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오늘 하루 대가 없는 선행을 실천해 봅시다. ⠀ 2024/11/4/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 루카 복음 14장 12-14절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 행복에 관한 착각 유명 배우 박신양 씨는 한창 인기를 누리던 시절 더 깊은 연기에 대한 열망을 품고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혹독한 환경에 많은 부침을 겪게 되었고 겨우 익힌 러시아어로 지도 교수에게 ‘왜 나의 삶은 이토록 힘든 것이냐’며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러자 지도 교수는 그에게 책 한 권을 건넸습니다. 그 책의 내용은 ‘당신은 왜 당신의 삶이 늘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였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들의 삶엔 힘든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당연히 나의 삶에 행복한 일들이 더 많아야 한다고 착각합니다. 삶에서 마주하는 현실에 기본적으로 힘듦이 전제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가끔씩 만나는 행복한 일들은 의외의 기쁨이 될 수 있고 , 감사한 일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보답할 수 없는 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일도 그와 같습니다. 보답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의 선행은 정작 보답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에 실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답이 돌아왔을 때 담담히 그 기쁨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삶이 당장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당장 내 선의에 무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답이 없더라도 인내하고, 결과가 없더라도 꾸준히 성실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선행입니다. ⠀ 남창현 토마스아퀴나스 신부(서울대교구) 생활성서 2024년 11월호 '소금항아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