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씨가 보고 싶은 동생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아침부터 미용 씨는 머리를 만지고 립스틱도 바르고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다.
7월 미숙 씨 생일에 만나고 오랜만에 보는 동생이다. 오늘은 아들 영석 씨도 이모를 만나러 함께 동행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직원이 미용 씨에게 동생을 만나면 어떤 대화를 나눌지 묻는다.
미용 씨는 잘 모르겠다는 듯 웃음으로 대답한다.
“미용 씨! 지난번 동생 만났을 때 다리가 많이 아팠으니 다리는 좀 어떤지,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물어 보는 건 어때요.”
“나 감기 걸려서 아팠는데…”
“미용 씨도 감기로 고생 많이 했으니까 동생은 괜찮은지 한번 물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알겠어요.”
미용 씨와 영석 씨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자리를 잡고, 각자 준비해 온 선물을 가지런히 빈 의자 위에 내려놓는다. 밖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창가에 자리한 미용 씨는 주차장에 차가 들어올 때마다 유심히 내리는 사람들을 살핀다.
얼마 후 미용 씨가 “왔다!”를 크게 외쳤고, 직원과 미용 씨는 재빠르게 주차장으로 미숙 씨를 마중 나간다.
미용 씨의 모습을 발견한 미숙 씨는 반가움에 불편한 몸이지만 마음이 급하다.
“언니야! 너 왔어? 하하하.”
미숙 씨와 미용 씨는 목을 조르듯 부둥켜안고 몸으로 인사를 나눈다. 그 모습이 정겹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영석 씨도 이모와 인사를 나누고, 미용 씨와 영석 씨는 미숙 씨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각자 준비한 선물을 전해준다.
마침 미숙 씨도 미용 씨에게 줄 선물을 준비해 와서 전한다.
미용 씨는 미숙 씨에게 준비한 목도리와 직접 만든 팔찌를 착용해 주고, 영석 씨는 이모에게 장갑과 모자를 씌워 주고 요거트를 보여준다.
미용 씨와 영석 씨가 선물을 준비하기 전 서로 의견을 나눈 것이 아니었는데, 각자 준비한 선물이 모두 구색을 갖췄다.
주문한 고기가 나오고, 고기가 익어가자 미숙 씨는 언니 접시 위에 고기를 올려주고,
미용 씨는 “나 배불러. 네가 먹어.”라며 서로를 챙긴다.
세 분 모두 식사가 마무리될 즈음 동행하신 복지사님께서 매번 언니가 식사를 대접했으니 이번에는 미숙 씨가 대접하겠다고 하며 더 드셔도 된다고 말씀하신다.
배가 불러 고기는 더 이상 못 먹겠다며 미용 씨가 “그럼 커피는 내가 살게.”라고 하여 복지사님이 추천하는 인근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러고 보니 식사하는 동안에는 모두 식사에 집중하느라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듯하다.
각자 선호하는 음료를 주문하고, 미숙 씨가 빵이 먹고 싶다고 하여 음료와 빵을 함께 주문한다.
식사 자리보다 조금 여유가 생겼다.
미숙 씨는 미용 씨 옆에 앉아 장난스럽게 목을 조르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하고, 때론 토라지기도 한다.
장난기 많은 여느 자매의 모습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복지사님께서 말씀하신다.
“동료 직원들에게 미숙 씨가 언니를 만나며 지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동안 미숙 씨를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언니를 만나고 나서 미숙 씨가 많이 단단해진 거예요. 요즘은 입주인들과 다툼이 있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우리 언니한테 이른다’라는 말을 해요. 그만큼 미숙 씨 뒤에 언니가 큰 힘이 되어주는 것 같아서 미용 씨에게 감사해요.”
“아! 미숙 씨가 그런 표현을 했어요?”
“네. 언니가 있어 내면에 힘이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미숙 씨를 만났을 때보다 많이 단단해지셨어요. 언니 덕분이에요.”
생각지 못한 말씀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미숙 씨! 언니 많이 보고 싶었어요?”
“응.”
“언니가 미숙 씨 보고 싶다고 하면 전화도 하고 맛있는 거 사 가지고 올게요. 아프지 말고 걷는 운동 열심히 하셔야 해요.”
동생과 짧은 데이트를 마치고, 미용 씨는 걷는 것이 불편한 미숙 씨의 손을 잡아주며 주차장까지 동행한다.
그리고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2025년 12월 15일 박미라
언니와 동생이 부둥켜안고 인사 나누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았을까요? 언니는 동생에게 선물하고, 동생은 언니에게
선물하고, 조카는 이모에게 선물하고 참 정겹습니다.
식사하면서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이번 식사는 동생 미숙 씨가 결제했네요.
미숙 씨가 언니를 만나고 많이 단단해진 거 같다고, 미숙 씨가 다른 입주자에게 "우리 언니한테 이른다"고 말했다니 고맙기도 하고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할 수만 있다면 언니와 동생이 더 자주 만나 정을 나누며 살게 도우면 좋겠습니다. 이런 게 살아가는 재미이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