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동화>
외뿔 황구렁이
조 성 덕
이상한 꿈
하늘을 캄캄하게 뒤덮었던 먹구름이 일순간에 갈라졌습니다.그 틈 사이로 햇살이 찬란하게 쏟아집니다.그러자 지면을 박차고 온 몸에서 황금빛 빛살을 쏟으며 거대한 용 두 마리가 태양을 향해 솟구쳐 올랐습니다.
꿈틀꿈틀 용틀임을하며 힘차게 솟아 오르는 황룡 두 마리가 갈라진 먹구름 사이로 빨려 들어가자
"콰콰쾅!"
하늘을 뒤흔드는 굉음이 울리고
"번쩍! 번쩍!"
세상을 하얗게 번갯불이 번쩍였습니다.
이 때,마을 앞 느티나무 아래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아,세상에! 황룡들이 승천하였다.'
민수는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그만 두 눈을 부릅뜨고 말았습니다.승천한 황룡들의 뒤를 이어서 또 한 마리의 용이 쏜살같이 갈라진 먹구름 틈 사이를 향해서 솟구쳐 오르는 것이었습니다.온 몸이 검은 흑룡이었습니다.
그러나 흑룡이 앞선 황룡들의 뒤를 이어서 갈라진 먹구름 틈 사이로 막 머리를 들이미는 순간,
"콰콰쾅!"
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흑룡이 거꾸로 떨어져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후아앙!"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흑룡은 순식간에 땅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으아악!"
민수의 입에서도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민수는 기상천외한 광경에 두 눈을 휘둥그레 치뜨고 크게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아'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너무나 놀란 민수가 두 눈을 비빌 때'번쩍 눈 앞이 밝아졌습니다.
"민수야! 정신차려!"
"......,"
엄마의 외치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민수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엄마가 민수의 방 전등을 켜서인지 방 안이 환했습니다.
민수는 잠에서 덜 깬 듯 멍하니 허공을 바라봅니다.꿈이었습니다.삼 일 째 똑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민수의 눈길이 책상 위 세 마리의 용 조각품에게로 갑니다.두 마리의 황룡과 한 마리의 흑룡이 뒤엉켜서 입을 크게 벌리고 발톱을 세워 싸우고 있는 모습을 섬세하게 새긴 아름다운 조각품입니다.특이하다면 전체 모양이 세모꼴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그리고 주먹만한 크기의 단단한 나무로 되어있습니다.
얼마 전 아빠를 따라서 골동품 점에 들렀다가 먼지에 쌓인 채 한쪽 구석에서 뒹굴고 있던 것을 웬일인지 민수는 가슴이 뛰며 흥분되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아빠에게 청을 드려 얼마 후면 맞을 여름방학의 선물로 받았던 것입니다.
"민수야,괜찮니?너 요즘 밤마다 무슨 꿈을 꾸길래 그렇게 헛소리를 하는지모르겠다.혹시 나쁜 친구들과 pc방에 다니는 건 아니겠지?"
"아니에요.엄마.자꾸 이상한 꿈을 꾸었을 뿐이에요."
"이상한 꿈?"
"예.아주 이상한 꿈이에요.세상에 꿈에 용들이......."
민수는 엄마에게 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엄마도 참 신기한 꿈을 꾸었다며 놀라셨습니다.
엄마가 곧 방에서 나가셨습니다.민수는 용 조각품을 손으로 만져보았습니다.꼭 살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용 조각품이 보면 볼 수록 너무나 신비로웠습니다.
'참,이상한 일이야.밤마다 똑같은 용꿈을 꾸다니.'
민수는 계속하여 똑같은 꿈을 꾸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였지만 두렵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며칠 후면 여름방학을 맞습니다.초등학교 4학년인 민수는 방학이 되면,작년 겨울방학 때와 마찬가지로 5학년인 누나 민희와 함께 시골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갈 것입니다.해마다 방학 때가 되면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서 할아버지할머니의 옛이야기도 듣고 시골 친구들과 어울려 재미나게 놀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썰매타기,연날리기,팽이치기와 여름이면 강가에서 물고기도 잡고 바닷가에서 갯벌 체험도 하며 신나는 방학을 보냅니다.
무엇보다도 민수는 서울아이들과 달리 꾸밈없이 순수한 시골 친구들이 좋아서 방학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작년 겨울방학 때도 시골 친구들과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게 놀았는지 모릅니다.특히,혁이 형의 용감하고 지혜로운 모습이란,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뛰었습니다.
작년 겨울방학 때 쪽제비에게 물려가던 암탉을 구한 일은 두구두고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혁이형,동수,초랑이 모두들 보고 싶은 민수의 시골 친구들 입니다.이제 곧 방학을 맞아 시골 친구들과 어울릴 생각을 하니 민수는 벌써부터 가슴이 뛰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여름방학에는 절암산 깊은 골짜기에 있는 용굴 안에 들어가 보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작년 겨울방학 때 들어가 보려고 하였지만 눈이 많이 쌓여서 산에 오를 수가 없었습니다.
시골의 할아버지가 사시는 마을에는 옛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었습니다.
마을 뒷산인 절암산의 한 동굴에서 용 세 마리가 살았는데,두 마리는 하늘로 승천하였고,한 마리는 하늘에 오르다가 떨어져 죽었다 하였습니다.승천한 용들이 황룡이고,승천하다 떨어져 죽은 용이 흑룡입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용들이 살던 동굴이 남아있고 그 동굴을 용굴이라 불렀습니다.
용굴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바닥에는 용들이 또아리 틀고 있던 자국이 깊게 파인 채 지금도 남았다고 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아이들 중 혁이만이 용굴에 들어가 보았습니다.다른 아이들은 아무도 용굴에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그래서 아이들은 혁이를 따라 용굴에 들어가 보고 싶어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 여름방학 때 만큼은 꼭 용굴에 들어가 보고 말 것이라고 아이들은 굳게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민수는 어서 빨리 여름방학이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용굴 구경을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뛰었습니다.
--------제1회 끝. 그럼,다음 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