, 이겼으니까 MVP 받는 거다. 최철한을 이겨 포스트시즌 MVP가 된 김정현이 우승기념반에 사인하고 있다.
○●.. 프로 위의 프로, '리거'냐 '리거'가 아니냐
프로라고 다 같은 프로냐, '리거'가 되어야 프로지. 현재도 한국바둑계엔 한국바둑리그를 뛰는 '리거'와 그렇지 못한 프로들로 나눠진다는 이야기가 한편으론 과장되어서, 한편으론 진지하게 가끔씩 나오는 편이다.
'바둑리거' 바깥의 '리그 관련자'도 많아졌다. 한국리그 팀 관계자 및 및 대국 생방송과 관련해 감독, 주무, 해설자들이 자연스럽게 리그 관련자가 된다.
'리거'와 '리그 관계자'들에겐 고정적인 일이 생기는 것이니까, 일단 리그에 속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회활동이 활발해진다. 프로들 사이에선 '리그에 참여해 어설픈 성적을 내는 것보다 한국리그 고정 해설을 맡는 게 득'이라는 말도 돈다.
현재는 농담이나 과장에 불과할 지 모르지만 바둑리그에 속해 있는 가 아닌가는 프로들의 경제적 생활에도 지금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바둑리그는 계속해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현재의 '바둑리그'란 한국의 프로들에게 무엇일까? 송태곤 9단에게 물었다.
송 9단은 일단 승부를 하려는 프로, 공부하려는 프로에게 바둑리그는 최상의 혜택이라고 말했다.
'승부를 포기하지 않은 프로, 특히 바둑 공부에 매진하려는 프로들은 바둑리그가 정말 좋다. 다들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항시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실전이 있어야 한다. 여러기전들이 진행되다가 한 달이상 대국이 없을 때가 생기는데 이럴 때면 공부를 하는 게 허무해지기 시작한다. 칼만 갈고 칼을 쓰지 못하는 거다. 바둑리거는 그런 걱정이 없다. 8개월간 매주 진행되고 자연스럽게 검토에 참여한다. 공부를 하려는 프로들에겐 엄청난 기회다. 다만 10위 이내의 최상위 랭킹 선수들에게는 매력도가 약간 낮다. '
개인전과 비교해 단체전인 한국리그는 부담이 큰 것일까? 송 9단에 의하면 그렇다고 한다.
'개인전에서 바둑을 지면 '에이'하면서 스스로를 욕하고 만다. 그런데 바둑리그는 그런 분함과 함께 다른 선수들에 대한 미안함이 함께 한다. 지금 최철한 9단이 바둑을 졌는데 중요한 분위기, 이렇게 승부의 고비판에서 패점을 안으면 진짜 감당이 안된다. 또 감독은 오더를 짜면서 선수들을 배치시키니까 그런 것도 항상 긴장이 된다. 언제 출전이 있을 지 모르니까. 물론 공부하는 기사들에겐 이런 긴장은 오히려 큰 장점이 된다. 김성룡 감독은 철저하게 팀내 선발전 방식으로 선수들을 기용했지 않나. 보통 다른 기전들의 성적도 함께 보는 경우가 많은데 포스코팀은 팀내 선발전을 훨씬 우선시 했다고 들었다. 주위에선 너무 '빡'센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저렇게 정규리그를 1위했으니까.'
▲ 포스코 LED팀의 검토, 왼쪽 가운데에 김성룡 감독, 왼쪽 첫 번째 우승의 결정타를 먹인 김정현 3단
'리거냐 아니냐'로 인해 경제적인 차이가 생긴다고 하는데에 대해선 송 9단은 아직까진 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좀 과장해서 그런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른 기전도 많고, 세계대회도 많다. 리그에 못끼여있다고 해도 그런데서 성적을 내면 되니까, 상위 랭커들에겐 리그같은 단체전이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프로들에게 리그는 가장 큰 대회다. 일년간 쭉 진행하는데다, 상금도 크니까 리거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경제적으로 분명 차이가 나긴 한다.'
