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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장락방의 향주들
어린 거지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조금 전에 나를 거지가 아니고 도둑놈이라고 했는데 내가 거지예요?
아니면 도둑놈이예요?"
사연객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네가 남에게 밥을 빌어 먹고 동냥을 했을 때 남들이 너에게 먹을 것
을 주고 은자를 주었다면 바로 거지이다."
그는 잠시 여유를 두었다가 다시 말했다.
"만약에 네가 남이 주는 것을 갖지 않고 몰래 남의 것을 훔쳐 가지고
도망쳤다면 도둑놈이 되겠지."
어린 거지는 잠시 생각을 해보고 나서 말했다.
"나는 한번도 남에게 동냥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상대방이 주
든 주지 않든 집어 먹곤 했죠. 그렇다면 나는 도둑놈이겠군요."
그는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엉뚱한 말을 했다.
"그렇군. 당신은 늙은 도둑놈이지요?"
사연객은 그 말에 흠칫 놀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뭐라고 했느냐?"
어린 거지는 그가 화를 내는 것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
다.
"아니, 그럼 당신은 늙은 도둑놈이 아니란 말예요? 두자루의 검은 분
명히 상대방이 당신에게 주려고 하지 않았는데 당신은 빼앗아 왔지 않
아요? 그리고 당신은 어린애가 아니니 늙은 도둑놈이 될 수밖에 더 있
겠어요?"
사연객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 도둑놈이라는 말은 남을 욕하는 말이야. 늙은 도둑놈도
남을 욕하는 것이구. 너는 함부로 나에게 욕을 해서는 안돼!"
어린 거지는 그제서야 이해가 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당신은 왜 나에게 욕을 했어요?"
사연객은 웃으며 말했다.
"좋아! 이 순간부터 너를 욕하지 않겠다. 너는 거지도 아니고 도둑놈
도 아니다. 나는 너를 꼬마라고 불러줄테니 너는 나를 백부님이라고
불러라."
어린 거지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꼬마가 아니에요. 나의 이름은 개잡종이라니까요."
사연객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개잡종이라는 이름은 듣기에 좋지 않다. 너의 어머니는 너를 그렇게
부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불러서는 안돼! 너의 어머님은
정말 이상 하구나. 어째서 자기 아들을 개잡종이라 불렀지?"
어린 거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반문했다.
"개잡종이 뭐가 나빠요? 나의 아황은 바로 개가 아니에요. 그가 내
곁에 있으면 나는 기분이 좋아요. 마치 당신이 내 곁에 있는 것처럼
말예요."
그는 잠시 여유를 두었다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아황에게 이야기를 해보았자 그는 컹컹 짖기만 했지 말을 못
하는데 당신은 말을 하는군요."
그는 사연객의 등을 몇 번 어루만졌다.
손길이 매우 부드러운 것이 마치 개잔등을 만질 때의 손짓이 아닌가!
사연객은 한 줄기의 내력을 등에다가 돋우었다. 그 순간 어린 거지는
흠칫하며 얼른 등에서 손을 떼었다. 마치 불에 달구어진 인두를 만진
듯 재빨리 손을 움츠렸다. 거기다가 그는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매스꺼
움을 금하지 못해 헛구역질을 했다.
사연객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짓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나에게 무례한 짓을 했으니 고통을 당해도 할말이 없겠
지?'
천진난만한 어린 거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백부님. 몸에서 열이 나는가 봐요. 빨리 저 나무 그늘에 가서 쉬도
록 해요. 내가 물을 좀 떠다 드릴께요."
그는 잠시 여유를 두었다가 다시 말했다.
"어디가 불편하신지 열이 대단해요. 아마도 가볍지 않은 병인 것 같
아요."
그는 얼굴 가득 관심이 어린 빛을 떠올렸다. 그리고 손을 뻗쳐 그의
팔을 잡으며 부축해 주려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되자 사연객이 아무리 포악한 자라고 할지라도 자기에 대해서
진지한 관심을 보이는 어린 거지를 대하자 계속 운기행공하여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는 없었다.
"나는 이렇게 멀쩡한데 왜 병이 났다고 하느냐? 봐라! 이제 열이 다
식었지 않느냐?"
그는 그 조그만 손을 잡아끌어 자기의 이마에 갖다대었다.
