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이장이던 김명수 씨는 용호리가 가장 못사는 마을이라면서 잘살고 싶다고 했어요. 워낙 산골 이라 감자∙옥수수 위주에, 고추∙배추를 키우는데, 이런 저런 병충해로 생산량이 너무 적었죠. 도울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지역의 농업 환경을 고려해 유기농 배추 생산연구 과제를 시작했습니다.” 2005년부터 3년간 유기농 잎채소류 생산기술 실증실험을 용호리에서 진행했다. 당시 배추 유기재 배를 하기에는 해충이 많고 무름병도 심해 농가들은 회의적이었다. 실제로 관행품종을 심어 일일이 밭 매고 재배해도 수확량은 절반 정도밖에 안 됐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자연조건 덕분에 생산한 배 추의 맛과 저장성은 확실히 좋았다. 여러 가지 유기자재를 이용해 병을 잡았고, 마침내 유기배추가 품질과 수량에서 확실히 성공했다. 국내 첫 유기농 김치의 주재료로 공급하게 된 것. 지금도 용호리 유기농 배추는 전량 계약재배를 통해 김치 생산업체인 한성식품에 공급된다.
다음 목표는 유기농 고추였다. 유기농 배추를 통해 쌓인 농가와 연구팀 간의 신뢰와 기술적 노하우 로 한층 자신감이 생겼다.
지 박사팀은 병해충∙시설 등 어느 한 부분만 개선해서는 명품 유기고추가 생산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재? 전 과정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첫 단계는 농사의 시작이자 절반이라는 품종.
종자업체인 대농종묘ㄜ와 공동 연구했다. 역 병 못지않게 유기재배 농가의 골칫거리인 탄 저병을 신속∙정확하게 확인하는 생물검정법 도 개발했다.
“탄저병을 막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반비가 림시설을 고안해 설치했습니다. 일조∙통풍 조건은 노지환경과 거의 같아요. 또 생육 전반에 걸쳐 토양과 작물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유용미생물 및 고추 후기 양분관리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생육 촉진 미생물 및 농업용 다기능 미생물 2가지의 특허출원, 양분 공급을 위한 녹비 이용과 2종의 발효액비 개발 등입니다.” 지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유기육묘, 선발품종 재배, 병해충 방제(반비가림시설, 난황유혼합제), 잡초관리(볏짚 피복), 재배방법 개선, 퇴액비 양분관리 등 중요 재배단계를 아우른다. 이 덕분에 용호 리 유기고추는 다른 지역에서 따라올 수 없는 명품으로 재탄생했다.
골칫거리 역병∙탄저병 다 잡았다
특히 역병은 육종기술 발전에 따라 저항성 품종을 만들 수 있기에, 품종에서 해결책을 찾기로 했 다. 대농종묘ㄜ와 공동연구를 통해 3년간 재배시험을 하면서 시판 고추 품종 47종을 대상으로 역병 저항성∙생산량 등이 우수한 유기농 적합품종 3종을 선발했다. 유기농에 적합한 고추 품종 <신독불장 군>과 <신옥동자>는 역병에 저항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또한 수량이 많아 유기재배에 적합한
기존 품종도 함께 재배하며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김 대표의 농장은 곧 지 박사팀의 연구 포장이기도 하다. 수시로 연락하며 기후변화와 병해충 발생에 대한 관찰과 대책을 함께 고민한다. 지 난해부터 <신독불장군> <배로따> 옆에 기존 품종을 심어서 수량∙병저항성∙색 등을 비교하는 중이 다. 지형진 박사는 역병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다른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반비가림시설로 수확량 확 끌어올려
김명수 용호친환경영농법인 대표는“어떻게 하면 탄저병을 막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반원형의 간 이 비가림시설므 했지만, 자연조건 그대로가 아니었고 트랙터가 들어갈 수 없어서 상당히 불편했다” 면서“지 박사팀이 연구한 우산을 씌우는 정도의 반비가림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 시설은 우산처럼 통풍과 일조는 노지와 같게, 직접 비 맞는 일만 없도록 고안한 것이다. 비닐은 3년에 한 번 교체하고, 지지대는 영구적으로 사용한다. 반비가림시설은 통 풍과 일조가 노지재배와 유사하고, 비바람을 막아 고추 탄저병균의 전 염을 완전히 차단한다. 작업기계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고, 탄저병 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투자한 시설비는 ?품 수확량이 크 게늘어2년이면 회수할 수 있다.
김 대표는“지난해 비가 자주 와서 노지재배 고추는 대부분 탄저병에 걸려 수확량이 평년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반비 가림시설 재배는 탄저병을 95% 이상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 다. 현재 화천군 내 유기고추 재배면적은 반비가림시설을 한 5농 가의 면적을 포함해 660a(2만 평) 규모다. 하지만 재배기술이 종합적 으로 마련되면서 내년에 1,650a(5만 평)으로 면적을 늘리는 데 이어, 10년 뒤에는 화천군에서만 10배, 20배로 재배면적을 늘릴 계획이다.
난황유∙요구르트 액비 등 쉽고 편한 자재 개발
“해외 연구자료와 문헌을 보면 기름방울이 해충의 호흡을 억제하고 지방대사를 방해한다고 해요.
