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글루딘(2)
"몬스터!"
초록빛이나 주황빛 등을 띄는 괴물들 수백마리가 성 안에 있는 사람들과 공성전을 벌이고있었다. 어쩐
지 아렌 성지부터 이곳까지 오는 동안 몬스터를 한 마리도 보지 못했고, 이 근처에 와서는 나무들에 온통
손톱자국 같은 것들이 나있었던 것들이 이놈들 때문이였나보다.
글루딘 성 지휘부 - 하이첸 공작 본부 (기사길드 소속)
"대체 몬스터가 얼마나 몰려오고있는건가?"
"지금 성을 포위하고 있는 몬스터만 500에 달한다고 합니다. "
"뭐라고? 500씩이나? 제기랄.. 엄청난 피해는 어쩔 수 없잖아! 일단 성을 지켜야한다. 기병(말을 타고 싸
우는 군사)1,2 사단은 혹시모를 공격에 대비해 성 안에서 대기하고 나머지와 사병부대는 성문을 지켜라!
(군대에서 전술상으로 독립된 부대 - 사단 > 대대 > 연대로 나뉨). 기사들은 성벽에서 몬스터들의 접근
을 막아라!"
"알겠습니다. "
상부의 명령을 전달하는 정령사가 하이첸 공작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급하게 뛰어나갔다.
"도대체 클레이프 공작은 뭘하고있는게야!"
글루딘 성 지휘부 - 클레이프 공작 본부(마법사길드 소속)
"흠.. 500이나 왔단 말이지? 후후후.. 잘만 하면 하이첸 공작을 평생 주무르며 살수도 있단말이야. 마법
사들을 모아 대규모 살상마법을 시전시켜라! 그리고 궁수부대 모든 대대와 연대는 비상구역에서 후방지
원을 하고 장궁보병은 성벽에서 기사들을 보조해라. "
"예!"
마찬가지로 정령사가 그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바쁘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후후.. 하이첸.. 당신은 시간이나 끌어주면 되는거야. 하하. 푸하하하하하하. "
마법사들은 성 안의 안전지대에 모두 모여 대규모 살상마법을 펼치기 위한 마법진을 그리고 그에 필요
한 마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멀리서 약한 소리가 들리며 땅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진동이 기현에게 전달되었다.
"지진인가?"
뚜두두두두두
약하게 들리던 소리는 이제 무슨소리인지를 알 수 있을만큼 점점 커지고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발소리
이다. 발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지진은 아닌 것 같고 이건 아무래도...
"이건..."
기현은 뒤를 돌아보곤 기겁할 듯 놀라, 그대로 글루딘 성 쪽으로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현이 지나온 숲 쪽에서 천문학적인 수의 몬스터들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긴 줄을 형성해 줄줄
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넓은 숲 전체에서 몬스터들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몬스터들
이 바글거리는 글루딘 성을 향해 뛰어야만했다. 대충 1km를 넘는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려서야 글루딘 성
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많은 몬스터들을 뚫고 성문까지 가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는데 설사 성
문까지 간다 해도 성 안의 사람들이 사람 한 명 구하자고 성 전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문을 열어 줄 리도
없었다. 이제 슬슬 기현의 체력도 바닥을 들어내고 있었고, 앞과 뒤 몬스터들의 거리는 가까워져만 갔다.
기현은 이 위기를 모면할 방법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어쩔수 없이 성안의 사람들이 이 괴물들을 모
두 처리할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몬스터의 수가 너무많았다. 성을 포위하고 있는 몬스터
만 수백에 이르고, 아직도 숲에서 나오고 있는 몬스터들의 수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대로 가다
가는 저 성도 곧 함락당할 것이다. 성벽의 높이가 20m를 훌쩍 넘긴다지만, 이제 숲에서 나오고 있는 오
우거들 수십마리가 힘을 합치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항상 이렇게 산다면 차라리 죽은것만 못할
것 같다. 설마 항상 이렇게 살지는 않을테고 아무래도 드래곤의 영향이리라.
"이런 빌어먹을..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난 돌아가야되거든. "
기현은 꼭 돌아가리란 다짐을 즉석해서 하고 드래곤 블레이드에 마력을 형성했다.
"흐아아아압!!"
촤악
촤악촤악촤악
고블린이나 오크 같은 몬스터들은 쉽게 처리를 할 수 있었지만, 중간중간 있는 오크와 오우거의 중간 사
이즈의 몬스터이상은 몬스터들의 무식한 힘도 힘이지만, 수가 너무 많아 피할 곳도 없고, 공격하기도 쉽
지 않았다. 이러다가는 제풀에 지쳐 쓰러지게 생겼다. 기현도 슬슬 체력이 떨어져 겨우겨우 검을 휘두르
고 있을 때, 드디어 숲에서 끝없이 나오던 몬스터들의 행렬이 끝이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인 몬스터들
의 수만도 성 주변의 평지를 도배하고 있을 정도이니 막막할 따름이다. 성문 쪽을 보니 문에 금이 쫙쫙
간 것이 이제 얼마 못버틸 것 같았다. 이젠 방법이..
