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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커피와 담배
인생 영화 쪄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있었는데, 다들 꼽는 영화라 추천의 실익이 없을 것 같아.
대신 필모그래피가 많으면서 기복 없이 내 취향인 감독들 정리해봤어. 누군가에게는 참고할 정도의 글은 되길 바라.
추천작은 가장 내 취향인 작품으로 두 개씩 골랐고, 필모는 간단하게 정리했어!
TMI 내 취향
시각적 요소가 가장 중요. 그 외 요소들은 웬만하면 예술적 허용이라 생각하고 용인.
호
작가주의.
비약적, 비선형적 전개.
은유, 역설, 모순, 함축.
감독의 의도를 해석하지 못한 채 로도 좋은 작품.
불호
지나치게 현실적/비현실적.
감정적 호소.
장르물.
1. 왕가위 王家卫
경험해 본 적 없는 시간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홍콩의 낭만주의자.
자신만의 독특한 영상언어로 정형을 깨트리고 황홀한 시적 경험을 선사해주는 감독이야.
왕가위의 영화를 보면 향수가 일어. 이제는 없는 그 시절의 홍콩이 왕 감독 작품 안에서만큼은 여전히 빛나고 있기 때문이겠지.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역사적 사건과 시대 의식이 영화의 내실을 더 견고히 해주기도 하고. 스타일과 분위기를 제하고 봐도 뛰어난 감독.
중경삼림(重慶森林:Chungking Express,1994)
화양연화(花樣年華,2000)
FILMOGRAPHY
열혈남아(1988)
아비정전(1990)
중경삼림(1994)
동사서독(1994)
타락천사(1995)
해피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2046(2004)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2008)
동사서독 리덕스(2008)
일대종사(2013)
2. 에릭 로메르 Éric Rohmer
20세기 최후의 누벨바그.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를 무지 사랑하거든. 그중 내 최고는 에릭 로메르야. 화면 곳곳에 섬세한 감수성이 깃들어 있고, 사색적이면서도 사소한 낭만이 흘러서 좋아해.
"영화가 정신적인 삶을 깊이 파고들기에 적합한 것임을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에릭 로메르다." - 질 들뢰즈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 (4 aventures de Reinette et Mirabelle,1986)
내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L'Ami de mon amie,1987)
FILMOGRAPHY
수집가(1967)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1969)
클레르의 무릎(1970)
비행사의 아내(1981)
해변의 폴린느(1983)
레네트와 미라벨의 4가지 모험(1986)
녹색광선(1986)
내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1987)
봄 이야기(1989)
겨울 이야기(1991)
여름 이야기(1996)
가을 이야기(1998)
노파심에 말하는데 ㅎㅅㅅ는 내 취향 아냐. 사생활 이슈와 별개로. 리얼리즘이 매력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날 것처럼 느껴져서 싫어해. 누벨바그면 ㅎㅅㅅ 좋아하겠구나 할까 봐 미리 변명합니다.
3. 짐 자무쉬 Jim Jarmusch
미국 인디영화계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로드 무비와 옴니버스적 내러티브 구성에 강해. 개인적으로 짐 자무쉬의 멋짐은 거친 흑백의 영상에서 절정을 이루는 것 같아.
다운 바이 로(Down By Law,1986)
미스터리 트레인(Mystery Train,1989)
FILMOGRAPHY
영원한 휴가(1980)
천국보다 낯선(1984)
다운 바이 로(1986)
미스테리 트레인(1989)
지상의 밤(1991)
데드 맨(1995)
커피와 담배(2003)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2013)
패터슨(2016)
김미 데인져(2016)
데드 돈 다이(2019)
4. 아키 카우리스마키 Aki Kaurismäki
빛을 독특하게 사용하는 감독. 마치 렘브란트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어.