흰가루병 균사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요. 달걀노른자에 있는 레시틴을 이용해 식용유∙물과 섞어 믹서에 돌려 우유처럼 뿌옇게 되면 사용합니다.” 다양한 농도로 실험한 결과, 0.4~0.5%가 가장 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 20ℓ에 식용유 60~100㎖ 를 섞은 양이다. 흰가루병∙응애에서 방제효과가 높았다. 작물에 해가 없고, 병해충에 따라서 40~50% 까지 방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충분한 방제라고 할 수는 없는 정도.
“배추 재배포장에 뿌려보니, 난황유에 미생물 농약인 BT제를 섞어주면 방제효과가 70~8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혼?하면 비용부담도 적고 적은 양만 넣어도 효과가 높죠. 용호리 농 가들에게 알리고 난황유 제조기를 특별히 제작해서 마을에 공급했습니다.” 난황유는 고추를 아주심을 때부터 수확기까지 7~10일 간격으로 살포한다. 밭에 별 이상이 없을 때는 2주 간격으로, 병이 왔을 때는 3~4일 간격으로 두세 번 연속 뿌리면 된다. 배추의 경우 아주심기부터 수확까지 8~9주 걸리는데, 배추는 초기방제가 중요하니까 아주심자마자 5~7일 간격으로 뿌려준다.
난황유와 함께 요구르트 액비도 농가에 활용법을 보급했다. 600ℓ통에 깻묵과 요구르트를 ?고 하 루에 1~2번씩 저어주며 우려낸다. 깻묵 등 비슷한 다른 재료에 비해 유채박에 질소 성분이 가장 많고, 인산∙칼륨 성분이 많으면서 양분용출도 잘된다. 요구르트 액비는 사용하기 1~2주 전에 만들어 쓴다.
최근에는 요구르트 액비도 대량으로 만들려면 비용이 부담되니, 우유를 요구르트화하는 저비용 제 조방법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지 박사팀은 앞으로 농가에서 구하기 쉬운 요구르트∙막걸리∙부 엽토 중 배양했을 때 무엇이 가장 쓰기 쉽고, 빨리 대량번식해 토양에 좋은지 연구할 계획이다.
고품질 유기고추 종합기술, 내년 전국으로 확대
특히 고추 재배기술이 완성된 것에 발맞춰 유기농 고춧가루 가공공장을 지었다. 7단계에 걸쳐서 불 순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등 안전하게 재배한 유기고추에 조금의 불순물도 섞이지 않도록 가공한다.
조만간 고추의 매운맛 성분을 선별하는 기기까지 갖추면 더욱 철저하고 품질이 규격화된 고춧가루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로콜리,양배추,콜라비 육종가 안경구 씨
충북 괴산군 청안면에 자리한 조은종묘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유명하다. 브로콜 리∙양배추∙콜라비 등 아시아와 유럽에서 많이 먹는 양채류를 육종하고 있어서다. 종자 회사 육종 15년, 개인육종 5년간 양채류 육종에만 집중하고 있는 안경구 씨는 국내에서 도 양채류 인기가 높아질 거라 자신한다. 글 김산들 사진 현진
“혼자라도 종자 수출하겠다”개인육종 결심
“양채류팀에 있었는데 처음부터 수출시장을 겨냥한 품종 육성이었죠. 양배추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브로콜리는 유럽∙미국∙멕시코, 콜라비는 인도와 동남아 로 수출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호평받으면서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좋았죠.” 하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중반, 잇따른 다국적 종자회사와의 합병으로 인 해 더 이상 국내에서 수출품종을 육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 2007년, 계속 좋은 품종을 만들어 수출하리라 마음먹고 개인육종을 시작했다. 국내엔 생소한 양채류를 개인육종하려니 처음엔 고민도 많았다. 국내작물에 비해 유전자원을 얻기 힘들고 개 발과 시험재배, 판매까지 생각할 때 시간과 비용 부담이 너무도 커서였다. 그때 힘이 되어준 건 먼저 개인육종을 시작한 선배들의 경험담이었다.
“수출작목은 품종 육성까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국내에서 시험재배하는 것?다 오가는 시간과 검역, 현지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니까 시간이 몇 배는 더 걸리죠.” 하나의 품종이 나오기까지 최소 3~5년이 걸린다. 브로콜리, 콜라비와 양배추 다 같다.
육종과정을 보면, 우선 수출대상국에 맞는 육종목표를 세운다. 예를 들어 인도 수출을 할 거라면 내병성 품종이 중요하니까 이 형질을 가진 유전자원을 우선 선발한다. 계통고정 5년차부터는 시험재 배를 2년 정도 한다. 그다음 원하는 품종이 나오면 시험용 종자 생산, 해외 현지회사를 통한 해외 시 험재배를 한다. 마지막은 국내 품종등록 혹은 해외 판매신?다. 하지만 적절한 유전자원이 없을 땐 갖고 있는 유전자원을 조합해 계통고정시키는 7년의 시간이 추가된다.
국내엔 아직 생소한 콜라비, 해외에선 인기 만점
이름이 다소 낯선 콜라비는 언뜻 보면 순무처럼 생겼지만, 뿌리가 아닌 줄기를 먹는 엄연히 다른 채소다. 콜라비 안에는 양배추의 성분이 있어 달고 항암성분∙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인공감미료 없이 도 시원한 맛을 낸다. 또한 칼슘이 많아 아동들에게 골격을 강화시키고 치아를 튼튼하게 해주며 셀러 리∙당근 등과 혼합녹즙을 만들어 마시면 위산을 중화시켜준다. 칼륨의 함유량이 특히 높아 체내에 쌓여 있는 염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기능도 한다.