"큭.. "
기현은 날아드는 대충만든 도끼를 막으며 한가지 떠오르는 것이있었다. 크로아 남작의 말. 크로아 남작
은 기현이 마력을 뭉치면 그것은 속성은 없지만 분명 마법이라고 했다. 그 마법은 응축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으면 폭발을 일으키고, 그 폭발은 기현에게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지만 기현을 제외한 모두에게
는 엄청난 피해가간다. 이 많은 몬스터들을 상대하려면 분명 엄청난 마나가 필요하고, 그 마나를 모두 담
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기현의 몸에 있는 마나이기 때문에 몸에서 몸으로 한계 이상을 끌어올
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드래곤 블레이드!!"
드래곤 블레이드는 보통검이 아니다. 보통 검이 아닌 만큼 자신의 마력의 한계를 견뎌주리라. 기현은 드
래곤 블레이드에 마나를 주입했다. 점점 힘이 빠지고 정신마저 흐릿해져갔다. 몬스터들의 공격까지 피
하면서 마나를 불어넣으려니 가만히 마나를 주입하는 것보다 몸으로나 정신으로나 배는 힘이들었다. 너
무 많은 몬스터들의 공격들을 피하려다보니 몸 전체에는 자잘한 상처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자잘한
상처들이 모이고 모여서 치명상으로 변해가고있었다. 몸 속에서 기현의 생명력을 유지시켜 주고 있던
마나가 거의 다 빠져나가 드래곤 블레이드를 감싸고 빛났다. 커다란 검 전체가 파란 빛으로 눈이 부실 정
도로 빛이났다. 그러나 저번처럼 폭발이 일어나지도, 마력의 소용돌이가 치지도 않았다. 드래곤 블레이
드에서 나오는 빛 덕에 기현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몬스터들은 한걸음씩 뒤로 물러나기는했다. 하지
만 어느 새 기현의 지척까지 다가온 오우거들은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기현에게 다가왔다.
"이제.. 끝인가.. "
기현은 빠진힘과 몽롱한 정신으로 고개를 숙이고 드래곤 블레이드를 보았다.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걸
고 자신의 모든 것을 드래곤 블레이드에 쏟았는데 기대를 저버리다니. 그런 드래곤 블레이드가 원망스
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드래곤 블레이드 덕분에 이곳까지 왔으니 고마움이 더했다. 드래곤 블레이드의
손잡이와 검심의 중간에 박혀있는 푸른 보석이 눈에 들어왔다. 파란색의 보석을 보니 머리속에는 마력
이라는 강력한 단어가 떠올랐고, 죽기살기로 드래곤 블레이드 전체에 퍼져있는 마력을 푸른 보석으로
옮겼다. 기현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오우거는 천천히 발을 들어올리더니 기현을 밟을 듯 찍어 내려갔
다.
기현의 마력을 먹은 푸른 보석에서 빛이 터져나온다. 그 빛은 기현을 휘감기 시작해 기현의 주위로부터
점점 넓혀져 갔다. 사람이나 몬스터나 모두 눈이 부셔 쳐다볼 수조차 없는 강렬한 빛. 시간이 지남에 따
라 기현은 점점 버티기가 힘들어졌다. 서있는 것조차도 힘이들었고, 정신도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꼈다.
"설마.. 이렇게 죽는건가?"
기현은 몸 전체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잊기 위해 정신의 끈을 놓았고, 그와 함께 드래곤 블레이드에서 끝
없이 발산되던 빛도 점차 사라지더니, 이내 주변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글루딘 성 지휘부 - 하이첸 공작 본부(기사길드 소속)
수백의 몬스터들이 성을 포위하고 성벽을 타고 올라오는 몬스터들을 막고 있던 하이첸 공작은 저 멀리
숲을 뚫고 나오고 있는 수백, 아니 수천의 몬스터들을 보며 기겁했다. 그 많은 몬스터들의 앞에는 작은
무엇인가가 앞장서서 달려오고있었다.
"데.. 데스나이트인가!!?"
최근 강대국들에서 나타난다는 데스나이트를 떠올렸다. 몬스터들의 지배자라 불리우는 데스나이트. 하
지만 가까워지는 그를 보니 아무래도 사람같았다.
"사람.. 그럼 흑마법인가?"