어린 거지는 그의 이마가 갑자기 서늘해진 것을 보고 급히 말했다.
"어이쿠! 백부님이 곧 죽게 될라나 봐요."
사연객은 그의 말에 내심 노화가 치밀었다.
"무슨 터무니 없는 소리야? 내가 어째서 곧 죽게 된다는 것이냐?"
어린 거지는 근심스런 음성으로 말했다.
"저의 어머니가 한번 병이 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열이 났다
가는 갑자기 몸이 차가워지는 거예요. 그러자 어머니는 '죽는다. 곧
죽게 된다. 이 양심도 없는 것. 차라리 내가 죽는 것이 낫지'하고 말
하는 거예요."
그는 사연객을 쳐다보며 다시 말했다.
"그후 하마터면 침대 위에서 죽을 뻔 했으며 이 개월간 끙끙 앓았다
구요."
사연객은 미소지었다.
그는 천진난만한 이 꼬마에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끌리고 있었
다.
"나는 죽지 않을 거다."
어린 거지는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여 미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약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이와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동남쪽으로 한동안 걸었
다.
어린 거지는 하늘에 걸려 있는 강렬한 태양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길옆으로 가서 일곱, 여덟 개의 커다란 나뭇잎
을 땄다.
사연객은 어린 거지가 심심해서 장난을 치는 것이라 생각하고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어린 거지는 그 나뭇잎으로 모자를 엮
더니 사연객에게 내밀었다.
"햇살이 따가와요. 병이 났으니 이 모자를 쓰세요."
사연객은 그야말로 그의 행동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심정이었다.
그의 호의를 무시하고 싶지 않아 나뭇잎으로 만들어진 모자를 머리에
썼다.
따가운 햇살 아래 그와 같은 모자라도 쓰니 한결 시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두려워만 했지 이와 같이 선의의 관심을 보
내지 못했는데 이제 이 꼬마 거지가 자기를 위해 주자 마음 속이 흐뭇
해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후 그들은 조그만 마을에 이르게 되었다.
어린 거지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돈이 없지요? 그 병은 배가 고파서 난 것인지도 모르니 밥집으로 가
서 실컷 먹어요."
그는 사연객의 손을 잡아끌며 어느 반점으로 들어갔다.
어린 거지는 여태까지 반점에 들어가보지 못한 터라 어떻게 음식을
시켜야 할지를 몰랐다. 그리하여 그는 품속에 간직했던 은조각과 동전
을 모조리 탁자 위에 꺼내놓고 나서는 사환에게 말했다.
"나와 백부님께서는 고기와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어야겠어요. 그러
니 이 돈을 다 가져가도록 하세요."
은자는 세 냥이 넘었다.
이 돈이라면 한 탁자의 푸짐한 음식을 시킬 수 있었다.
사환은 크게 기뻐하면서 재빨리 부엌에 닭고기, 쇠고기, 생선등으로
만들어 진 음식을 주문했다.
얼마 후 그 음식들이 차례로 날라졌다.
사연객은 두 근의 배갈을 시켰다. 배갈을 갖다주자 어린 거지는 그가
권하는대로 한모금 마셔보고는 뱉아냈다.
"아이! 매워요. 맛이 없어요!"
그는 고기와 밥만 먹었다.
사연객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녀석은 정말 철이 없구나. 하지만 호방한 성격을 타고 났으며 보
기에 우둔하지는 않다. 잘 가르친다면 훌륭한 고수가 될 법도 한
데...'
그러나 다시 생각을 고쳐 먹었다.
'세상에는 너무나 배은망덕한 자들이 많아. 나의 그 제자로 말 할 것
같으면 자질이 뛰어났으며 이 세상에서 한번 만나보기 힘든 기재였다.
하지만 그는 나를 해쳤지 않은가? 그런데 내가 또다시 제자를 거둬들
여?'
이와 같은 생각이 들자 그는 그만 노기등등해지고 제자를 거둬들일
생각은 깡그리 사라지고 말았다.
두 근의 배갈을 다 마신 후 그는 음식을 약간 먹고 말했다.
"가자!"
어린 거지는 관심어린 음성으로 물었다.
"백부님, 이제 괜찮아요?"
