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산산히 뿌리는 길을 우산도 없이 걷는데,
연등을 단 버스가 염불하며 지나가니
왠지 모르게 숙연한 기분이 들었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석가모니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신 날,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서 오직 내가 존귀하다며
일성으로 사자후하고 중생구제를 위하여 정반왕과 마야부인을
부모로하여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이구려.
크고 넘치는 부와 권력을 초개같이 버리고 29세에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스스로 거렁뱅이가 되어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
요즘 세태로치면 멍텅구리치고도 상멍텅구리일진대,
어인 일인지 2500년이 넘도록 많은 이들이 추앙을 받고 있네 그려.
나는 어렸을 적에 내 어머님께서 몸이 아프거나 괴로운 일이 있으시면
"나무 아미타불"을 암송하는 것을 자주 들어서 불교에 관심을 갖고
살아오긴 했어도 절에 가는 일은 없었지.
1998년 사업이 망하여 꼬이고 꼬인 실타래를 풀 수없을 정도로
삶이 궁지에 몰렸을 적에 뭔가 의지하고 싶어 방황하던 차에
손에 잡힌 지푸라기가 불교였었네.
"진리와 스스로를 의지 할 뿐 다른 것에는 의지하지 말라"는
그 말씀에 살아야하겠다는 마음이 용솟음치더구려.
모든 일은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의 생각, 언어. 행동이
원인이 되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인과응보의 인연법에
감명을 받고 나를 제외한 남을 탓하지 않으니 불만이나 증오,
원망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삭아지면서 평온을 찾을 수 있더이다.
불교를 깊이 알려고 노력은 하지만 절간에는 거의 가지 않는다네.
위대한 부처님께서 절간만 지키지는 않을 테고, 가는 곳마다
부처님이 있다고 하였으니 내 집이 곧 불당이 아니겠는가.
매일같이 불교서적을 탐독하며 우리 옥산이, 지혜, 동현이를
부처님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궁구하며 살고 있지. 모든 사람에게는 불성의 씨앗을 갖고 있으므로...
"교당에 가면 예수님이 큰 어른이고, 불당에 가면 부처님이 큰 어른이다"는
말이 있지. 그래서 내가 믿고 있는 종교만 최고라고 우기지 않는다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소화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싶기 때문이지.
간혹 기독교의 성경도 읽고, 때로는 유교의 사서삼경도 탐독하고
매일 매일 불교서적을 접하며 마음을 기르고 있네.
기독교는 나와 신(하나님)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유교는 나와 너의 관계를 핵심으로 하고
불교는 나와 마음을 중요한 테마로 하더구려.
"옴 마니 반 메훔"
육자대명왕진언이라고 하는데, 만사를 성취한다는 주문이고
"옴 치림"
건강을 지키고 키운다는 주문이지.
그런데 진언은 해석이 불가능 하므로 그냥 암송하면 좋다고 하더이다.
부처님의 오신 날를 맞이하여 좋은 운이 가득하고
님들의 가정에 건강과 부귀, 사랑과 행복이 넘치기를 축원하네.[無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