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5 새벽 설교 이우람 목사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 (고전 14:33-40)
오늘 본문은 여성의 목사 안수, 여성의 교회에서의 활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고 인용하는 본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라는 말씀을 그대로 받아야 할까요? 모든 여자 목사님들, 사모님들, 여사역자들의 활동을 이제 멈추어야 하는 것일까요? 한국교회 70% 이상이 여성도님들이신데 그분들의 모든 교회 사역이 멈추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자 권사님들, 장로님들, 안심하십시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코 그런 의미로 쓰여진 본문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을 이해함에 있어 몇 가지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데, 항상 말씀을 볼 때에는 그 말씀의 상황과 배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전혀 무슨 말을 하는지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선한목자교회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부모님과 함께 있는 가족 카톡방에 밴드에 대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새벽 6시 40분에 목사 밴드하고 왔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답을 다셨습니다. “넌 뭐 연주했어?” 저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제가 뭘 연주하죠?” 그러자 아버지께서 답을 다셨습니다. “밴드했다며.” “아~.” 순간 이해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사실 밴드는 감리교의 훌륭한 전통입니다. 웨슬리 때부터 했던 기도 모임입니다. 그런데 다른 교회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밴드’하면 저희 아버지에게는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가 연상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기도회 하고 왔는데 아버지가 뜬금없이 ‘뭐 연주했냐고’하시니 무슨 말인지 몰랐고, 아버지는 아마 ‘무슨 목사님들이 새벽부터 연주를 하고 밴드를 하나?’ 이렇게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을 볼 때에도 상황을 잘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고대 헬라 사회는 우리나라도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그랬던 것처럼 남존여비 사상이 투철했습니다. 1세기의 헬라작가 플루타르크라는 사람이 「신부와 신랑에게 주는 충고」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혼한 여자는 집안에 머물러야 하며, 손과 발과 얼굴을 제외하고 어떤 신체도 일반 사람들에게 노출시키지 않아야 하며, 밖에서 말을 하지 않아야 하고 매사에 자기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여자가 말을 하고 싶으면 자기 남편에게만 해야 하며, 남편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고, 바깥에서 직접 말을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나 남편을 욕되게 하는 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런데 갈라디아서 3장 28절에서 대표되는데 교회 안에서 엄청난 사회 변혁적인 선포가 있습니다.
(갈 3:28)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유대인이나 헬라인이 하나입니까? 종이나 자유인이 하나가 됩니까? 남자나 여자가 어찌 감히 하나가 됩니까? 감히! 라고 고대 사람들은 생각했지만, 교회 안에서는 실제로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남녀가 동등하게 예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방언과 예언 등 성령의 은사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부부생활에서도 남편과 동등한 권리와 의무가 주어졌다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을 보면 남자 사역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루디아, 브리스길라, 뵈뵈, 순두게, 유오디아, 빌립의 네 딸 등 많은 여성도들이 적극적으로 사역에 동참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부흥할 때, 정말 기도의 자리에 많이 나오며, 헌신했던 분들은 대부분이 여성도들이었습니다. 성경을 파는 매서인과 전도부인들, 지금의 집사님, 권사님들을 통해 한국교회가 부흥해 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바울은 왜 고린도전서 14장에서 여자들은 잠잠하라고 말했을까요? 그것은 본문의 맥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먼저 이렇게 말합니다.
[33]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시요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니라
바울은 먼저 질서의 하나님, 화평의 하나님에 대하여 말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방언을 할 때에도 질서 있게 해야 되는 것, 가능하면 대중 앞에서는 방언 보다는 예언을 하라고 말해주는 본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본문이 34-35절이었는데
[34]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율법에 이른 것 같이 오직 복종할 것이요 [35]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지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
여기서 말씀이 끝나버렸다면 이 말씀은 모든 사람에게 일반화해야할 말씀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 뒤에 있는 구절을 봐야 합니다.
