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한 건물과 도로, 콘크리트로 채워진 도시의 땅.
지구의 피부, 흙이라고는 전혀 만져볼 수 없을 것 같은 도시에도 숨구멍은 있다. 상쾌한 바람과 시원하게 흐르는 강. 탁 트인 늪지대에서 여유로이 춤추는 갈대 군락. 도시의 폐처럼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숨을 쉬고 있는, 쉬어가는 곳, 생태공원이다.
부산광역시 북구 제2낙동강대교에서 금곡동 대동화명대교까지 이어지는 91만평의 둔치. 이곳은 화명신도시와 인접하고 있는 숨 쉬고 있는 땅, 화명생태공원이다.
도시와 가까워 부산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야구장, 축구장, 테니스장 등 11종의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고, 습지와 데크, 요트 계류장까지 있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명생태공원(제공:부산광역시청)
체험 프로그램1 ‘생태교란종 제거 체험’
2009년, 낙동강살리기 사업으로 비닐하우스를 모두 철거하고 습지 산책로로 조성된 화명생태공원 습지. 이곳에서는 6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주말 ‘생태교란종 제거 체험’을 진행한다.
현재 화명생태공원에 살고 있는 외래식물은 무려 12종.
크기도 크고 무섭게 번져 나가는 ‘가시박’이나 ‘단풍잎돼지풀’을 제거하기 위해 오전 10시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긴바지와 긴팔, 팔토시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온 사람들은 외래식물의 그림자만 보여도 가만히 안 둘 기세로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해설사와 함께 하는 생태교란종 제거 체험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
환경부가 지정한 14개의 생태교란종 중 12종이 발견된 낙동강 하구.
생물 다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생태공원에 외래식물이 기대 산다는 것이 이토록 큰일일까 싶었지만 해설사의 설명에 운동화 끈을 질끈 여미게 됐다. 대한민국 습지의 상징 물억새와 갈대는 물론 수천 년을 이곳에 살아온 원주민 식물을 애기수영, 양미역취와 같은 외래식물이 무섭게 내쫓고 있다고 한다. 타지에서 날아온 녀석들이 적당히 자리하면 모르겠으나 번식 속도가 남달라 5년 만에 토종생태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하니, 같은 한국서식자로서 한민족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마구 솟구쳤다.
해설사의 설명이 끝난 후, 외래식물들의 사진을 확인하고 5개 조로 나눠 제거 활동에 나섰다. 자세한 설명을 먼저 들은 덕에 헷갈림 없이 외래식물을 잡아낼 수 있었다. 아니, 생각보다 너무 쉽게 찾을 수 있어 그 심각성이 확 와닿기도 했다. 거침없이 외래종의 뿌리를 뽑으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녀석들아 이곳은 주인이 따로 있단 말이다’.
아이들도 즐겁게 참여하는 생태교란종 제거 체험
제로웨이스트 점심 시간
벌써 2시간이 지났다는 얘기와 함께 반가운 외침이 들려왔다. 점심 식사 준비가 끝났다는 것! 파란 하늘을 향해 허리를 한번 쭈욱 펴고 한결 뿌듯해진 마음으로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외래종 제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준비물이 있다. 개인 용기와 돗자리이다.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점심 식사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된다. 때문에 각자 가져온 용기에 준비된 음식을 덜어 원하는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식사를 즐기면 된다.
제로웨이스트 점심 식사
잔디밭 미니 콘서트
야외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면 나른한 단잠이 쏟아진다.
이대로 돗자리에 누워 바람에 몸을 맡기고 사르륵 잠이 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 마음을 알아챈 듯 준비된 다음 프로그램은 잔디밭 미니 콘서트였다. 어쿠스틱 밴드의 달콤한 음악을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이제야 숨이 제대로 쉬어지는 것 같았다.
잔디밭 미니 콘서트
체험프로그램2 ‘보트타고 떠나는 습지 탐험’
한껏 여유를 즐기고 강이 반짝이는 오후에는 낙동강 위를 산책해 보았다. 화명수상레포츠타운에서 진행하는 ‘보트타고 떠나는 습지탐험’은 해설사와 함께 카누를 타고 낙동강의 습지를 둘러보는 낭만적인 프로그램이다.
보트타고 떠나는 습지 탐험
힘차게 달려온 낙동강이 남해와 만나는 지점 화명생태공원. 특히 하구에 발달된 모래사주 갯벌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고, 이를 먹이로 삼는 철새들이 매년 찾아와 쉬었다 간다고 한다.
여름에는 개개비, 겨울에는 고니가 머물다 가는 별장.
멸종위기종 가시연꽃이 남몰래 피었다 곱게 저무는 비밀 장소.
습지의 뒷면을 낙동강 위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신비로운 감동이 물밀듯 밀려왔다.
다양한 식물,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화명생태공원 습지
다양한 체험으로 다시 보는 ‘습지’
화명생태공원에서는 이 밖에도 생태관광지를 방문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친환경 선물을 주는 ‘스탬프투어’, 낙동강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로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낙동강 아트리버코밍’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처럼 공원을 걷는 것도 좋지만, 어쩐지 크게 숨을 쉬고 싶은 날에는 낙동강 이야기가 더해진 프로그램에 참여해 유익한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화명생태공원 ‘스탬프 투어’
[주변관광지]
* 금빛노을브릿지
구포시장에서 화명생태공원까지 이어주는 보행교로 좌우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독특하다. 사방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는 브릿지 쉼터에 도착하면 화명생태공원의 전경과 금빛으로 흐르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야간 조명이 켜지는 밤에는 빛나는 산책길로 변신한다.
(제공:부산광역시청)
- 주소 : 부산광역시 북구 구포동 금빛노을브릿지
- 휴무 : 연중무휴
- 관람료 : 무료
* 만덕 석불사
1930년 창건한 사찰로 바위와 바위 사이를 이어붙인 듯 석불이 조성되어 있어 ‘석불사’로 불린다. 절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절 뒤에 암벽이 병풍처럼 서 있어 ‘병풍사’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절벽 끝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범종과 20m가 넘는 암벽을 깎아 새긴 마애불상군이 장관이다.
(제공:부산광역시청)
- 주소 : 부산광역시 북구 만덕1동 산2
- 문의 : 051-332-1690
[여행정보]
* 화명생태공원
- 주소 : 부산광역시 북구 금곡동 1511-3
- 관람료 : 무료
- 야외수영장, 눈썰매장, 자전거 등 체육시설 이용은 일부 요금이 부과됩니다.
- 문의 : 051-364-4127
[여행메모]
보트타고 떠나는 습지체험, 생태교란종 제거체험, 낙동강 아트리버코밍 등 체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이 필요합니다. 검색창에 ‘낙동강 감동포구 생태여행’을 검색하세요.
홈페이지 : http://www.bukgutour.com
운영시기 : 체험별 상이
[여행팁]
주차
화명생태공원 공영주차장 이용
찾아가는 길
금곡대로 덕천방면 ▶ 북구보건소 일원에서 우회전 후 360m 이동 ▶ 명진중학교 일원에서 우측 공원도로 진입
주변식당
흥부네화덕 (부산 북구 용당로5번길 4)
신라농원 (부산 북구 기찰로 7)
메종드마레 (부산 북구 만덕고개길 85)
이원화구포국시 (부산 북구 구포시장1길 6)
글 : 디자인맑음
사진 : 디자인맑음, 부산광역시청 제공
※ 위 정보는 2022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