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078) - 손자는 노인의 면류관
사나흘 전부터 한파 경보가 내린 가운데 밤사이 눈이 내려 더 춥게 느껴진다. 서울과 경기 일원에 오늘(12월 20일)
발령된 한파 특보, '오늘 오후부터 서울과 경기도 전역에 강추위가 예상됩니다. 노약자 등 가급적 외출 자제, 외출 시
방한 용품 착용, 미끄러짐 주의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눈길 헤치며 등교하는 초등학생 손자에게
방한 점퍼를 입혀주며 조심히 다녀오기를 당부하였다.
오늘(12월 20일) 오전, 경기지역( 성남중앙공원)에 내리는 눈
이틀 전부터 성남 분당에서 손자 돌봄이, 며느리가 손녀랑 며칠 간 외국 여행 중이어서 손자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아들은 출근하고 아내도 하는 일이 있어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내가 자청한 일, 이전에도 큰 손자와
손녀를 돌본 적이 있지만 단독으로 손자와 함께하기는 처음이다. 맡은 일은 식사와 간식 챙겨주고 등교와 과외 활동
시간 확인 등 간단한 것들, 모처럼 손자와 단둘이 지내는 일과가 뿌듯하다.
오늘 아침 식사에 앞서 성경 읽기를 같이 하였다. 아침 식사 전 성경 읽기는 오랜 습관, 아들 집에
머무를 때도 거르지 않던 일이지만 손자와 둘이서 번갈아 읽노라니 감회가 별다르다. 내가 매일 읽는
성경은 총 31장으로 구성된 잠언, 한 달 걸려 일독 한 후 다시 읽기를 수 백 번째 계속한다.
오늘은 잠언 20장을 읽으면서 손자랑 다음 구절을 되짚었다.
'게으른 자는 가을에 밭 갈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거둘 때에는 구걸할지라도 얻지 못하리라(4절)
비록 아이라도 자기의 동작으로 자기 품행이 청결한 여부와 정직한 여부를 나타내느니라(11절)
세상에 금도 있고 진주도 많거니와 지혜로운 입술이 더욱 귀한 보배니라(15절)
두루 다니며 한담하는 자는 남의 비밀을 누설하나니 입술을 벌린 자를 사귀지 말지니라(19절)
한결같지 않은 저울추는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는 것이요 속이는 저울은 좋지 못한 것이니라(23절)'
나는 손자녀들이 태어날 때마다 한 달여 기도하며 그들에게 교훈이 될 메시지를 책자로 만들어 주었다.
첫 손자에게 쓴 책의 제목은 '손자야, 온 누리에 비치는 밝음이 되라.'
손녀에게 쓴 책의 제목은 '손녀야, 온 누리에 심어지는 밀알이 되라.'
막내 손자에게 쓴 책의 제목은 '손자야, 온 누리에 이로운 그릇이 되라.'
손자에게 쓴 책의 뒤쪽에 십 수 년 전 교회 어린이들과 함께 잠언 공부를 하며 기록한 책, '지혜가 부른다'를
첨부하였다. 뒤에 손녀가 물은 말, '왜 제게는 '지혜가 부른다'를 덧붙이지 않으셨어요?',
'아, 그때는 '지혜가 부른다'가 만들어 지지 않아서란다. 별도로 제작된 그 책을 갖도록 하라.'
손자가 하교할 때 같은 반 동무와 동행하여 두 시간 여 함께 놀았다. 간식을 챙겨주며 정겹게 지내기를 당부하였다.
'젊은 자의 영화는 그 힘이요 늙은 자의 아름다운 것은 백발이니라.'(잠언 20장 30절)
손자의 등교 길
* 손자가 태어날 쓴 책, 손자야, 온 누리에 이로운 그릇이 되라' 첫날의 내용은 이렇다.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라
햇볕 따갑고 곡식 여무는 한여름, 8월이 문을 여는 오늘부터 사랑하는 손자와 영적 대화를 시작하노라니 가슴이 뭉클하다.
성서는 이렇게 교훈한다. '손자는 노인의 면류관이요 아비는 자식의 영화니라(잠언 17장 6절)
너는 내게 세 번째 손자, 삶의 원숙기에 얻는 면류관을 감사하며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축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너는 누나가 태어난 지 7년 만에 맞이하는 우리 집안의 새로운 희망, 귀한 생명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우리 모두 기쁨으로 너를 맞는다. 글을 쓰기 직전에 일본의 지인이 '이 달의 첫날, 누군가 첫날에 행복을 빌어주면
그 달은 내내 행복하다지요? 이달 내내 행복하시기를...'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마치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너의 행복을
기원하려는 계획을 북돋우려는 듯.
작년 12월 한 달 예정으로 인도와 스리랑카 여행 중 일 때 어머니로부터 기쁜 소식을 접하였다. 첫째 너를 잉태하였다는 것,
또 하나는 네가 태어나서 자랄 새 집을 마련하였다는 것. 멀리서 알게 된 좋은 소식에 뜨거운 곳을 여행하는 우리들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마음은 시원하였다. 며칠 전 아버지에게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왔다. '병원 가서 둘째 초음파 보고 왔어요. 잘 자라고 있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자녀들을 키우며 알아야 할 육아 관련 자료를 보낸 것에 대한 답을 곁들여서.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육아, 건강, 교육, 경영, 신앙과 철학 등 많은 분야의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 나는 70년 넘게 보고 듣고 읽고 느끼며 살았으니 세상의 이치와 도리를 어느 정도 깨칠 때가 되었다고 할 터인데 아직도 모르는 것, 미치지 못하는 것이 많음을 통감한다. 지금도 우주의 역사와 미래, 삶의 본질과 의미 등을 되새기고 일깨는 지식과 정보를 탐색하고 정리하는 일에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뇌세포 전문가의 저서(기억을 찾아서) 등을 읽는 한 편 주민센터에서 매주 4권의 책을 빌려 보는 등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데 힘을 쏟는다.
사랑하는 손자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네 스스로의 역량을 잘 가꾸고 발현하여 우주와 인생의 본질을 잘 깨치고 구현하는 일꾼이기를 바란다. 너에게 주는 글이 이를 이룩하는데 자극과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늘부터 8월 말까지 한 달 간 글을 쓰며 매일 읽는 잠언에서 그날의 교훈을 새긴다. '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게, 의롭게, 공평하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 어리석은 자로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근신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을 것이라.'(잠언 1장 2~6절)
손자에게 쓴 책의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