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지난주 대구에서 아침 찬바람 쐬고 올림픽 기념관에 가서 런닝을 하다보니 어느순간 목이 깔깔해지고...결국 이게 목감기로 눌러앉았다.
반갑지 않은 손님을 딱 연말에 맞아들였으니 극진히 대접해서 내보내 드려야지!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낮에 서울 올라가기 전까지 죽은듯이 운기조식하며 몸을 다스린 덕에 일단 절정은 지났고 그러고도 일요일까지 완전휴식.
아직 후유증이 남은채 한해의 마지막 시간을 맞았지만 재야의 종소리고 일출이고 뭐고 다 지워버리고 핸드폰도 무음으로 돌려놓은채 또다시 칩거운둔모드로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고 몸을 쉬어주는 방법을 쥐어짜봤다.
그런 역대 한번도 없었던 신경끄기 전략이 통한 송구영신의 밤이 지난 뒤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대박 난리 부르스.
ㅇㅕ기저기서 오만가지 카톡들이 다 늘어져 있다.
만일 오지랍 넓게 그것들 다 들여다보고 있었더라면 아마 잠은 제대로 못잤을 듯.
그런데 한편으론 좀 씁쓸하기도 하다.
딱 30년전 이날을 기점으로 집사람과 나의 스토리가 익어간 터라...
말일날이면 지리산으로 떠나 천왕봉 정상에서 새해를 맞아야 된다고 철썩같이 생각하던 열혈청년 앞에 그것을 멈춰세운 사람이 나타났으니 바로 지금의 각시, 말일날 낮에 집전화를 받은 어머니가 배낭을 싸던 나를 불러세우며 "야 이놈아 여자다. 전화 받어봐"
인연이야 그렇게 이어졌지만 지금은 불편한 몸을 회복하는덴 신경끄고 동면모드로 보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열정이 식은 장년 아자씨.
그래도 그 뭤이든 어디 날아간 건 아니고 하나도 잊지 않고 있고 그 인연은 지금 현재형으로 있고 또 미래도 여전히 보랏빛으로 꿈꾸고 있으니...지금 쉬는 건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아요!
07:30에 일어나 새해 첫날인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니 여건에 맞춰 아파트 헬스장으로 내려가 런닝머신 달리기를 실시하기로 한다.
과연 이런 와중에 런닝이 될까?
54분간 10Km를 채우며 땀을 한바가지 흘려주는 것으로 갑진년 런닝다이어리의 첫장이 쓰여진다.
올 한해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그간 너무도 많이 내려간 체력과 건강지수도 챙겨야 되겠고 보편적인 직장은퇴 나이에 바닥을 치고 싶은 장년의 희망이 실현되는 한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