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로 채운 여행가방
식당 식탁 위에 놓인 신문에 매생이탕을 선전하는 광고를 보고 아내의 눈이 번득입니다.
“여보, 나 매생이탕 먹고싶다. 매생이탕 먹으러 한국 가자.”
“이 아줌씨가 입덧을 제대로 하네.”
그래서 한바탕 웃었는데
“진짜로 시원이네도 이번에 한국 한 번 갔다오지 그래.
타이어 두 짝이면 땡인데 여비 걱정 하지 말고.
준희 어머니가 지난여름에 고국방문길에 오르면서 타이어 두 짝을 들고 갔답니다.
“자동차 타이어 들고 비행기 타는 사람 들어봤어?
케네디공항에서 사람들이 웃고 난리드니 인천공항에서도 다들 배 터진다고 난리드라고.”
친정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급히 방문하는데 오는 길에 타이어를 사오라고 준희가 부탁하더랍니다.
준희는 여러 해 서울을 왔다갔다하면서 일종의 보따리장사를 해왔는데 최근에는 벤츠나 롤스로이 같은 미국에서 비싼 중고차를 사서 서울로 가져다 팔아 톡톡히 재미를 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령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특수한 타이어를 급히 찾는 이가 있어 오는 길에 사오라고 부탁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흔하디 흔한 굿이어(Good Year) 타이어야,
그거 두 짝 가지고 갔더니 비행기 표값 빠지더라니까.”
그래서 또 한 번 배꼽을 쥐고 웃었습니다.
많이 웃어서 눈물이 삐졌는지 모르지만 웃다가 척척해진 눈시울을 닦아내며 왠지 서글퍼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 우리도 이참에 매생이탕도 먹기 겸, 타이어 두 짝씩 들고 서울 갔다오자.
한겨레 불로거 newyorker(kkim914633)님의 글 [한국에 와서 느낀 점]
( http://blog.hani.co.kr/newyorker/16298 )에 [들국화예요]님이 다음과 같은 덧글을 다셨구려.
“밥값보다 비싼 커피 마시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 같아요.”
숭늉처럼 훌쩍훌쩍 마셔대다가 공짜 좋아하는 버릇에 덧채우기(refill)까지 시켜 마셨다가 밥값만 생각한 주머니가 얼마나 무안할까를 생각하니 선듯 나서기가 꺼려지네.
그래 타이어 한 짝 더 가져가면 커피값도 나오겠지. 양 손에 한 짝씩 들고 또 한 짝은 목에 걸고 가지 뭐.
그나저나 요즈음 모두들 거리에 나앉을 판국이라는데 타이어가 팔리기나 할랑가?
그래서 또 주춤거려지네.
오늘 인터넷경향신문에 “불황에도 잘나간 수입차 작년 판매 6만대 넘었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더군요.
( http://car.khan.co.kr/kh_car/khan_art_view.html?artid=200901071816255&code=920508 )
그렇다는데 아무리 거리에 나 앉은 사람 천지라도 미제 타이어야 팔리겠지. 아무렴.
나를 진료하던 박선생님이 묻습니다.
“한국 한 번 안 나가세요?”
“글쌔요, 금년에는 계획을 세워볼까 하는데....” (‘복사하기’가 돼 있어서 해마다 ‘붙이기’만 하면 되는 문장임.)
“내가 이번에 갔다 왔는데 무지하게 변했더라고요.
모두들 와인 안마시고 밥 먹으면 큰일 날 것 같이 생각해요. 하하하”
타이어만 산다고 귀국준비 되는 건 아니네.
와인 이름 하나라도 외워야 하겠잖아?
그런데 와인이라.
이름 한 두개 외운다고 채면 세울까?
밥 먹기 전에 마시는 것, 밥 먹은 후에 마시는 것, 차게 해서 마시는 것, 따숩게 해서 마시는 것, 이 요리에는 이런 것, 저 요리에는 저런 것...... 다 따로 있다잖던가. ( http://blog.hani.co.kr/newbornking/238 )
된장찌개 시켜놓고 달팽이와 함께 마시는 와인 가리키며 ‘저것’한다면 그 망실살을 어쩔까나.
당장 와인공부부터 해야할까보다.
아서라, 타이어 목에 걸고 가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책가방도 들지 않고 학교 다닌 주제에 와인공부라니, 가당찮다.
그래저래 멀어져 간 고국방문의 꿈.
첫댓글 아직도 한국에서는 생산 안되는 규격의 타이어들이 꽤 있나보군요... 설마 그냥 일반 타이어를 단지 미제라는 이유로 사오라고 부탁했을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그래서 '특별한 타이어냐'고 물었더니 '그냥 일반 타이어, Good Year 타이어'라더군요. 그러니까 그건 순전히 '미제'탓에..... 함 알아보시면 제 여행가방 챙기는데 큰 도움이......
예전에..한국의..모타이어회사에서..휠을..수출할때..입니다..모든사이즈..구비되어있답니다..물론..상위급..타이어는..견본이상의..의미는없지만..서도..모든..타이어..생산..가능합니다..제가본것중..젤루..큰것은..20인찌..까지보았답니다..(2000년)드때..당시..한국에서..생산되는..젤루..큰휠이..20인찌였고..거기에맞는..타이어는..다생산했었지요..하지만..생산량이..워낙에..소량이고..그리고..팔로가없다는..이유로..일반인에게..판매되지않은걸루..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