사연객은 말했다.
"괜찮다."
그와 같은 대답을 하면서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녀석은 은자를 다 써버렸으니 다시 밥을 먹게 되었을 때 반드시
나에게 부탁을 할 것이다. 우선 큰 고을로 들어가 금을 은자로 바꿔야
되겠구나.'
그들은 그 고을에서 떠나 다시 동쪽으로 향했다. 사연객은 그를 힐끗
바라 보며 물었다.
"꼬마야. 너의 어머니의 성이 무엇인지 너에게 말한 적이 없느냐?"
어린 거지는 즉시 대답했다.
"어머니는 어머니죠 뭐. 어머니에게도 성이 있어야 하나요?"
사연객은 그의 대답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물론이지. 사람마다 성이 있는 법이다."
어린 거지는 되물었다.
"그렇다면 나의 성이 뭐에요?"
사연객은 실소를 금치 못하며 말했다.
"내가 모르니까 하는 소리야. 개잡종이라는 이름은 너무나 듣기에 좋
지않아. 내가 너에게 이름을 지어줄까?"
어린 거지가 만약에 이름을 하나 지어주세요 하고 말하게 된다면 자
기에게 부탁을 한 셈이니 아무렇게 이름을 하나 지어주고 자기의 맹세
를 지켰다고 할 참이었다.
그런데 어린 거지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나에게 이름을 지어주시면 좋겠지만 저의 어머니가 싫어하실 거예
요. 우리 어머니는 나를 개잡종, 개잡종, 하고 부르는 게 버릇이 되었
거든요. 오히려 이름을 얻게 되면 우리 어머니가 싫어하실 거예요. 개
잡종이라는 게 왜 듣기 싫어요?"
사연객은 눈살을 찌푸렸다.
"개잡종이라는 한마디가 어째서 듣기싫은지 일시 설명하기가 곤란하
구나."
바로 이때였다.
앞쪽 왼켠 숲속에서 병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사연객은 속으로 흠칫했다.
'저쪽에서 누군가 싸우고 있구나. 손을 쓰는 것이 무척 빠른 것으로
보아 무공이 꽤 높은 것 같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그는 즉시 나이 어린 거지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저쪽으로 가보자. 그러나 절대 소리를 내어서는 안된다."
그는 나이 어린 거지의 뒤로 돌아가 겨드랑이에 자기 손을 끼우고 받
쳐 들었다. 즉시 그는 경공신법을 펼쳐서 무기가 서로 부딪치고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몇번 몸을 날리지 않아 그는 한 그루 커다란 나무 뒤로 가게 되었다.
나이 어린 거지는 마치 구름을 탄 기분이 들고 매우 재미있어 웃음을
터뜨리려고 했다. 그러나 사연객의 당부를 생각해서 재빨리 자기의 손
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한그루의 커다란 나무 뒤에 이르게 되자 두사람은 그곳에 몸을 숨기
고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숲속에는 네 사람이 이리저리 뛰면서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세 사람이 한 사람을 공격하고 있는 싸움이었다. 공격을 당하는 사람
은 붉은 얼굴의 노인인데 하얀 수염이 가슴까지 드리워져 있었다.
노인은 맨손으로 싸우고 있었는데 한 자루의 칼이 이 장 밖에 떨어져
있었다. 칼 등이 휘어진 것으로 보아 상대방의 무기에 맞아 땅바닥에
떨어진 것 같았다.
사연객은 그 노인이 바로 백경도(白鯨島)에서 살고 있는 대비노인(大
悲老人)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과거 그는 대비노인과 싸워
간신히 일초를 이긴 적이 있었다. 그만큼 대비노인의 무공도 대단했
다.
협공을 하고 있는 세사람 가운데 한사람은 비쩍 마르고 키가 큰 사내
였고, 다른 한 사람은 누런 얼굴의 도사였으며, 또 한 사람은 괴이한
모습을 한 자였다.
이 자는 얼굴은 지렁이와 같은 흉터가 교차되어 있었는데 그 흉터가
열십자 모양을 하고 있었다.
비쩍 마른 사내는 장검을 쓰고 있었고, 도사는 연자추를 쓰고 있었으
며 추악한 얼굴의 사내는 귀두도(鬼頭刀)를 썼다.