월동작물이라 맛이 좋고 당도가 12도 이상 돼 과일처럼 느껴질 정 도다. 보통 11월 중하순부터 3월까지 판매되는데, 대형마트를 통해 샐러드 등 생식용, 녹즙용으로 판매된다. 최근에는 충남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달콤하면서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식으로 좋은 동결건조 과자를 개발 중이다.
“무게가 2.5㎏까지 나가는 초대형 품종 <자이언콜>은 올해 김치 속 에 무 대신 넣었는데 시원하고 단맛이 있으면서 오래도록 신선했어요.
안경구 씨가 육종한 유망 양채류 신품종
콜라비 <월드콜>●정식 후 53~58일에 수확하는 중조생종이다. 당도가 높 고 맛이 매우 좋으면서 구형이 우수하다. 밀식재배에 적합하면서 뿌리가 강 하고 내한성, 내서성이 우수해 경제적이다. 구색은 녹색이고, 제주도 월동 작형과 평지 봄∙가을 작형에 적합하다. 2010년 품종보호 출원.
콜라비 <오리온>●<월드콜>보다 약간 빠른 중조생종(50~55일)으로, 숙기 가 빠르고 무게감이 있다. 밀식재배에 적합한 동시에 내서성과 내병성이 뛰 어나 동남아∙인도 등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맞는다. 국내 제주도 월동 작 형, 평지 봄∙가을 작형에 맞는다. 2010년 품종보호 출원.
콜라비 <자이언콜>●가공용룀로 재배할 때 최대 2.5㎏까지 키울 수 있는 초대형 품종. 정식 후 45~50일 수확하는 극조생종으로 제주지역에서는 55~70일 생육한다. 생식용 재배는 600~700g, 가공용은 2~2.5㎏일 때 출하한 다. 맛도 좋은 품종으로, 2011년 품종보호 출원했다.
콜라비 <퍼플킹>●보라색의 외관이 우수한 품종. 육질이 뛰어나며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 구형이 편원형이며 구형 변형과 심박힘이 매우 늦다. 내한 성도 우수하다. 정식 후 65~80일에 수확한다. 제주도 월동 작형, 평지 봄∙ 가을 작형이 맞는다. 2010년 품종보호 출원.
양배추 <몽마트>●외엽이 단출해 밀식재배에 적합한 중조생종 품종이다 (정식 후 60~65일에 수확). 구형이 원형이고 녹색이며 구 내부강도가 매우 높다. 고온 결구력과 내추대성도 좋으면서 내서성 및 내병성이 우수해 덥고 습한 지역재배에 적합하다.
양배추 등록예정 품종●인도∙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품종이다. 생산에 편하면서 동시에 유통인, 소비자까지 고려했다. 내병성과 좀나방 내충성을 갖고 있으며 더위에 잘 견딘다. 기존 품종보다 7~10일가량 숙기가 빠르면 서 단맛도 갖췄다. 추대가 안정적이라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다.
현재 안씨가 육종한 콜라비 품종은 인도∙동남아로 수출되는데 시장점유율이 높다. 양배추는 인 도∙중국∙동남아, 브로콜리는 일본∙미국 수출에 이어 유럽시장에서 테스트 중이다. 전체 수출량은 세 작물을 합쳐 연간 3500㎏, 인도에 수출되는 양배추 종자가 이 중 50%를 차지한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고 이제 국내 차례죠
“세 작물 모두 원시케일에서 분화된 작물입니다. 콜리플라워, 브로콜리는 꽃 부분을 먹고, 케일과 양배추는 잎, 콜라비는 줄기를 먹죠. 꽃눈 부분에서 나온 액아를 먹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방울다다 기양배추고요. 현재 갖고 있는 1200종의 유전자원에서 벼 작물 육종이 다 가능해요.” 또한, 양배추의 경우 세대진전(종자에서 종자로 가는 것)이 1년에 1세대다. 같은 십자화과 작물 중 에서도 배추∙무∙고추∙수박 등이 1년에 2세대가 가능(1년에 두 번 재배)한 것과는 다르다. 물론 세대 진전이 더 긴 작물도 있다. 양파는 2년에 1세대다.
“이렇게 사이클이 길면 품종을 만드는 데 오래 걸리는 대신 시장에서 오래간다는 장점도 있어요.
하지만 현재는 이전보다는 품종선호 주기가 빨라졌죠. 육종 방향을 좌우하는 대상도 생산자에서 유 통인, 소비자로 옮겨가는 추세고?.” 양배추의 경우 예전에는 다수확, 내병성, 수송성 등 재배가 쉽도록 품종을 만들었다. 생산자의 요 구에 맞춘 육종이었다. 소비자들은 달면서도 아삭하고 부드러운 조직을 원하는 반면, 유통인들은 수 송 중에 깨지지 않는 것을 최고로 친다. 둘 다 생산농가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다. 그래도 서서히 유통인의 선호도에 맞춘 품종으로 가고 있다.
브로콜리는 농민과 소비자의 의견이 모두 반영되는 경우다. 제주도 재배가 전국 생산량의 85% 이상을 차지하는데, 입자가 고와야 하고 가운데 부분이 뚫리 는 ?동현상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무 게가 잘 나오고 쉽게 상하지 않아서다.