'바둑리그'는 내년도인 2012년에 더 커질 전망이다. 우선 대회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KB국민은행의 의지가 확고하다.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은 21일 시상식장에서 '내년에 바둑리그는 최소 10개팀의 활약이 것이다, 거기에 여성기사 1인이 포함된 팀별 2부리그도 진행한다. 2부리그 성적우수자는 정규리그에 대체투입 하는 방식도 도입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냥 모두 수고했다는 인사치레가 아니라 꽤나 구체적인 리그 운영방침을 말한 것이라 90% 이상은 그대로 실시될 것 같다. 최소 10팀이라면 대회규모도 커지고 상금도 커질 것이고 경기 수도 많아질 것이다. 이는 한국리그에 속하느냐 속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프로기사들의 생활이 중요하게 달라진 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바둑 승부를 계속하려는 프로들에겐 매우 중요하다.
'리거'인 프로와 그렇지 못한 프로와의 차이는 계속해서 커질 것 같다. 또 같은 '리거'안에서의 차이또한 지금보더 더 커질 것 같다. 김성룡 감독의 포스코 LED팀 우승이 그런 현상을 대표하는 것 아닐까.
▲ 우승팀 포스코LED, 뒷 줄 왼쪽부터 강동윤, 김성룡 감독, 백홍석, 온소진, 김정현, 주형욱
▲ 준우승팀 하이트진로, 뒷 줄 왼쪽부터 김기원, 안국현, 강훈 감독, 최철한, 온소진, 이춘규, 이원영
한국바둑리그] 강동윤, 인터뷰 멘트 생각하다 진 적도 있죠
상복 터진 강동윤 크게 한턱 내다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27 15:31
“한참 대국 중에 우세하면 뭐라고 인터뷰할까 고민하다 바둑을 진 적도 있어요” - 하하하, 요즘도 그런가요? “뭐, 때때로 그럽니다. 하하”
강동윤이 인터뷰를 할 때면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거침없고 순수하며 간명하면서도 산뜻한 유머가 녹아 있어 그의 재치는 박수 치며 웃게 하고 좌중의 격심을 허문다. 그런 걸 보면 감각 있고 발랄한, 외향적인 청년인 것 같은데 의외로 수줍음도 탄다.
강동윤은 얼마 전 2011 한국바둑리그 시상식에서 1지명랭킹상, 다승상, 정규리그MVP 등 개인 부문 상을 3개나 받았다. 소속 팀 포스코LED는 챔피언에 등극했다. 풍성한 한 해라고 할 만하다.
김성룡 감독과 강동윤은 이를 기념할 겸 바둑계 관계자 및 기자들과 점심을 같이 하는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27일 서울 중구 필동 한식당 ‘예조’에서 약 30명이 모였다. 강동윤은 아버지 강상훈 씨(56) 그리고 어머니 이욱 씨(52)와 함께 나왔다.
‘어머님’이 한 말씀 하시라고 주변에서 성화인데, 어머님은 수줍음이 많아 끝까지 말씀을 못하고 바통을 ‘아버님’에게 넘긴다.
아버님께서 담박하게 한 말씀하신다.
“한국리그 우승을 기념한 거창한 식사라기보다는 반가운 얼굴들 뵙고 송년회 한다는 기분으로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팀원들이 참석하진 않았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님 말씀대로 소탈하게 지난 일들 돌아보는 이야기들로 꽃이 피고, 소주ㆍ맥주ㆍ사이다ㆍ콜라로 잔마다 차고 비었다.
평소 톡톡 튀는 강동윤은 오늘따라 점잖아 보인다.
- 새해 특별한 계획을 세운 것 있나요, 세계대회라든지? “(미소를 띄우며) 누군가 차지할 사람들이 차지하겠죠…”
▲ “송년회라고 생각하시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동윤의 부친 강상훈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