사연객은 그들 세 사람을 알아볼 수 없었으나 무공이 제법이라는 것
을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비쩍 마른 사내는 검법이 표연하며, 찔러
들어오는 방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날렵하면서도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있었다.
사연객은 대비노인이 이미 상처를 입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상처에서
피를 튀기는 대비노인은 두 손을 마구 휘두르며 매우 용맹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는 한 그루 커다란 나무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공격을 해야 했
다.
그러니까 그는 커다란 나무를 방패로 삼아 세사람의 무기를 막고 있
는데 왼손으로는 금나수법을 사용하고 오른손으로는 권장법을 사용해
그들 세사람의 무기를 이끌어 서로 부딪치도록 만들었다.
사연객은 그와 같은 모양을 보고 내심 쾌재를 불렀다.
'대비 늙은이는 평소 잘났다고 큰 소리치더니 오늘은 고양이 앞에 쥐
꼴이 되었군. 어디 이번에 도망칠 수 있는지 두고 보자.'
도사는 연자추를 휘두르며 커다란 나무 뒤로 빙글 돌아가면서 대비노
인의 측면을 후려치곤 했다.
추악한 사내의 팔힘도 무척 강해 귀두도를 한번 휘두르자 바람 소리
가 휙휙, 일었다.
사연객은 그와 같은 광경에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강호에 발을 딛지 않았더니 중원무림에 또 저와 같은 인물
들이 나타났구나. 그런데 저 세사람의 초식을 보고도 문파를 알아낼
수가 없으니 이상하구나. 만약 저 세사람의 고수가 아니라면 대비노인
이 저토록 낭패한 꼴로 패배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도사가 목쉰 소리로 입을 열었다.
"백경 도주(白鯨島主), 우리 장락방(長樂幇)은 당신과 아무 원한이
없소. 우리 사도(司徒) 방주(幇主)님은 당신을 인물로 꼽고 예의를 다
해 우리 방파로 초청한 것이오. 그런데 당신은 고약한 말로 우리 방주
를 욕했소."
그는 잠시 여유를 두었다가 다시 무기를 휘두르며 말했다.
"당신이 본방에 가입하겠다고 응낙한다면 우리들은 즉시 형제지간과
다름없는 사이가 될 것이외다. 따라서 옛날의 감정같은 것은 씻어버리
게 될 것인데 어째서 자꾸 고생을 사서 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헛되이
목숨을 잃으려 하는 것이오?"
그는 약간 부드러운 어조로 다시 말했다.
"우리들이 손을 맞잡고 협객도(俠客道)의 상선벌악령(賞善罰惡令)을
함께 맞아 싸워 이번 액겁을 무사히 넘긴다면 좋지 않겠소?"
사연객은 그가 끝에 가서 하는 한마디의 말을 듣고 심한 충격을 받았
다.
'협객도의 상선벌악령이 다시 강호에 나타났단 말인가?'
이때 대비노인은 노해 부르짖었다.
"나는 하늘 아래 부끄럽지 않은 사내대장부야. 어찌 너희와 같이 몰
염치한 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느냐? 차라리 상선벌악령을 받고 협
객도로 가서 죽음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너희들과 같이 사악한 무리
들과 한편이 되지 않겠다!"
그는 왼손을 벼락같이 뻗쳐내며 추악한 사내의 어깻죽지를 잡으려고
했다.
사연객은 속으로 부르짖었다.
'매우 훌륭한 호조수(虎爪手)로구나!'
그 일초는 매우 빨랐다.
추악한 사내는 어깨를 내려뜨려 피하려고 했으나 대비노인의 다섯손
가락에 어깻죽지를 움켜 잡히게 되었다.
그 순간 쫙, 하는 소리와 함께 추악한 사내의 오른쪽 어깻죽지의 옷
자락이 찢겨져 나가 어깻죽지에서는 새빨간 피가 흘러내렸다. 한 조각
의 커다란 살덩이가 찢겨져 달아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상대방의 세사람은 대노해서 더욱 초식을 맹렬히 휘두르
며 대비노인을 공격했다.
사연객은 그와 같은 광경을 보고 속으로 이상하게 생각했다.
