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헤어드라이어를 즐겨 사용하지 않던 이들이라도 샴푸 후 따뜻한 바람에 머리를 말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드라이어를 헤어 건조기쯤으로 치부하지 말자. 세라믹, 이온, 원적외선, 비타민… 이제 헤어드라이어도 건강을 얘기하는 시대다. 신기능을 갖추고 소비자 앞에 선 헤어드라이어, 당신은 어떤 제품을 고를 것인가?
소비자를 유혹하는 헤어드라이어의 테마는 건강. 대다수 신상품 드라이어에 세라믹, 이온, 원적외선, 비타민 등의 타이틀이 포함된 것이 그 예다. 헤어드라이어가 유독 건강에 집착하는 건 구조에서 비롯된다. 소형 가전 전문업체 유닉스전자 마케팅팀 김성훈 과장은 “헤어드라이어의 분출구 안쪽에는 전기 히터가 있어 유해 전자파 등이 모발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점에 착안해 전자파 차단, 이온 발생, 적외선 가열 등 기능성 드라이어가 하나 둘 출시된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엔 전자파 차단 기능은 물론 헤어 케어 기능을 더한 제품들이 인기라고. 하지만 다양해진 타이틀만큼이나 선택의 폭 또한 넓으니 내게 맞는 헤어드라이어 고르기도 고민스럽다.
드라이어 선택시에는 모발 타입보다는 모발 상태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우선 파마와 염색을 자주 해 머리가 많이 상했다면 비타민이나 에센스 효능이 있는 제품이 도움이 된다. 바람에서 비타민이나 에센스 등이 함께 나와 모발을 코팅, 열에서 모발을 보호해주기 때문. 반면 아이와 함께 사용하는 헤어드라이어라면 전자파 차단 기능이 우선이다. 겨울철 자주 발생하는 정전기 때문에 고민이라면 음이온 기능이 도움이 된다.
선택 기준… 헤어 케어 기능은 기본, 열과 바람 세기가 우선 그렇다면 헤어드라이어를 가장 자주 사용하는 헤어 디자이너들의 의견은 어떨까? 헤어 디자이너 김정수 씨는 헤어드라이어 선택의 첫째 기준으로 열과 바람의 세기를 꼽는다. 비타민ㆍ원적외선ㆍ이온ㆍ에센스ㆍ세라믹 등 좋은 머릿결 유지를 위한 케어 기능은 기본, 이후엔 바람의 세기와 열의 세기를 체크해야 한다는 것. 열이 낮으면 드라이를 할 때 컬을 만들기 어렵고, 바람이 약하면 모발의 윤기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고 한다. 열과 바람이 과도해도 문제다. 너무 세면 모발 내 수분을 과도하게 건조시켜 머릿결이 뻣뻣하고 부스스한 모발이 될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 임이석 원장도 “가장 중요한 건 열 손상이 얼마나 심한가 하는 점이다. 열 손상은 온도가 높거나 접촉에 의해 심해지는데, 너무 뜨거워지거나 접촉 면적이 넓은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어드라이어에 오랜 기간 노출시킬수록 모발의 큐티클층(모발 가장 바깥층) 단백질이 변형돼 모발이 갈라지거나 푸석해지고 잘 끊긴다는 것. 결국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할 땐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로 모발에 밀착을 피하는 것이 모발 건강에 좋다. 특히 파마 머리는 이미 화학 손상을 받아 열 손상에 더욱 취약하다고.
무작정 전문가용 구입은 머릿결에 도움 안 돼! 빠른 건조와 스타일링으로 가정용보다는 전문가용(미용실용) 헤어드라이어 구입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드라이어 열과 바람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위해 나온 제품으로 열과 바람이 모두 가정용에 비해 강한 게 특징이다. 모터부터 시작해 여러 부품이 가정용과는 사뭇 다르다는 게 제조업체 쪽의 얘기. 하지만 헤어 디자이너 김정수 씨는 초보자의 경우 전문가용 제품 사용은 자제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모발의 윤기, 컬 유지력 등 가정용에 비해 훨씬 앞서지만 이는 전문가의 테크닉이 더해진 결과다. 특히 전문가용 중에서도 열과 바람이 과도하게 강한 제품이 있는데, 초보자가 이런 제품을 사용할 경우 머리카락이 타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가정용은 전문가용에 비해 열과 바람이 약하고 모발 윤기와 컬의 탄력, 유지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사용 방법에 따라 결과 또한 달라진다. 특히 드라이와 드라이 롤로 컬을 만들 때는 먼저 열을 가해 원하는 모양을 만든 뒤 곧장 롤을 빼지 말고 3~4초간 열을 식히는 작업을 해주는 게 좋다. 열이 식으면서 모발이 처지지 않고 스타일링이 고정되도록 돕는 것. 그 시간을 좀 길게 하면 컬의 탄력과 유지력, 윤기를 잘 표현할 수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