돔 형태를 띨수록 상품성을 높이 쳐준 다. 시장에 따라 작물에 따라 각기 다른 목표와 육종노력을 하는 것이다.
“품질만 좋다면 육종과정의 어려움쯤 은 기꺼이 감수할 겁니다. 해외시장에서 국산품종이 당당히 인정받는 보람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문의 조은종묘 043-836-3514
생강
봉하산촌생태마을에는 마을 할아버지들 입에서 입으로 재미 있는설화한편이전해내려온다.‘ 선녀와나무꾼’과‘혹부 리 영감’을 합친 것 같은 내용의 마고선녀 이야기가 그것으 로, 마을의 수락산 무지개폭포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 쳐진다. 마을에서는 이 설화를 접목한 다양한 체험 상품으로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글 이정희 사진 이성재
할아버지에게듣는 선녀이야기
구한순 봉하산촌생태마을 위원장(56)은“우리 마을에는 마고선녀 이야기의 무대가 된 곳이 여럿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마고할매폭포 또는 무지개폭포라 불리는 폭포, 그 아래 선녀가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 선 녀가 꽂았다고 전해지는 장암바위 등 설화 속 배경을 실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 무지개폭 포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계곡을 타고 마을 개천으로 이어지고 있어 사진작가들을 비롯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요.” 봉화산촌생태마을은 이처럼 마고선녀 이야기가 아름다운 자연 곳곳에 서? 있다. 마을은 이 같은 장점을 살려 더욱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특산품을 마련 해놓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산림청으로부터 우수경영마을로 선정되어 1억2500만원의 사 업비와 산촌생태마을 운영매니저 1명을 인센티브로 받기도 했다. 구 위원장은 그 배경을 이 렇게 설명한다.
“도암면으로부터 1400만원을 지원 받아 숲속의 집, 전통식품 체험장, 표 고재배단지 등 생산기반 조성사업을 실시했습니다. 또 한옥 황토민박시 설과 메주∙된장∙청국장 등의 전통 식품 생산을 이용해 소득을 창출하 고, 여러 봉사활동을 통해 마을 이미 지를 개선했습니다. 덕분에 우수경 영마을 선정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지원받은 사업비로는 산촌 생태마을에 필요한 공동 샤워시설과 취사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또한 스 토리텔링을 더욱 발전시켜 마을을 찾 는 체험객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 할 계획이다. 구 위원장은“농촌다움 이 보존된 우리 마을에 머물면서 산 골의 풍경과 인심, 우리네 전통 음식 과 문화 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볼 생각”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산림청이선정한우수경영마을
“6∙25 전쟁 직후에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한때는 50가구가 넘었어요. 하도 오지라 먹고 살 것이 변변치 않으니 도회지로 하나둘 빠져나가고 이제는 늙고 힘없는 사람들만 마을을 지 키고 있는 실정이지요. 그런데 요즘 들어 학생들이 마을을 찾으니 모처럼 아이들 웃음소리도 들리고, 또 내가 마고할매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들 해요.” 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마고선녀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수락산 아래, 달 밝은 밤이면 마고(姑)라는 이름의 선녀가 하늘나라에서 내려와 목욕을 하고 풍류를 즐기다가 아침이 되면 구름을 타고 하늘 로 올라가곤 하였다. 한편 아랫마을에는 나이 마흔이 되도록 장가도 못 가고 병든 노모를 모시고 머슴으로 살고 있는 늙은 총각이 있었 다. 어느 날 밤 총각은 밤이?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한다는 곳 근처에 몰래 숨었다. 선녀가 목욕하는 것도 구경하고, 잘 풀리면 견우직녀 이야기처럼 선녀를 아내로 삼아보자 하는 심산이었다.
과연 삼경이 가까워지자 마고선녀가 달빛을 받으며 하늘에서 내려와서는 맑은 물에 들어 가 목욕을 한다. 목욕을 마친 마고선녀는 소매 속에서 옥퉁소를 꺼내 불기 시작하였다. 그 소 리가 얼마나 마음에 와 닿았던지, 총각은 선녀를 아내로 맞겠다는 욕심도 잊고 큰 소리로 울 었다. 선녀는 총각의 자초지종을 듣더니“이것을 흔들면 몸이 아픈 사람이 나을 것”이라며 ? 포수로 금방울을 만들어 건넸다.
마고선녀로부터 금방울을 받은 머슴은 먼저 어머니의 병을 고치고, 불쌍하고 가난한 병자 들을 위해서도 금방울을 흔들어 병이 낫게 해주었다. 병을 고친 사람들이 앞다투어 곡식과 금 은보화를 갖다 주니 총각은 부자가 되었고, 결국 예쁜 처녀를 아내로 얻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수락산에는 설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마고선녀가 목욕을 했 다는 선녀탕이 있고, 그 앞의 너럭바위에는 선녀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감으며 양손을 짚어 생겼다는 자국이 뚜렷하다. 또 선녀탕에서 산 위까지는 선녀의 발자국 흔적이 바위마다 남아 있다. 상수락폭포에서 목욕을 하고 하수락폭포로 내려오며 짚었다는 지팡이가 변한 것이라 는 지팡이바위(일명 장암) 또한 우뚝 솟아 있다. 손길태 할아버지는 무지개폭포와 장암바위 에 대한 전설을 어렸을 적부터 들어왔다고 했다.