'장락방은 어떠한 방파인데 저와 같은 고수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일
까? 어째서 과거 장락방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까? 아마 최근
에 창립 된 모양인데 사도방주는 또 어떤 사람일까? 혹시 동패천(東覇
天) 사도횡(司徒橫)이 아닐까? 무림에서 사도 성을 가진 고수라면 사
도횡 외에 달리 없는데......'
이때 네 사람은 더욱 맹렬하고 사나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대비노인은 몸을 옆으로 날려 피하면서 그 도사에게 한 대의 주먹을
내질렀다. 휙,하는 소리가 나면서 추악한 사내의 귀두도가 어느덧 나
무밑둥에 깊이 박히게 되었다. 그는 급히 힘을 주고 뽑으려 했으나 일
시 뽑히지 않았다.
대비노인은 그순간, 오른팔을 쓱 내려뜨리며 추악한 사내의 허리께를
팔굽으로 치려고 했다.
대비노인은 세 명의 고수에게 포위공격을 받으면서 간신히 몸을 지탱
하고 있었으나 이미 요행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는 싸우는 마당에서도 사방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어렴풋하게 저
쪽 나무 뒤에 사람이 숨어 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틀림없이 적이라 생각했다. 눈앞의 세 사람도 물리칠 수 없는데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는 자들이 또 나타났다면 도저히 자기가 오늘 이
자리에서 재앙을 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악한 사내의 무공이 가장 약했는데 대비노인은 먼저 한 사람이라도
제거해야 하며 무공이 가장 약한 추악한 사내부터 없애려고 작정했다.
그렇게 때문에 그는 팔굽으로 부딪쳐가게 되었을 때 구성의 공력을
돋우고 있었다. 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그의 무쇠망치와 같은 팔굽이
그 추악한 사내의 허리께를 내질렀다.
일초가 성공하자 대비노인은 속으로 기뻐하며 재빨리 나무 뒤로 돌아
가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도사의 연자추가 나무 뒤로부터 날아
들었다.
대비노인은 왼손으로 연자추의 쇠사슬을 내리치려고 하였다. 그 순간
하얀 광채가 번쩍했다.
그는 재빨리 오른쪽으로 피했다. 그러나 그는 나이가 많이 들었고 오
랜 싸움 끝에 지쳐 있었던지라 석 자정도 피해야 한다는 것이 겨우 두
자 일곱 치정도밖에 피해내지 못하고 말았다. 쉭,하는 가벼운 음향과
더불어 비쩍 마른 사내의 장검이 그의 왼쪽 어깻죽지를 찌르게 되었
고, 그의 어깻죽지를 관통한 검날은 나무에 날아가 박히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대비노인은 나무에 못박힌 셈이 되고 말았다. 느닷없이
일어난 변고에 나이 어린 거지는 어,하는 놀람에 찬 소리를 내질렀다.
세사람이 한 노인을 포위공격할 때 나이 어린 거지는 공평하지 못한
싸움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노인이 제압을 당하게 되자 그는 더욱 분노와 놀람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때 비쩍 마른 사내가 냉랭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백경도주, 권하는 술을 마시지 않고 벌주를 마시겠다는 것이오? 이
제는 우리 장락방으로 들어올 것을 약속할 수 있으시겠지?"
대비노인은 두 눈을 부릅뜨고 노갈을 터뜨렸다.
"네 녀석은 내가 백경도의 도주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 우리 백경도에 무릎을 꿇고 투항을 하는 비겁자가 있을 줄 알
았느냐?"
그와 같이 호통을 내지르면서 그는 힘주어 어깻죽지를 끌어당겼다.
어깻죽지를 못쓰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장검에서 어깻죽지를 뽑아 내
어서는 비쩍 마른 사내와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려고 했다.
이때 도사는 오른손을 휘둘렀다.
연자추가 허공을 날아올라 나무를 따라 빙글 돌았다. 이렇게 되자 강
철 쇠사슬이 대비노인의 몸을 몇 바퀴 휘감았다. 퍽, 하는 소리와 함
께 쇠사슬 끝에 붙은 쇠망치가 대비노인의 가슴팍을 후려쳤다.
대비노인은 길게 소리내어 부르짖더니 고개를 돌리고 입으로 선혈을
내뿜었다.
나이 어린 거지는 더 참을 수 없어 급히 달려 나가며 부르짖었다.
