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띠 이이마니가 부른 El pueblo unido]
Venceremos (칠레 인민연합 찬가) - Inti Illimani 노래.
9.11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에서 일어난 무역센터 빌딩 테러만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훨씬 중요한, 34년 전에 미국이 칠레라는 국가에 저지른 또 다른 9.11 테러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1970년 9월 4일, 칠레에서는 역사적인 일이 벌어집니다. 살바도르 아옌데 후보가 이끄는 인민연합(United Popular)이 우파인 기독교민주당을 꺽고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세계 최초로 선거를 통한 사회주의 정부가 수립됩니다.
1959년, 쿠바에서 '무장 투쟁'을 통한 사회주의 정부가 수립된 이후, 미국은 남미 국가들의 동향에 각별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사회주의 정부'라는 이유만으로 칠레의 아옌데 정부의 성격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하려 하지 않은 채, 아옌데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갖은 공작을 벌입니다. 구리 값을 일부러 폭락시켜 칠레의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칠레에 대해 경제 봉쇄 조치를 단행했으며, CIA 요원들이 야당/군부 인사들과 접촉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3년간에 걸친 공작 끝에, 1973년 9월 11일, 피노체트가 이끄는 쿠데타군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 집무실인 모네다 궁을 전투기로 폭격까지 하며 공격합니다.
아옌데 대통령은 쿠테타군의 공격이 있기 전에 자신의 경호원 및 가족들을 전부 밖으로 내보내고, 극소수의 경호원들과 함께 쿠데타군에 맞서 직접 자동소총을 들고 싸우다가 타계합니다. (피노체트는 쿠데타를 일으킨 후, 아옌데 대통령이 자살했다고 발표했지요. -_-;;)
20세기 후반에 벌어진 쿠데타 중 가장 비극적이었다고 일컬어지는 피노체트의 이 쿠데타가 일어난 후 일 주일간 칠레에서는 3만명의 시민이 살해당했고, 이후 약 1달간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들이 약 10만 명에 달했습니다.
미국은 자신들이 테러를 당했다고 설레발을 떨며 그것을 빌미로 또 다른 약소국을 공격하려는 추악한 모습 대신, 34년 전 자신들이 칠레에서 사주한 테러에 대해서 진지하게 사죄하여야 할 것입니다.
들으시는 노래는, 칠레판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불리는'El Pueblo Unido Jamas Sera Vencido" (단결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입니다.
34년 전, 잔뜩 찌푸리고 비가 내렸던 산티아고의 하늘처럼 오늘 서울의 날씨 역시 우울하기 짝이 없네요.
미국이 '당했다'고 주장하는 9.11 테러보다 미국이 사주한 '원조 9.11 테러'가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아래는 관련 기사입니다.
영국에서 체포된 칠레의 前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신병처리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지난 73년 그의 쿠데타로 무너진 살바도르 아옌데의 반미 좌파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쿠데타 공작을 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닉슨 행정부는 70년대 중반 아옌데 정권 전복공작의 일부가 표면화되면서 상원의 조사를 받기는 했으나 최근까지도 이와 관련된 비밀문서는 확인되지 않아왔다.
최근 비밀에서 해제된 미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국방부 등의 관련 극비문서에 따르면 미국의 아옌데 정권 전복공작은 70년 9월 아옌데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리처드 닉슨 당시 美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다.
리처드 헬름스 CIA 국장이 닉슨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적은 친필 메모에는 『가능성은 10분의 1이지만 칠레를 구하라』, 『칠레경제를 파탄에 빠뜨리고 공작금은 1천만달러로 하되 필요할 경우 더 사용해도 좋다』, 『대사관은 개입시키지 말 것』 등을 적어놓고 있다.
같은 해 10월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의 지시를 CIA 칠레지부에 전달한 비밀전문은 『아옌데가 쿠데타에 의해 전복돼야 한다는 것은 확고하고 지속적 정책』이라고 못박으면서 공작지침으로 『미국의 손』을 감출 수 있도록 공작을 수행하고 쿠데타 공작내용을 모르는 코리 칠레주재 美대사의 명령은 무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또 70년 12월4일자 국무부 보고서는 키신저의 지시로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특별실무진이 구성돼 아옌데 정권을 남미에서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세계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대출차단으로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한편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일어난 직후인 73년 10월 칠레주재 미대사관의 해군무관이 국방부에 보낸 보고서는 『칠레 쿠데타가 완벽에 가깝다』면서 쿠데타가 일어난 9월11일을 『우리의 디-데이(D-Day)』라고 적고 있다.(동아일보 98/11/09) 들으시는 노래인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를 만든 사람은 칠레의 유명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Sergio Ortega (세르히오 오르떼가)입니다.
