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인 아웃사이드 12
최 병 창
움직이는 하늘을 바라본다는 일은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에만 유효하다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여기저기 바람에 휘둘리며
지독한 하늘을 가리는 일
사람들은 그래서 등을 돌린다
구겨진 낭만이 팩트 하나를 못 이기고
화물차의 뒤꽁무니에
매달린 것처럼
그대로 회오리바람 속인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움직이는 하늘을 후려쳐본다
무슨 생각이 있어 서가 아니라
염려의 소용돌이는 막아내야 했으니
여우의 꼬리만큼 간사하게 짧아진
하루의 목록엔
못내 아쉬운 기찻길만큼이나 길어진
제 길을 부지런히 가야 했다
비명을 걸러낸 오랜 상처들
하늘을 향한 두 손이 비를 맞으며
눈을 맞으며 대답 없는
유효기간 마지막을 붙들고 있다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수직으로 꽂히는
껍질 두꺼운 문고리가
불안한 하늘을 비껴갈 때까지.
< 2014. 12.>
돌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