[36]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로부터 난 것이냐 또는 너희에게만 임한 것이냐 [37] 만일 누구든지 자기를 선지자나 혹은 신령한 자로 생각하거든 내가 너희에게 편지하는 이 글이 주의 명령인 줄 알라
이 말씀을 비추어 볼 때, 고린도교회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앞뒤 문맥을 따라 보면 고린도교회의 일부 여성도들 가운데 은사를 많이 받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방언의 은사를 받은 사람들이 자기만 신령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은사주의자, 열광주의자가 되어 질서를 어지럽혔고, 그 행동이 공예배에서조차 일어나 예배를 방해하는 일까지 생긴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바울이 말하는 것은 일반 여자성도들을 향하여 하는 말이 아니라, 고린도교회 안에서 문제를 일으킨 여성도들에게 하는 말씀입니다. 그들이 너무 심해서 남편을 부끄럽게 할 정도까지 논쟁을 하기도 하고, 영적 교만으로 인해 교회 안의 질서를 어지럽혔기 때문에 바울은 그들을 향해 잠잠하라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고린도전서에만 있으며, 고린도전서 안에서 조차도 바울은 여성도들이 예언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바울의 사역 가운데 여성도들이 없었다면 사역을 할 수 있었을까요? 여성 리더십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역을 지원했기 때문에 바울은 사역할 수 있었고, 초대교회는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사역에 있어 남자나 여자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고전 14:39-40) 『[39] 그런즉 내 형제들아 예언하기를 사모하며 방언 말하기를 금하지 말라 [40]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모든 일에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 모든 사역에 정말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고 있으십니까? 여러분이 기도할 때,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뿐 아니라, 사람들을 대할 때 정말 질서 있게 하고 있으십니까? 남자나 여자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품위 있게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제가 예전에 은행에서 청원경찰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무슨 무술을 했을까요? 아니요. 아무 것도 한게 없습니다. 청원 경찰의 일은 지킨다기 보다는 고객응대하는 일을 사실 더 많이합니다. 안전교육 갔을 때에도 “혹시 강도가 오면 가스총이 발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던지는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웬만하면 다치지 마시고, 그냥 도망가세요. 경찰을 부르시는게 더 좋습니다.” 네, 10년 전 일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무튼 제가 한 일은 “안녕하세요. 잘 오셨어요. 할머니, 또 오셨네요. 비밀번호 누르세요. (1234! 해줘~ 난 못햐.) 할머니, 그런 것 말해주면 안 돼요.” 이런 일들이었는데, 어느 날은 요새 전문 용어로 ‘진상고객’님께서 오셨습니다. 은행 VIP실에서 막 소리가 들리고, 팀장님 들어갔다, 부지점장님 들어갔다 아주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화내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그 사단을 일으키고 가셨는데 물건을 놓고 가신 것입니다. 부지점장님이 은행 오픈 시간 후라 스피커폰으로 해 놓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통화 연결 음악이 아주 멋지게 나옵니다. “보라 주님 구름 타시고 나팔 불 때에 다시 오시네.” 와, 제가 너무 창피해서 정말 주님이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품위 있게 살고 있습니까? 질서 가운데 하나님의 화평을 이루고 있습니까? 고린도전서 14장 26절에서는
“모든 것을 덕을 세우기 위하여 하라” 라고 하는데 다른 성경은 또 이렇게 번역합니다.
모든 것은 교회 전체에 유익을 가져와야 하고 주님 안에서 성장하는 데 유익해야만 합니다(현대어)
모든 것은 교회의 덕이 되게 행하십시오 (쉬운)
모든 것은 교회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공동번역)
우리의 모든 행동이 교회 전체에 유익이 오고 있습니까? 우리의 모든 것이 교회의 덕이 되게 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모든 삶이 교회 발전에 도움이 되게 하고 있으십니까? 오늘 이 시간 우리의 삶이 주님 앞에 품위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삶이 교회의 덕이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오늘부터 교회사랑 기도의 밤을 향하여 가는 단상기도회가 열립니다. 사랑하는 선한목자교회 성도 여러분, 주님을 사랑하십니까? 주님의 몸된 교회를 사랑하십니까? 우리의 모든 것이 정말 교회를 향하고 교회를 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합심 기도>
1. 고린도전서 14장 40절을 붙들고 기도하겠습니다.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 우리 안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품위 있지 못했다면, 질서 없이 살아갔다면 하나님께 간구하시기를 원합니다. 주님, 저의 삶이 주 앞에 품위 있고, 질서 있게 하여 주십시오. 말씀을 붙들고 다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
2. 이제 기도하실 분들은 단상으로 나오시기를 바랍니다. 이번에는 고린도전서 14장 26절을 붙들고 기도하시겠습니다. “모든 것은 교회의 덕이 되게 행하십시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사랑하지 못했다면 주님께 회개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나의 유익만 구하고 나만 아는 삶이었다면 이제는 교회를 사랑하고,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살아가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교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게 하여 주십시오. 다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
음성듣기: http://121.125.75.93/data/audio/20180205-1.mp3
첫댓글 "넌 뭘 연주했어?"
참으로 다가옵니다
목사님이 제가 듣기로는 드럼,기타,섹스폰, 플룻...이외에 여러 악기를 다루시는걸로 알아요 ㅋㅋ
지도 맨처음엔 그렇게 생각 되던걸요
저도 동지지요? ㅍㅎㅎㅎ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