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수로 근무하는 학교에는 늦깎이 학생이 많다. 이들의 열정은 짐작 보다 더 대단하지만 그 크기는 저마다 다르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였다. 때때로 학생들의 과제가 성에 차지 않았다. 열 심히 했다고는 하는데 성의가 보이지 않는 것들이 종종 있었다. '노력하지 않았으면서 변명하는구나.' 그렇게 함부로 짐작했다. 보통 사람들은 수려한 기술이 있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 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림에 담긴 자기만의 시선이다. 기술적인 부족함이 채워지면 자연히 좋은 그림이 따라오리라 여기는 경 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는 그 오해를 깨는 방향으로 수업 을 진행한다. 가령 학생의 그림 솜씨가 서툴더라도 지적하지 않는 것이다. 꼭 아이가 그린 것만 같은 그림도 칭찬한다. 그래서일까, 나의 방식에 의구심을 갖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그 학생이 제출한 과제에는 소풍을 간 아이들 이 보물찾기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이들의 팔다리는 어색하게 묘사 됐지만 그 순간의 밝은 분위기와 인물들의 해맑은 모습이 화폭에 섬세하 게 펼쳐졌다. 나는 누구의 것도 흉내 내지 않은 자신만의 소재와 연출 방식,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패기를 칭찬했다. 기술적인 아쉬움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학 생은 내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 그녀는 졸업 후 남편을 따라 그리스에 머물게 됐다. 나는 그녀가 떠나기 전 당부했다. 기술을 익히는 유일한 방법은 조금씩이라도 매일 그리는 것 이 라고. 내 조언을 따르듯 그녀는 엽서 크기의 그림을 매일 그렸다. 그렇 게 쌓인 그림은 그녀가 한국으로 돌아올 쯤 전시를 열 수 있는 양이 됐다. 이후 수차례 전시를 진행한 그녀는 이제 어엿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수년 전 회화과에 입학하면서 품은 화가의 꿈을 이룬 것이다. 나는 에스엔에스를 통해 그녀의 근황과 발전하는 작품 세계를 묵묵히 지 켜보았다. 개인전이 열리면 기쁜 마음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이제 그녀는 마음속의 것들을 능숙하게 표현해 낼 만큼 손기술이 늘었다. 어림잡아 2년 이상을 공들인 덕분이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자란다. 늦거나 빠른 것은 없다. 그저 자신의 속도를 지키며 나아가길 멈추지 않는다면 열매는 자연스럽게 맺힌다. 그 녀는 이 사실을 몸소 증명했다. 나는 다짐한다.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해서 배우는 이의 노력을 함 부로 재단하거나 진심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이 역시 그녀에게 배운 것이다. 그녀는 나의 가르침에 감사해하지만, 나야말로 그녀에게 고맙다. 그녀를 가르치며 내가 더 배웠으니까.
"멋진 작가로 성장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최정인 | 일러스트레이터, 교수
일찍 파든 늦게 피든 그 계절은 온전히 당신이다. _ 오평선 한계 너머에
바다의 유목민으로 알려진 바자우(Bajau) 족은 해수면 20미터 아래를 걸 어 다닌다. 최대 70미터까지 잠수도 가능하다. 산소통 없이 물고기, 해삼, 문어, 조개 등을 잡으며 낮 시간의 절반 이상을 물속에서 보낸다. 그들은 배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성장하고 생을 마감한다. 보통 사람은 수중에서 45초 이상 숨을 참기 어렵다. 하나 그들은 평균 1 분 30초 동안 잠수하며, 최장 시간 기록은 13분에 이른다. 새끼 고래도 3 ~5분에 한 번은 산소를 마시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온다는 걸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그들이 가진 장비는 나무로 만든 물안경 하나가 전부다. 어떻게 이런 일 이 가능할까? 바자우 족의 비장은 잠수 문화가 없는 살루안(Saluan) 족보다 1.5배가량 크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를 더 많이 가지고 있고, 눈 근육의 변화로 수중 시야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과학자들은 바자우 족의 신체적 특징이 수 세기에 걸쳐 바다 생활에 필요 한 조건에 적응해 온 결과라고 본다. 그들이 특별한 체질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수중 사냥을 부단히 반복했기에 변화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능력 은 세대를 거듭해 발전하며 유전자 속에 새겨졌다. 만약 그들이 한계를 두고 바다를 두려워했다면 지금과 같은 변화는 없었 을 것이다. 수중 활동에 필요한 생리 기능이 변하지 않아 이웃 부족과 다 르지 않은 신체를 가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역시 자신을 한계에 가둘 필요가 없다. 우리가 어디까지 해내고 변 화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박도연 기자
"바다 집시"와 "마지막 바다 유목민"으로 알려진 Bajau는 오랫동안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사이의 바다에서 서핑을 해왔습니다. 그들은 유일한 직업이자 식량원은 어부들이다. 주변에 학교나 병원 같은 공공건물이 없기 때문에 바자우 여성과 아이들은 아이들이 수영과 놀이을 즐기는 보트와 팔라파스에서 하루 를 보냅니다. 소녀들은 태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쌀 "bedak beras"로 구성된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익숙합니다.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은 15-16세입니다.
모아나(Moana) OST - How Far I'll Go piano cover 연주, piano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