세르히오 오르떼가는 칠레의 유명한 민중가요를 많이 작곡했는데, 아옌데 대통령의 선거운동 시기 인민연합의 선거 운동가였던 Venceremos (벤세레모스, 우리 승리하리라.
우리나라엔 '노농동맹가'로 번안되어 알려졌음)도 그가 작곡한 작품입니다.
Venceremos는 칠레의 민중가수인 빅토르 하라가 피노체트의 쿠데타 군대에게 처형되기 전 마지막 부른 노래로도 유명합니다.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란 영화를 보시면 빅토르 하라의 최후를 묘사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세르히오 오르떼가는 El Pueblo Unido를 1970년에 작곡했는데, 1973년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프랑스로 망명해서 활동하다가 2003년에 파리에서 운명했습니다.
들으시는 노래를 부른 인띠 이이마니는 께추아어로 "이이마니 산의 태양"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1966년에 대학개혁 운동으로 큰 소요를 겪었던 국립기술대(Universidad Technica de Estado) 대학생들이 결성하여 1967년에 공식적으로 출범한 그룹입니다. 이들은 안데스 악기를 대대적으로 사용하여 현란한 기악연주를 가미시킨 점에서 누에바 깐시온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고, 또한 칠레 인민연합의 승리 이후 선거운동에 관여한 계기로 많은 정치음악을 녹음하기도 했습니다.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De pie cantar, que vamos a triunfar, Avanzan ya banderas de unidad Y tú vendrás marchando junto a mi Y así verás tu canto y tu bandera florecer. La luz de un rojo amanecer Anuncia ya la vida que vendrá,
당당히 일어서서 노래하라, 우리는 승리하리라. 연대의 깃발은 이미 전진한다. 그대 또한 나와 함께 행진하리라. 그리고 그대는 곧 그대의 노래와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리라. 새벽의 붉은 기운이 이미 새 세상을 예고하고 있다.
De pie marchar, que el pueblo va a triunfar; Será mejor la vida que vendrá, A conquistar nuestra felicidad Y en su clamor mil voces de combate se alzaran; Dirán canción de libertad. Con decisión la patria vencerá.
굳세게 일어서서 싸우라, 민중은 승리하리라. 우리의 행복을 쟁취함으로써 얻은 세상은 더 나으리라. 투쟁에서 드높여지는 수많은 목소리로 우리는 해방을 노래하리라. 우리의 결의로 조국은 승리하리라.
Y ahora el pueblo que se alza en la lucha Con voz de gigante gritando: adelante!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후렴) 지금은 민중들이 투쟁 속에서 일어설 때 거대한 함성으로 외치리라. "전진!"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리.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리.
La patria está forjando la unidad; De norte a sur, se movilizará, Desde el salar ardiente y mineral, Al bosque austral, unidos en la lucha y el trabajo, Irán, la patria cubrirán. Su paso ya anuncia el porvenir.
조국은 북에서 남까지 단결을 이루어간다. 투쟁과 노동 속에서 결집하여 불타는 소금광산에서 남쪽의 숲까지 열어젖히리라. 조국을 지키기 위해 그 발걸음은 이미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De pie cantar, que el pueblo va a triunfar. Millones ya imponen la verdad; De acero son, ardiente batallón, Sus manos van llevando la justicia y la razón. Mujer, con fuego y con valor Ya estás aquí junto al trabajador.
일어서서 노래하라, 우리는 승리하리라. 수백만의 민중들은 이미 진실을 완성하고 있다. 그들은 강철로부터 나온 불타는 대대이다. 그들의 손은 정의와 이치를 나른다. 열정과 용기가 가득한 여인 당신은 이미 여기 노동자의 곁에 서 있다.
Y ahora el pueblo que se alza en la lucha Con voz de gigante gritando: adelante!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후렴) 지금은 민중들이 투쟁 속에서 일어설 때 거대한 함성으로 외치리라. "전진!"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리.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