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만여t의 경유를 유출해 시베리아 암바르나야강을 기름 범벅으로 만든 러시아 업체가 이번에는 폐수를 툰드라(북극권 동토지대)에 고의로 흘려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 최고 니켈·팔라듐 생산 업체인 '노릴스크 니켈'은 지난달 경유 유출뿐만 아니라 2016년 9월에도 화학물질 유출 사고로 인근 달디칸 강을 붉게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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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만여t의 경유를 유출해 시베리아 암바르나야강을 기름 범벅으로 만든 러시아 업체가 이번에는 폐수를 툰드라(북극권 동토지대)에 고의로 흘려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앞선 사고 수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부정행위가 폭로된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와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노릴스크 니켈’은 최근 자신들의 자회사가 시베리아 노릴스크 툰트라 지역에 폐수를 유출했다고 인정했다. 지난달 29일 노릴스크의 자사 소유 열병합발전소에서 2만1000t의 경유를 유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사고로 경유 6000t은 주변 땅에 스며들었고, 1만5000t은 인근 암바르나야강으로 흘러들었다.
노바야 가제타가 지난 28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낡은 파이프 두 곳에서 폐수로 추정되는 액체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인근 저수지에 가둬둔 액체를 펌프를 이용해 퍼낸 것인데 흰 거품을 잔뜩 머금고 있다. 쏟아져 나온 폐수는 푸른 초목이 자라는 툰드라 토양 아래로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현재는 유출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폐수는 이미 인근 호수와 강으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노바야 가제타는 6000㎥가량 유출된 이 액체를 니켈·코발트·구리 등 중금속과 황산이 함유된 ‘폐수’라고 지목했지만, 업체 측은 인근 광물 농축공장의 저수지에서 퍼올린 ‘무독성 정제수’라며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업체 측은 성명서를 내고 “운영 규칙을 위반한 직원들을 정직처분했다”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회사 차원에서 자체 조사에 착수했고, 정부 조사에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폭우로 인해 저수지가 가득 찬 상태에서 업체 측이 방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해당 업체의 유출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 니켈·팔라듐 생산 업체인 ‘노릴스크 니켈’은 지난달 경유 유출뿐만 아니라 2016년 9월에도 화학물질 유출 사고로 인근 달디칸 강을 붉게 물들였다. 당시 업체 측은 사고 초반 책임을 부인하다 결국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