“여기 하수락마을에서 광덕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중턱 바위에 마고선(姑)이라는 글이 적힌 바위를 만날 수 있어요. 그 바위 밑으로 폭포가 떨어지는 곳에 아담한 못 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마고선녀의 목욕탕이지요.” 형님이신 손규진 할아버지(95)도 옆에서 거든다.
“어떻게들 알았는지 마을을 찾아와 무지개폭포와 선녀탕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마 을 사람들이 대부분 고령이라 더 이상 마고할매 이야기를 전할 수 없었는데, 요새 마을을 찾 는 젊은 체험객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지요.”
마고선녀퉁소불던청정자연에서산골체험
마을에서는 또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콩과 각종 산약초를 이용해 메주∙효소된장∙효소 집장∙고추장∙집간장 등을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구한순 위원장은“우리 마을은 신선이 지낼 만큼 수려하고 맑은 자연환경을 자랑한다”며 앞으로도 스토리텔링을 마을 알리기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마을은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를 마음껏 즐기면서 농촌 생활과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앞으로는 마고선녀 이야기를 마을 특산물과 체험 프로그램에도 접목시켜 더욱 다채로운 농촌 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문의010-8200-0967 www.bongha.kr
보일러 목재 펠릿 보일러 늘고 효율성 높아져
보일러가 농장에 본격 놓이기 시작한 이래 농업용 보일러 시장은 전기∙유류를 연료로 하는 제품이 90% 이상 을 차지했다. 그러나 면세유와 전기 등 연료 가격정책이 바뀔 때마다 농가들은 불안하기만 했다. 다행히 목재 펠릿을 연료로 한 보일러가 등장하면서 이런 불안감은 상당 부분 해소되는 분위기다. 최근엔 제품이 다양해지 고 효율성도 높아져 농가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글 김산들 사진 놀뫼보일러ㄜ∙귀뚜라미보일러∙규원테크
펠릿 찌꺼기로 인한 보일러 고장 말끔히 해결
일반 보일러와 달리 목재 펠릿을 활용하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 할 때보다 연료비 절감효과가 상당 하다. 기존 보일러 대비 연비절감 효과가 40% 이상이다. 또한 연료 공급부터 타고 남은 재 의 배출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용이 편리하다. 목재 펠릿은 나무를 건 조하거나 압축해서 만든 나무 조각을 말한다.
핵심기술은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출원한 TG버너식 작동에 있다. 기존 제품과는 버너 구 조부터 다른 횡형-3패스 방식이라 원료가 완전 연소된다. 덕분에 목재 펠릿이라는 원료 특성상 액체 및 고체 찌꺼기가 발생해도 완전히 태워버 려 보일러 고장 걱정이 전혀 없다. 또한 컴퓨터 로 기계고장이 진단되고 정전 시 스스로 복구를 하도록 설계됐다.
이 밖에떵 폐열회수 교환기를 장착해 폐열회 수를 통해 최고 50%까지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 과가 있다. 나가는 열의 온도가 200℃일 때 폐열 회수 교환기를 사용하면 70℃까지 온도가 낮아 져 밖으로 새는 열을 잡아 내부 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완전연소되는 제품이기에 가능한 효과다. 놀 뫼 펠릿보일러는 현재 일본 특 허출원을 마친 상태이며, 현 지 반응도 좋아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 생산 의뢰를 받고 있다.
놀뫼보일러 김주호 대표는“TG연소방식 이라 기존 제품과는 달리 완전연소를 나타내는 파란 불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75℃의 온수 를 시간당 6t 생산, 원예작물 재배나 축산 현장에 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 다. 문의041-741-1748
부분 가동 가능한 대용량 보일러
1차 연소실에서 열교환된 연소가스가 특수연관 을 통해 3번에 걸친 열교환 후 연도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또한 4단에 걸친 계단 식 연소판에서 펠릿이 전진 하므로 연료의 완전연소 가 가능해 연소효율이 매 우 높고 잔재가 적게 발 생한다.
특히 버너가 2기 장착돼 각각 독립운전이 가능 해 초기 운전 시 2개의 버너가 가동되고 온도가 상승하면 1대만 가동되는 비례제어로 연료 절약 이 가능하다. 이상이 발생했을 때에도 1기의 버 너는 정상 작동하므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연료(펠릿) 저장 공간인 1t 호퍼 외에 사업장에 맞는 대용량 의 호퍼(5t)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어 연료투입의 번거로움이 적다.
귀뚜라미보일러 관계자는“목재 펠릿은 신재 생에너지로 연료절감 효과가 뛰어난 만큼 농업 및 임업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으로 산 업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클 것”이라며“공인 인증시험기관(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농업기계 종합검정성적에서 열효율 88%를 받았으며 기기 및 부품의 안정성 기준에도 모두 합격했다”고 밝 혔다. 문의 1599-9000
수입 원료 써도 열효율 높아 경제적
난방출력은 12만4000㎉(990㎡), 24만1000㎉ (1485㎡), 29만1000㎉(1980㎡), 29만3000㎉(고온 성작물 700㎡), 81만2000㎉(고온성작물 990㎡)까 지 농장규모에 따라 5가지로 선택 가능하다.