"카우리스마키는 세상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사람들의 슬픔과 절망을 코미디로, 가끔은 비극으로 그려낸다. 이 괴짜 핀란드 감독의 좌충우돌하는 유머는 보헤미안 정신의 영화적 형상화라 할 것이다." - 씨네21 영화감독사전
르 아브르(Le Havre,2011)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Leningrad Cowboys Go America,1989)
FILMOGRAPHY
천국의 그림자(1986)
아리엘(1988)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1989)
나는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했다(1990)
성냥공장 소녀(1990)
어둠은 걷히고(1996)
황혼의 빛 (2006)
과거가 없는 남자 (2002)
르 아브르(2011)
희망의 건너편(2017)
5. 페드로 알모도바르 Pedro AlmodÓvar
원색의 마법사이자 타고난 컬러리스트. 소재를 강렬하게 그려내는, 자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어. 스페인의 열정으로 애매함과 척을 지니 차라리 독창적으로 느껴지는 감독인데, 다소 황당한 영화 문법 때문에 호불호 심하니 주의.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Mujeres al borde de un ataque de nervios,1988)
페인 앤 글로리(DOLOR Y GLÓRIA,2019)
FILMOGRAPHY
나쁜 버릇(1984)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1988)
하이 힐(1991)
키카(1993)
비밀의 꽃(1995)
라이브 플래쉬(1997)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
그녀에게(2002)
나쁜 교육(2004)
귀향(2006)
내가 사는 피부(2011)
줄리에타(2016)
페인 앤 글로리(2019)
6. 에드워드 양 楊德昌
백색소음 같은 잔잔함과 빼어난 구도가 특징. 작품 속에 묻어나는 도회적인 대만의 정취와 시종일관 관조적인 태도가 매력적이야. 러닝타임이 긴데, 좋은 영화 오래 보면 더 좋은걸.
하나 그리고 둘 (Yi Yi,2000)
공포분자(The Terrorizers,1986)
FILMOGRAPHY
타이페이 스토리(1985)
공포분자(1986)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4)
하나 그리고 둘(2000)
7. 박찬욱
세상의 불행과 불운을 미소를 머금고 직시하는 듯해. 그 기괴한 시선이 작품 전반에 가져오는 낯선 긴장감 때문에 상투적인 요소도 박찬욱을 거치면 신선하게 느껴져 좋더라. 특유의 집요함과, 그 끝에 매달려 오는 카타르시스도 매력적이야.
복수는 나의 것(2002)
박쥐(Thist,2009)
FILMOGRAPHY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스토커(2013)
아가씨(2016)
8. 잉마르 베리만 Ingmar Bergman Ingmar Bergman
거장들의 거장.
작품에 사유를 유발하는 철학적 고뇌를 담아 빚어내는 감독이야. 우리 시대의 거장들이 특히 존경하는 감독이라 베리만의 작품을 따로 보지 않았더라도 이미 그를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거야. 우리가 봐온 수많은 명작 안에는 베리만의 정체성이 재생산된 채 담겨 있을 테니까.
현재 세계 영화계를 움직이고 있는 대표적인 시네아스트들 중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공언하는 감독들 중에는 우디 앨런, 마틴 스콜세지, 라스 폰 트리에, 이안, 페드로 알모도바르, 기예르모 델 토로 등이 포함되며, 장 뤽 고다르, 스탠리 큐브릭,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로버트 알트만,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크쥐시토프 키예슬롭스키, 에릭 로메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등이 그의 영화 세계를 극찬한 바 있다. [출처] 잉마르 베리만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2018 제7회 스웨덴영화제>, 11월 7일부터 전국 순회 개최!|작성자 cinemaplus
겨울 빛 (Nattvardsgasterna,1963)
외침과 속삭임(Viskningar och Rop,1972)
FILMOGRAPHY
제 7의 봉인(1957)
산딸기(1957)
겨울빛(1963)
페르소나(1966)
외침과 속삭임(1973)
화니와 알렌산더(1983)
9. 웨스 앤더슨 Wes Anderson
완벽주의 비주얼리스트. 당신의 강박을 응원합니다.
로얄 테넌바움(The Royal Tenenbaums,2001)
다즐링 주식회사(The Darjeeling Limited,2007)
FILMOGRAPHY
바틀 로켓(1994)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1998)
로얄 테넌바움(2001)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2004)
다즐링 주식회사(2007)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2009)
문라이즈 킹덤(201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10.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Krzysztof Kieslowski
상당히 난해하고 어려운 편이야. 나는 작품 속 여성 배우들을 좋아해서 보기 시작했었고, 이내 영상미와 해석의 재미에 빠져서 좋아하게 됐어.