"이것보시오! 당신네들 세사람은 나쁜 사람이군. 어째서 좋은 한 사
람을 때리는 것이오?"
사연객은 미간을 찌푸렸다.
'저녀석이 기어코 말썽을 일으키는구나.'
그러나 그는 속으로 다시 생각했다.
'오히려 잘됐다. 저 세사람의 손을 빌어 그를 죽여버린다면 내가 맹
세를 어기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만약에 저녀석이 나에게 구원해달라
고 소리를 치게 된다면 내가 그를 도와 세사람을 해치우면 끝나는 것
이 아니겠는가?'
이때 나이 어린 거지는 나무 옆으로 달려가더니 대비노인의 몸을 가
로막고 부르짖었다.
"당신네들은 이 백부님을 더 괴롭힐 것 없어요!"
비쩍 마르고 키가 큰 사내는 나무 뒤에 그 누가 몸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먼저 발견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년이 달려나올 때 전혀 무공을 지니고 있는 것 같지 않으면
서도 당돌하게 나오자 반드시 그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
다.
'이 꼬마를 위협한다면 등뒤에 있는 사람이 나서지 않고는 못배길 것
이다.'
이와 같은 생각에 그는 우선 나무에 박혀 있는 귀두도를 뽑아들고 호
통을 내질렀다.
"이 꼬마 녀석아! 누가 너보고 이 나으리의 일을 간섭하라고 시키드
냐? 나는 이 늙은 녀석을 죽여야 겠다. 어서 비키지 못해?"
그는 커다란 칼을 들고 금방이라도 내려칠 것 같은 시늉을 했다.
나이 어린 거지는 말했다.
"이 백부님은 좋은 사람이예요. 당신들은 모두 나쁜 사람이예요. 나
는 반드시 좋은 사람을 도와야 해요. 한번 후려쳐 보세요. 나는 절대
비켜나지 않겠어요!"
그의 어머니는 간혹 기분이 좋을 때 그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기도했
다.
옛이야기 속에서는 반드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마음에서도 좋은 사람을 도와 나쁜 사람을 때려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비쩍 마른 사내는 노갈을 터뜨렸다.
"너는 이사람을 알고 있느냐? 그가 좋은 사람인지 네가 어떻게 아느
냐?"
나이 어린 거지는 말했다.
"이 백부님은 당신네들이 사악한 방파의 무리라고 했으며 죽어도 당
신들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그러니 당신네들이 나쁜 사람이
지요."
그는 몸을 돌려 그 연자추의 쇠사슬을 풀려고 했다. 도사는 냅다 나
이 어린 거지의 따귀를 후려갈겼다.
찰싹!
나이 어린 거지는 두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것을 느꼈다. 대뜸 왼쪽 뺨
이 부풀어 올랐다.
다섯 손가락의 자국이 그의 조그만 얼굴에 시뻘겋게 남아 있었다. 그
러나 나이 어린 거지는 하늘이 얼마나 높고 땅이 얼마나 두터운지 모
르는 것 같았다.
어젯밤 그는 후감집에서 금도채 사람들이 오도통을 포위공격하는 것
을 보았다. 첫째로 그는 오도통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분간
할 수 없었고, 둘째로 그 몇사람이 지붕 위에서 싸움을 했고, 오도통
이 떨어지는 즉시 키다리의 무기에 아랫배를 찔렸기 때문에 그로서는
간섭할래야 간섭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이 위험하다는 그런 생각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었다.
비쩍 마른 사내는 나이 어린 거지가 믿는 데가 있는듯 조금도 두려워
하지 않는 모양을 보고 의심을 품었다.
'이 녀석은 도대체 무엇을 믿고서 감히 장락방의 향주들 앞에서 잔소
리를 늘어놓는 것일까?'
이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그는 나무 뒤쪽을 바라보았다. 흘끗 사연객
의 청수한 모습이 망막에 비추자 대뜸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저 사람은 강호에서 말하는 현철령의 주인 사연객과 비슷한데 혹시
그가 아닐까?'
이와 같은 생각이 들자 그는 귀두도를 들고 호통을 내질렀다.