4~6t의 대형 사일로가 설치돼 있어 자동으로 연 료공급이 가능해 포대로 어렵게 연료공급을 할 필 요가 없다. 노령농업인이나 여성농업인 모두 보 일러의 가동과 연료공급이 편하고 쉽다. 재 발생 량은 2% 미만이? 농업인의 관점에서 설계해 버 너 크링커, 재, 연관 슬러지 청소도 힘들지 않다.
현재 비닐하우스 및 온실용 펠릿보일러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산 림과학원 목재 펠릿보일러 공급업체로 선정되기 도 했다. 문의 053-856-5900
폐목재도 자원, 화천군 목재 펠릿 자원화
펠릿 제조에는 숲가꾸기 사업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나 목재과학단지 내 제재소에서 발생하는 톱밥, 우 드칩 등의 부산물이 이용된다. 생산능력은 1일 24 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시간당 0.5t이며, 품질규격은 국립산림과학원 고시에서 정한‘목재 펠릿 품질규 격’을 준수해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목재 가 제작된다. 펠릿은 지름 6~8㎜ , 길이 32㎜ 의 규 격으로 소포장(10㎏ ∙20㎏ )과 대포장(500~1000 ㎏ )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제조시설은 올 연말쯤 준공해 1개월간의 시운전을 거 친 뒤 내년 2월경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신 난방자재 탄소로 열 내고, 알루미늄으로 효과 높이고
탄소는 전기를 가하면 저항에 의해 열을 낸다. 이를 응용한 것이 최근 여러 난방재에 쓰이는 탄소발열체다. 알 루미늄 스크린은 온실에 필요한 차광과 보온 두 가지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열전도율이 높아 발열체의 열을 효과 적으로 전달한다. 이 같은 소재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최신 난방자재를 소개한다. 글 손수정
열전달 빠르고 전력소모 적은 탄소방열등
탄소발열체가 내는 열은 매개 없이 전달되는 복사열이므로 전구 내 진공층을 통과한다. 또한 복사열은 전달 속도가 빛과 같으므로 발생과 동 시에 주변에 열이 전달된다. 특히 탄소발열체는 온열효과가 높은 원적외선을 방출하므로 공간 전체가 훈훈해진다. 이런 원리로 필요한 온도까 지 상승시키는 데 연료가 적게 드는 것.
농가 실증 결과 바깥이 -20℃일 때 300W 탄소 방열등 30개(총 15㎾)로 330㎡(100평) 하우스 내 부를 18℃로 높일 수 있었다. 시간당 전기료는 600원. 설치 방법도 간단하다. 300W, 500W, 800W, 1000W 등 시설에 맞는 방열등을 백열전 구처럼 소켓에 끼워 쓰면 된다.
강석준 대표는“최근 탄소발열체가 난방자재 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공인되지 않은 일부 제 품은 폭발 등의 위험이 있고 수명도 짧다”며 검 증된 제품을 구입할 것을 당부했다.
문의 080-7085-8888 www.anyhot.net
열 나는 탄소망사 난방재, 팜스웰
가장 큰 특징은 열이 빠르고 균일하게 발생한 다는 것. 복사열을 내는 탄소발열체의 특성상 열 전달이 빠르고, 이를 제품 전면에 적용해 열선이 지나가는 부분만 뜨거워지는 일반 난방재와 달 리 표면이 고루 데워진다. 1㎡당 전력사용량은 120W로 기존 제품(250W)의 절반 수준.
여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이 제품을 바닥난방 재로 사용한 결과 삽목 발근율이 95%(기존 40% 내외)로 크게 높아졌으며, 육묘용으로 사용한 경 우 고른 성장을 보였다. 박경수 대표는“에너지 비용을 유류비 대비 60%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생 산성 증가, 출하기간 단축 등의 요인까지 더하면 농가의 경제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 말했다.
시판 제품은 폭 1000㎜, 길이는 5∙10∙15m 세 종류로 생산되고 있으나 규격별∙소비전력별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현재 육묘장과 삽목장 등 전국 700곳에 보급돼 있으며, 벼∙고추 건조용이 나 버섯재배사와 축사의 보온재로도 사용한다.
문의 031-221-0181~4 www.uniwarm.com
열효율 97.3%…알루미늄 방열관 전기온풍기
최근 성진정밀이 선보인 전기온풍기는 스테인 리스 히터봉과 이를 감싼 알루미늄 방열관을 일 체형으로 만들어 열효율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열전도율이 높은 알?미늄을 방열 매개체로 활 용하고, 관 주변에 핀을 꽂아 방열 표면적을 넓 힘으로써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는 기존 온풍 기보다 난방효율이 높다. 농촌진흥청 검정 결과 열효율 97.3%를 기록, 기존 온풍기의 90% 수준 에서 크게 향상시켰다.
고온의 히터봉이 주변 공기를 연소시키는 기 존 온풍기와 달리 난방 공간을 쾌적하게 유지하 는 것도 이 제품의 장점이다. 이 때문에 산소 부 족으로 인한 작물의 잎마름병이나 사람과 가축 의 호흡기질환을 일으키지 않는다.
12㎾ 제품으로 330㎡(100평)의 단동 하우스에 서 주난방으로 사용할 수 있고 난방비도 저렴하 다. 1일 10시간 사용할 경우 전 기료가 4368원으 로, 면세유 사용 시 1만 9200원보다 훨씬 적다.
