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에서 근무한지 6년 반정도 되었다. 고용센터 노동위원회 근로감독관 어찌하다보니 전보때마다 근무지가 바뀌었고 담당 업무도 매번 바뀌었다. 그리고 다른 동기들과는 달리 특이한 보직경로를 경험하게 되었다. 동기들 중에 나와 같은 보직경로를 경험한 동기는 없는거로 알고 있다. 그렇게 나는 작년 9월부터 다른 동기들이나 후배들보다 늦게 근로감독관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외삼촌이 말하기를... 근로감독관은 끝빨있는 사럼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자긍심이 없다. 고용센터 근무 당시 상담직들 개판치는 꼬라지 때문에 너무 많은 피해를 당해서 두번 다시 피해를 겪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경력관리가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근로감독관 업무를 지원했을 뿐이다. 그래도 많이 부족하지만 나름 소신을 가지고 하려고 하고 있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근로감독관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한다고 한다. 그런데 근로감독관을 포함한 노동부 행정직는 정작 보호받지 못한다. 악성민원인들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 심지어 고용센터의 경우 상담직들과 같이 일하게 되는디 나이만 많이 먹고 무능하고 사기업이었으면 진작 해고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에게 갑질을 당해도 보호받지 못한다. 근로감독관 업무를 담당하면 악성민원으로부터 보호받지 뮷하고 고용센터를 가게 되면 상담직들의 갑질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 노동부에서 행정직은 그냥 노비다.
지난 달 천안에서 근무한 9급 근로감독관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자세한건 뉴스 조금만 검색해보면 나오지 별도로 쓰지 않겠다.) 그가 세상을 등진 이유는 악성민원 때문이 아니다. 악성민원으로부터 조직이 보호를 해주지 않았고 거기에 대한 배신감과 모멸감 때문이었다. 담당자가 악성민원을 응대할때 제도 안내를 잘못하였다. 별것 아닌것이었다. 그런데 악성민원인은 이를 꼬투리잡아 담당자 징계를 요구했고 지청장은 자기에게 피해오는걸 피하기 위해 담당자에게 주의장을 날렸다. 그리고 그 감독관은 윗대가리들이 본인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것에 모멸감을 느껴 세상을 등졌다.
그 이후로 매주 심리검사하라는 메일이 날라온다. 각 과 서무들에게 독려하라는 메일이 온다. 나는 근로감독관의 본연의 업무와 서무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각 과 서무들에게 발송된 메일은 심리검사를 독려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일부러 부서원들에게 메일을 전달하지 않았다. 심리검사한다고 뭐 나아지나? 악성민원인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고 행정직들은 전환된 상담직들이 갑질해도 보호받지 못하는게 현실인데? 처우개선 없고 조직문화가 개판인데? 거기에 문정권 말기 상담직 노조와 윗대가리들이 짝짝꿍해서 함량미달자들도 개나소나 승진시켜주는 바람에 행정직 승진은 답도 없는 상황인데? (당시 전환된 상담직들 중 함량미달자들 절반만 걸러냈어도 나같은 경우 작년 여름에 승진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퇴출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을 노조의 압력때문에 승진시켜주는 조직에서 무슨 자긍심을 바라는가.
그리고 천안 근로감독관이 사망한 이후 상담직 노조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었다. 이들은 세상을 등진 근로감독관의 아픔을 이용하여 자기들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일과는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겉으로만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장례식장에서 윗대가리들에게 잘보이려고 아부했다는 썰까지 돌고 있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왜 윗대가리들과 나이먹은 전환된 상담직들의 상식 이하의 행동때문에 내가 피해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상담직 노조는 지속적으로 공무원들의 실질적인 노동조건 개선과 관계 없는 윤석열 정권 심판 등의 정치적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겉으로는 임금인상 근무환경 개선을 떠들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적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근로감독관들을 포함한 노동부 내 행정직 공무원들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