"나는 네가 어떤 내력을 지니고 있는 줄 모르며 너의 사부와 문파도
모르고 있다. 그런데 네가 방해를 한다면 무지한 거지가 날뛰는 것이
라 생각하고 한칼에 죽여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고 해서 누가 뭐
라고 하겠느냐?"
그는 휙, 하니 어린 거지의 목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한데 나이 어
린 거지는 고집이 세었고 위험하다는 것을 몰랐다.
그는 꼼짝하지 않고 똑바로 서서는 바라보았다.
비쩍 마른 사내는 그의 목과 수치쯤 되는 곳에 이르러 칼을 거두며
찬사를 던졌다.
"이 녀석 봐라. 제법 당돌하구나!"
이때 도사는 성질이 열화와 같은 사람이라 오른손으로 다시 일장을
들어 어린 거지의 오른뺨을 후려쳤다. 어린 거지는 아파서 왁, 하는
소리를 터뜨리며 울기 시작했다.
비쩍 마른 사내가 입을 열었다.
"맞는 것이 아프면 빨리 비켜!"
어린 거지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네들이 먼저 비켜요! 이 백부님을 괴롭히지 마세요. 그러면 나
는 울지 않겠어요."
비쩍 마른 사내는 그만 웃고 말았다. 도사는 재빨리 발을 들어 어린
거지를 차서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거지는 엎어져서 눈간에 시퍼런 멍
이 들고 얼굴이 부어오르게 되었으나 몸을 일으킨 후 여전히 대비노인
의 앞을 가로막았다.
대비노인은 성격이 괴팍해서 평소 친구가 없었다. 소년이 자기와는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목숨을 걸고 자신을 보호하는지라 여간 고맙게
생각하지 않았다.
"소형제. 네가 그들과 싸워 보았자 헛되이 목숨만 버릴 뿐이다. 이
정 아무개는 산송장이 다 되었는데 너와 같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으니
정말 헛되이 보낸 한평생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다. 너는
빨리 피해라!"
그러나 나이 어린 거지가 산송장이나 보람이나 하는 말을 알아 들을
턱이 없었다. 그는 다만 자기를 비켜나라고 재촉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예요. 나쁜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게 그냥 내버
려 둘 수는 없어요."
비쩍 마른 사내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꼬마녀석은 좀 이상한 데가 있다. 나무 뒤에 숨은 사람이 사연객
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우리들이 원한을 더 많이 맺을 필요는 없지
않으가? 하지만 이 꼬마의 몇 마디의 말을 듣고 떠난다면 장락방의 사
람들이 다른 사람을 두려워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들자 그는 귀두도를 쳐들고 말했다.
"이녀석, 내가 한번 너를 시험해 보겠다. 내가 너에게 설흔 여섯번의
칼질을 하겠는데 그래도 네가 꼼짝하지 않는다면 내가 승복하고 물러
서 겠다. 그래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냐?"
나이 어린 거지는 말했다.
"당신이 잇달아 설흔 여섯번의 칼질을 한다면 나는 두려워하겠지요."
비쩍 마른 사내는 말했다.
"그렇다면 됐다. 빨리 비켜라."
나이 어린 거지는 말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비켜나지는 않을 거예요."
비쩍 마른 사내는 엄지손가락을 추겨세우며 말했다.
"좋아! 배짱이 두둑하구나. 그럼 칼을 받아보아라."
하면서 맹렬히 귀두도를 휘둘러 그의 머리 위를 살짝 스칠 듯하며 지
나쳐 가도록 했다.
사연객은 나무 뒤에서 이와 같은 광경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 비쩍
마른 사내가 이리저리 칼을 휘두르는데 그 기세의 날렵한 것이 팔목의
힘만 이용한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즉 검술을 칼에다 응용한 것이었
다.
그러나 사연객은 그가 어떤 초식을 펼치고 있는지 그 이름을 알 수가
없었다. 한자루 무겁기 이를 데 없는 귀두도가 그의 손에서 휘둘러지
게 되었을 때 아무런 무게도 없는 것처럼 날렵했다. 거기다가 칼날은
나이 어린 거지의 머리 위를 스칠 듯하면서 지나쳐 가곤 했는데 그때
마다 한웅큼의 머리카락을 잘라내곤 했다.
