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6세가 된 스티븐 크레이그 캠벨은 1982년 갈등을 빚던 아내를 살해하려고 폭탄을 심어놓아 크게 다치게 했다. 그는 곧바로 검거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난 뒤 달아나 종적을 감췄다. 지금까지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수배돼 당국의 추적을 받는 범죄자 중 한 사람이었다.
캠벨이 달아난 지 42년 남짓 만에 마침내 체포됐다고 피플 닷컴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뉴멕시코주 지방검찰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는 지난 19일 이 주의 위드란 곳에서 검거됐다. 조사 결과 캠벨은 1975년 스물두 살에 아칸소주에서 세상을 등진 월터 리 코프먼의 신원을 도용해 당국의 추적을 피하는 한편, 정부의 복지 혜택을 대신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캠벨은 아칸소 대학 공과대학에 다녔을 때 만난 코프먼의 신원을 도용해 당국의 추적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캠벨은 43년 전 와이오밍주에서 아내의 남자친구 집 계단에 폭발장치를 심어놓아 1등급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아내는 폭탄이 들어 있는 공구함을 열어봐 결국 폭발 때문에 손가락 하나를 잃었으며 다른 부위도 부상당했다. 폭발로 말미암아 남자친구 집과 이웃 집에도 불이 붙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듬해 그는 보석으로 풀려났고, 그가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 1등급 살인미수 혐의로 영장이 발부됐다. ABC 뉴스에 따르면 그는 이 사건과 관련해 연방 총기 관련 위반으로도 기소됐다.
미국 검찰청은 캠벨이 1984년 자신의 사진을 붙여 코프먼의 이름으로 여권을 발급받아 여러 차례 갱신했다고 밝혔다. 캠벨은 또 1995년 코프먼의 이름으로 사회보장 카드도 새로 발급받아 오클라호마주 운전면허를 역시 코프먼 이름으로 발급 받았다.
캠벨은 2003년 무렵 위드로 이사했는데 코프먼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5년과 2015년 코프먼의 이름으로 여권을 갱신하면서 두 차례 모두 새로 촬영한 사진을 제공하며 뉴멕시코 주소를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2019년 9월 뉴멕시코주 운전면허를 갱신할 수 있었을 때, 국립여권센터 사기예방단 요원들은 코프먼이 오래 전 사망했으며 신원을 도용한 사기가 벌어졌음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덩달아 캠벨이 코프먼의 이름으로 약 14만 달러에 이르는 사회보장 카드의 은퇴보험 수당을 타먹은 사실도 파악했다.
당국이 캠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44에이커(약 5만 3000여평) 규모 부동산 수색에 나섰는데 그는 "위장복을 입은 채 귀마개를 쓰고 .302 칼리버 FAL 라이플로 무장한 채 수사관들을 맞았다"고 ABC 뉴스는 뉴멕시코주 연방법원에 제출된 구금 메모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가 구금된 뒤 지문 대조 결과 진짜 신원이 확인됐고, 부지 수색 결과 총기 57정과 다량의 탄약이 발견됐다.
그는 1982년에 기소된 혐의들에 덧붙여 여권 불법 사용 혐의로도 기소됐으며, 구금된 채로 재판을 기다리게 됐다. 수사관들은 추가로 기소할 내용이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고 보도자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