“첫해에는 26%, 이후 연간 78%의 비용 절감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김준년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12㎾, 24㎾, 40㎾ 세 종류를 농업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전기배선만 돼 있으면 농가에서 직접 설치할 수 있다.
문의 054-977-6342 www.sungjinpre.co.kr
알루미늄으로 효과 높인 다겹보온재
또 직조 형태를 채용해 투습도를 향상시킴으로 써 하우스 내부의 과습 문제를 해결했다.
사용 편의도 꾀했다. 부직포는 장기간 사용하 면 흡수된 수분 때문에 무거워져 시설에 과부하 를 일으킨다. 하지만 이 제품은 무게가 가벼워 기존 알루미늄 스크린을 쓰던 농가에서 별도 부 속 없이 설치할 수 있고 관리도 편리하다.
박범순 대표는“연구 결과 부직포 대비 20% 이 상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효율적인 양 산화로 가격이 낮아지면 농가소득 증진에 도움 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의031-297-2600 www.boojun.com
공기열 냉난방시스템 공기에서 열을 뽑아 하우스를 난방한다
공기에서 열을 뽑아 시설하우스 냉난방에 쓴다. 공상과학영화 같은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비교적 따뜻한 남쪽 지역 농업 현장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이다. 전남은 공기열을, 제주도는 더 따뜻한 지하공기열을 이용하는 냉난 방시스템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 김병훈 사진 최명은
지열 냉난방시스템은 초기 시설비 부담이 단점
당연히 농업용으로도 개발됐다. 우리나라에서 도 지원사업을 통해 대형 파프리카 재배온실 등 에 도입 중이며 에너지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유를 태워서 온실을 덥히는 기존 시스템 에 비해 난방비가 거의 20% 이하로 낮아진다.
하지만 지열 냉난방시스템에는 큰 단점이 있 다. 초기 시설비가 많이 든다는 것. 온실 바닥크 기 면적의 땅을 1.5m 깊이로 파거나, 작은 면적 을 수직으로 150m 뚫어서 지열을 담아올 파이프 를 매설해야 한다. 대형 공사로 온실 면적 1㏊당 시설비가 10억~15억원에 이른다. 정부와 지자체 의 지원이 있다 해도 소규모 시설재배 농가에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서 등장한 게 공기열 냉난방시스템이다.
시설 외부의 대기나 지하 공기에서 열을 뽑아 히 트펌프로 압축해서 사용한다. 지열 이용보다 성 능이 좀 낮지만 시설비가 훨씬 적게 들며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저온성 작물을 재배하는 데는 전 혀 지장이 없다.
영하 15℃ 기온에도 하우스 안은 영상 15℃
지열? 비하면 공사는 간단했다. 하우스 외부 에 공기열을 뽑아 압축하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세우고 내부에는 큰 물통과 이에 연결되는 연결 파이프, 라디에이터를 설치했다. 공간도 별로 차 지하지 않고 시설비는 3.3㎡당 8만3000원 정도가 들었는데 60% 지원을 받았다.
첫해는 설치가 늦어 큰 영향이 없었지만 이후 두 차례 겨울을 지나면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실 감했다. 5000㎡ 기준으로 1년 난방비가 2500만 ~3500만원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적정 온도 유 지로 방울토마토 생육이 좋아지면서 품질이 향 상됐고 여름철 냉방 효과?지 누리면서 소득이 크게 증가했다.
담양이 남부지방이지만 내륙이어서 영하 15℃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1년에 3~4일 정도 되는 등 가끔 강추위가 닥친다. 그러나 공기열 난방 덕에 하우스 내부온도는 영상 14~15℃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우스 외부와 내부 온도가 28~30℃ 차 이가 날 만큼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웬만한 보온 시설을 갖춘 하우스면 공기열 난방으로 충분해 서 경유 난방기를 전혀 가동하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다.
경유 난방기 쓸 때보다 난방비 85%까지 줄어
한여름에도 공기열 냉난방시설의 쓸모가 적지 않았다. 26~28℃에 이르는 밤 기온을 20℃까지 시원하게 내려주니 방울토마토가 쑥쑥 자랐다.
이렇게 냉방을 겸하면서도 비용은 1년에 750만 원이면 충분했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방울토마토의 생육이 활발해져 색깔이나 선도가 좋아졌다. 곰팡이 등 병해도 줄면서 수확시기가 빨라지고 수확량도 늘었다. 기름값만 줄여주는 게 아니라 품질 향상 으로 소득까지 높여주니 이만한 효자가 없다. 공 대표는“수확기 조절이 쉬워 언제든지 우수한 품 질의 방울토마토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면서 “요즘 방울토마토 시세가 아주 좋아 농사지을 만 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008년 대숲연합사업단 영농조합법인 회원 62 농가 중 공기열 냉난방시설을 설치한 농가는 12 농가였다. 그런데 새로 시작하는 지원사업에는 모두 26농가가 참여를 신청했다. 그만큼 새로운 시스템의 효과가 현장에서 확인된 셈이다. 다만 시설비에 대한 지원비율이 높아졌으면 하는 게 농가들의 바람. 지열 냉난방시설의 경우 시설비 의 80%를 지원하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되더라도 70% 이상 지원이 이루어져 농가의 부담을 줄여 줬으면 하는 기대인 것이다.