정신계 저주마법인 정신지배는 흑마법의 일종으로 흑마법 자체가 인간에게는 사용이 금지된 마법이지
만 특히 정신지배는 인간이나 몬스터나 모두에게 사용할 수 없는 금지마법이다. 어차피 샤이아대륙에는
흑마법사들이 없다고 알려졌지만, 루나대륙에는 널리고 널린 것이 흑마법사라고한다. 그렇다면 루나대
륙에서 온 흑마법사일 가능성이컸다. 하지만 성에 가까이 온 그는, 마법이 아닌 검으로, 그것도 몬스터들
과 싸우고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생각이 빗나간 것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걸 따질만큼 한가하지 않았
다. 몬스터가 몇배로 불어났으니 이젠 기사들만으로는 안된다. 내키지는 않지만 마법사들만 믿어야했
다. 이대로 가다간 얼마못가 성이 몬스터천국이 될 것이다. 어쩌면 클레이프 공작에게 평생 깔리며 살지
도 모르지만, 모든게 끝나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편이 나았다. 성밖의 몬스터들을 보자니 생각하는 것만
으로도 머리가 아파왔다. 다시 몬스터들에게 쫓겨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보았다. 이 많은 몬스터들의
정 중앙에 있으니 바로 몬스터들에게 당할 줄 알았던 자신의 예상이 완전히 빛나갔다. 커다란 검을 한손
으로 빠르게 휘두르며 주위의 몬스터들을 혼자서 모두 처리하고있었다. 하지만 그도 인간이니 점차 힘
이들어보였다. 그런 그에게서 갑자기 엄청난 마나의 흐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멀리 있는 곳에
서도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마나. 곧 오우거가 그에게 다가가 그를 밟아버리려했다. 그 순간 그에게서,
정확하게는 그의 검에게서 눈이 부실정도의 밝은 빛이 터져나왔고, 그 빛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약 10여분이 지난 때, 그 빛은 조금씩 사그라들더니 이내 주위가 잘 보일 정도가 되었다. 하이첸 공작은
성벽 위에서 성벽 밖의 풍경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수천에 달하던 몬스터들이 도배를 하고있던 성
밖은 완전히 황폐해져있고, 성벽 끝에 남아있는 몬스터 몇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수천의 몬스터들은 흔
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아... "
멍하게 입만 뻐끔거리고 있는 하이첸 공작은 옆에서 부하 한 명이 부르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공작님! 밖에 누군가가 쓰러져있습니다! 그리고 10구역에는 아직 몬스터가 남아있습니다. "
"기병들은 성문을 열고 나가서 저기 쓰러져있는 저자를 데려오고 남아있는 몬스터들을 죽여라!"
하이첸 공작의 명령에 성벽위의 기사들이 정신나간 사람처럼 굳어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던 기병들
은 모두 나가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단 명령에 따르기 위해 몇 명은 기현을 데리고 성안으로 돌
아왔고, 나머지는 남아있는 몬스터 약 20마리 정도를 모두 죽였다. 기병들이 100명이 넘었기 때문에 인
명피해 없이 몬스터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었다. 기병들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며 다시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어디에도 수천마리였던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글루딘 성 지휘부 - 클레이프 공작 본부(마법사길드 소속)
성벽에서 기사들을 지휘하는 하이첸 공작과는 달리, 성의 내부 안전한 곳에서 마법사들을 지휘하던 클
레이프 공작은 멀리 성밖에서 터져나오는 빛을 보고는 부하를 시켜 무엇인지 알아오라 하였다. 그 후 한
참이 지난 다음에야 온 부하는 도저히 상식을 벗어난 말을 하고있었다.
"뭐라? 어떤 한 젊은 청년이 알 수 없는 마법으로 몬스터들을 모조리 죽였다고? 그것도 수천이나 되는
그 많은 몬스터를? 내가 저 밖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말하랬지 언제 네 놈이 보는 소설책 내용을 말하
랬나!! 지금 나를 가지고 노느냐! 바른대로 고하지 않으면 네 놈 가족들이 위험해질테니 어서 바른대로
말해라!"
"사, 사실입니다. 하이첸 공작님께서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
"그 노인네가 나이를 뒤로쳐먹었나 정신을 못차리는군. "
"하이첸 공작님 뿐만 아니라 그 장소에서 그를 목격한 모든 기사 및 궁수들이 모두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
다. "
"도대체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하란말이야!"
자신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이 되지 않자 열을 내던 클레이프 공작은 열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그래서 몬스터들은 하나도 않남았느냐?"
"약 20마리의 몬스터가 남아있었지만 기병들을 보내 처리했다고 합니다. "
"하! 기가막히는군. 그게 말이나 된단말이냐. 젊은 청년이 수천에 달하는 몬스터를 한방에 보내? 웃기는
군! 하이첸 공작이 무슨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잘된것일수도. "
클레이프 공작은 재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양피지를 펼치고 깃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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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약간 짧네요.. (죄송합니다!)
리플달아주시는 정도의 쎈쓰는 필수!
재미있게 봐주세요!
카페 게시글
로맨스판타지소설
[퓨전판타지]
드래곤 슬레이어 [수도 글루딘] (15)
꽃을든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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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22 16:4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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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유후 기현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기대됩니다,
헤헤; 과연 기현에게 무슨일이..? 기대해주세요 !
꺅~ 너무 재밌어요 맨날 님의 소설을 기다리고 있는 팬이에요 ㅎㅎ 마뉘마뉘 올려주시구요~~열씸히 쓰세요
헉! 이렇게 기쁠수가! ㅠㅠ 님췌고!! 헤헤~
야호 짱이에여 넘잼써요~~^^
님도 짱이에여 ! ㅎㅎ
언제 봐도 재밌는 소설인데요....(저는.......)
부족한 소설을 재미있게 봐주시다니! 이보다 기쁠수는 없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