"키에슬로프스키는 미묘하고도 복합적인 삶의 편린들에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 불가해한 우연으로 점철된 삶을 끈질기게 바라본다. 그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에서 당대의 역사적 전망까지 포괄하는 사색을 영화로 추구한 드문 영화 감독이었다." - 씨네 21 영화감독사전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La Double Vie de Veronique,1991)
세 가지 색 블루(Trois Couleurs Bleu,1993)
FILMOGRAPHY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1988)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988)
베로니카의 이중생활(1991)
세 가지 색 : 블루(1993)
세 가직 색 : 화이트(1994)
세 가지 색 : 레드(1994)
여기까지 내가 믿고 보는 영화감독 10인과 추천작 20편에 대해 적어봤어.
아래부터는 내 취향일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는 신진 감독들과 추천작 1편씩을 소개해 보려 해.
셀린 시아마 Céline Sciamma
물끄러미 응시하는 듯한 카메라 시선이 좋더라고. 집착적이거나 관음적이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집중시키는 담백함이 좋아.
워터 릴리스(Naissance des pieuvres,2006)
FILMOGRAPHY
워터 릴리스(2009)
톰보이(2011)
걸후드(2014)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
비간 畢贛
뒤엉킨 시간을 몽유하는듯 한 연출로 쉬이 실체가 잡히지 않아. 난해하지만 몽환적인 분위기와 곳곳에 숨은 오마주, 감각 있는 연출 때문에 좋았어.
지구 최후의 밤(LONG DAY JOURNEY INTO NIGHT,2018)
FILMOGRAPHY
카일리 블루스(2015)
지구 최구의 밤(2018)
칸테미르 발라고프 Kantemir Balagov
데뷔작에는 인종 이슈와 남성우월주의를, 두 번째 작품에서는 전쟁과 여성의 삶을 다뤄낸 감독. 심지어 91년생의 젊은 피야. 비범한 시작임이 분명해서 차기작이 무척 궁금해.
빈폴 ( Дылда, 2019)
FILMOGRAPHY
클로즈니스(2017)
빈폴(2019)
로버트 에거스 Robert Eggers
잔학함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포를 조성하는 감독. 장르 분류가 공포로 들어가긴 하는데, 으레 공포영화에 기대하는 자극적인 오락의 재미는 없어. 관객의 심리를 조여오는 광기 어린 연출에 탁월해 보이고, 영화가 던지는 메세지와 영상미가 정교해서 좋아.
라이트 하우스(The Lighthouse,2019)
FILMOGRAPHY
더 위치(2015)
라이트하우스(2019)
글은 이만 마칠게. 추운 겨울 따스하고 건강하게 보내길 바라!
여시야 너무 좋아 ㅠㅠ
여시 영화 되게 잘 안다… 하나씩 봐야지…
대박 왕가위 영화에 뒤늦게 빠져서 연어하다가 왔어..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도 꽤 있네 나머지도 찾아봐야지 고마워!!
짐자무쉬감독한테반해서검색하다가 연어왔어,,, 하나같이 내 취향일것같은 영화들이다 고마워! 잘 볼게!
와 이 글 발견하게 돼서 너무 좋은 영화더쿠1….😭❤️🔥
짐자무쉬 에무시네마에서 특별상영해서 연어하다가 발견!!!!! 여시 글 참고해서 필모깨기 해봐야지 고마워~~!!
고아워
여시 고마워! 귀한거 하나씩 꺼내서 봐야겠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8.06 00:43
좋다!
이 여시 나랑 취향 너무 잘맞는 듯 …😢
세가지색블루 짱좋아하는데.... 나머지도 하나하나 봐야겠다 고마워 여시야
연어하다가 왔는데 글 너무 좋다!! 추천 고마워
에릭 로메르로 연어왔다가 멋진 작품 많이 알게 되네!! 여시야 이 글 지우지 말아줘.. 차례대로 독파해볼게 여시의 교양을 나눠줘서 너무 고마워🥹
에릭 로메르 추천하면서 홍상수 코멘트 덧붙인 거 넘 공감가서 웃기닼ㅋㅋㅋ정확히 같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