그러나 나이 어린 거지는 매우 꿋꿋했다. 가슴을 편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칼을 칼빛을 번쩍번쩍 빛내며 뱀처럼 허공을 누비며 왼쪽에서 한 칼
질, 오른쪽에서 한 칼질등 그 나이 어린 거지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졌다.
설흔 두번을 휘두르게 되었을때 비쩍 마른 사내는 호통을 내질렀다.
"받아랏!"
그는 귀두도를 머리 위에서부터 아래로 곧장 내려쳤다. 쫙,하는 소리
와 함께 나이어린 거지의 오른쪽 소맷자락을 한조가 찢어냈다.
곧이어 그는 다시 그의 왼쪽 소맷자락을 찢어내었다. 그런가 하면 잇
달아 왼쪽과 오른쪽 바짓가랑이를 찢었다.
이어 비쩍 마른 사내는 칼을 거두면서 칼자루로 대비노인의 가슴팍과
배사이에 위치한 단중혈(檀中穴)을 향해 세차게 칼자루로 후려쳤다.
곧이어 그는 껄껄 웃었다.
"하하하! 이녀석, 정말 대단하구나. 알아모실 수밖에 없군."
사연객은 그가 검대신 칼을 사용했으며 삼십 육초를 잇달아 펼쳐내는
데 전혀 반푼어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자 속으로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초식을 거두면서 칼자루로 대비노인의 사혈을 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외쳤다.
'저자의 수법이 악랄하구나!'
이때 나이 어린 거지의 덥수룩한 머리카락도 그의 서른 두번째 칼질
에 제 모양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밤
송이 같은 머리가 되었다.
그는 사실 대비노인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버텨왔던 것이
다.
한편으로는 깜짝 놀라 움직일래야 움직일 수 없게 된것도 사실이었
다.
그는 자기의 머리카락을 만져보았다. 아니, 자기의 머리통이 제대로
있는지 만져보았다고 해야 정확하리라.
자기의 머리통이 여전히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다.
도사와 추악한 사내는 일제히 갈채를 보냈다.
"미(米) 향주. 정말 훌륭한 검법이오!"
비쩍 마른 사내는 웃으며 말했다.
"이 소형제의 의리와 용기를 가상히 여겨 오늘 우리들은 한번쯤 양보
를 합시다. 두분 형제들! 이제 돌아갑시다."
도사와 추악한 얼굴의 사내는 대비노인이 칼자루에 얻어맞은 후 겨우
한가닥의 숨만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곧 죽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무기를 찾아들고는 걸음을 옮겼다.
추악한 얼굴을 가진 사내의 걸음이 휘청거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상당한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비쩍 마른 사내는 오른손을 들어 나무 위에 대고 밀었다.
뚝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한 자 정도 깊이 박혀진 장검이 장력에 의
해 뽑혀졌는데 이때 대비노인의 어깻죽지에서 선혈이 왈칵 뿜어나오게
되었다.
비쩍 마른 사내는 그대로 뽑아든 검을 왼손의 검집에 꽂고 길게 소리
내 웃더니 사연객을 쳐다보지도 않고 걸음을 옮겨놓았다.
사연객은 속으로 생각했다.
'알고보니 저 비쩍 마른 사내의 성이 미씨였구나. 장락방의 향주라고
했겠다? 그가 몇 수의 재간을 보인 것은 나 보라고 펼쳐보인 것이겠
지. 검법이 날렵하고 매서운 점을 겸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소장의
석청 부부보다도 못한데 나의 앞에서 위세를 보이겠다니, 흐흐흐!'
평소 그의 성질대로라면 미가가 그와 같은 재간을 보이게 되었을 때
반드시 모습을 나타내어 버릇을 가르치려고 했을 것이다.
상대방에서 만약 조금이라도 불경스러운 태도를 보인다면 대뜸 죽이
고 말았을 것이었지만 지금 그는 현철령의 일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
더 쓸데없는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다만 싸늘한
안광으로 구경만 하고 있었을 뿐 나서지 않았던 것이다.
첫댓글 즐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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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훨훨부엉이 ``@-@``
즐감~1
감사합니다.
즐감...
즐감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좋아
즐감
ㅎㅎ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감즐감
감사
잘보고갑니다
즐겁게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즐독
잘읽었습니다. 감사.
즐독하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았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