함평군 엄다면에서 완숙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하이팜농장도 2008년 공기열 냉난방 시설을 설치했다. 문정하 대표가 2009년 2월 한 달 동안의 난방비 지출을 과거와 비교했더니 어 마어마한 차이가 났다. 약 4.5㏊ 온실을 경유로 난방할 때 기름값이 5940만원 들었는데 공기열 로 바꾼 후 전기료 900만원으로 대폭 낮아진 것 이다. 무려 85%의 난방비 절감 효과다. 냉방 덕 분에 여름철 고온기에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연 중 고품질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반 도 갖추게 됐다.
전남도 자체사업으로 2008년 보급 시작
전남도는 이 같은 평가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대상에 공기열 냉난방시설을 포함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건의 를 받아들여 지난 6월 외기온도가 상대적으로 높 은 경남∙제주∙전남 등에 공기열 냉난방시설을 지원하기로 하고 올해 전남에서 시범보급을 추 진할 예정이다.
공기석 대표는 공기열 냉난방?설이 작은 농 가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 이상 대형 온 실에서 파프리카 등 고온성 작물을 재배하는 대 형 농가라면 투자여력도 있어 지열 냉난방시설 을 설치하는 게 경제적이지만 소형 농가는 입장 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2500~5000㎡ 하 우스에서 농사짓는 소농들은 몇억원 드는 지열 냉난방을 갖출 수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으니 공 기열 냉난방이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한다.
화산 지형의 뜨거운 지하공기를 난방에 이용
제주도농업기술원은 2005년 1개, 2007년 51개 의 지하공을 뚫으면서 활용기술을 연구했다. 지 하 공기를 그대로 가져와 겨울에는 난방?으로, 여름에는 냉방용으로 사용하고 풍부하게 함유된 탄산가스를 작물재배에 활용해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하공기 순환만으로는 두 달 정도 의 혹한기에 난방 능력 부족으로 유류 난방기를 함께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2008년부터 효율이 높은 히트펌프 시스템을 도 입해 지하공기와 냉난방시스템을 패키지화하면 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가시화됐다.
제주 서귀포에서 애플망고를 재배하는 오영상 씨는 지하공기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설 덕을 톡 톡히 보고 있다. 그는 제주도농업기술원의 시범 사업 대상농가로 선정되면서 시설비의 일부를 보조받아 시설을 설치했다.
지름 30~40㎝의 구멍 1개를 공기층이 있는 땅 속 50m까지 파고 히트펌프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든 비용이 7500만원. 1000여만원을 지방비로 보 조받고 나머지 6000여만원은 자신이 부담했다.
시설 설치 1년 후 난방비 절감 효과는 놀라웠다.
동절기 5개월 동안 전년과 똑같은 온도를 유지 했는데 비용이 65%나 절감된 것. 4900만원이 넘던 난방비가 1680만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애플망고는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대표 적인 고소득작목이다. 하지만 난방비 부담이 큰 게 단점이다. 5월 수입되는 대만산과의 경쟁을 피하려면 4월 이전에 출하해야 하고 그러려면 충 분한 가온으로 수확기를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 다. 1650㎡(500평)짜리 하우스 2동에서 망고를 재배하며 중유열풍기만을 사용하면 11월부터 이 듬해 4월까지 5개월 동안 난방비가 무려 4900만 원이 넘는다.
지하공기에 함유된 탄산가스가 고루 전달되면 서 광합성을 촉진해 꽃이 일정하게 피고 과실의 표면이 매끄러워지는 등 상품성이 향상된 것도 냉난방시스템의 효과다. 비상품과 비율이 크게 줄고 수확량도 크게 늘어 소득증가로 이어졌다.
오씨는“지하공기열은 말 그대로 제주지역의 장점을 살린 무공해 신재생에너지”라며“국고 보조가 확대돼 더욱 많은 농가들이 기름값 부담 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력발전소와 공장의 폐열도 쓸 수 있다
온배수 활용?스템은 버려지는 온배수에서 열 을 흡수한 후 히트펌프를 거쳐 40~50℃의 온수를 생산해 하우스 내부를 난방하는 방식이다. 특히 온수뿐 아니라 9~11℃의 냉수도 만들 수 있어 냉 방까지 가능한 냉난방시스템이다.
도농업기술원은 이 시스템을 사용한 결과 경 유 난방에 비해 87%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여름철 하우스에 시원한 공기를 공급, 감귤이 골고루 착색돼 상품 성이 높아졌다. 도농업기술원은 올해 1㏊ 규모로 시설을 더 설치하기로 하는 등 사업을 확대해 나 갈 계획이다.
화력발전튼 온배수 활용은 발전소 인근 4~5㎞ 까지 가능해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이 시스템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 려진다.
공기열 냉난방시설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히 트펌프는 외부의 열을 흡수해 증폭하는 장치다.
그래서 어떤 열원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며 난방 을 하다가 거꾸로 돌리면 냉방시설이 된다. 당초 지열을 이용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공기열, 지하 공기열, 화력발전소 온배수열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이유다.
도농업기술원 허영길 지도사는“쓰레기 소각 장이나 공장의 폐열, 온천수 등 어떤 열이든 흡 수해 이용하는 게 히트펌프의 장점”이라면서 “새로운 열원을 이용하는 냉난방시스템이 계속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