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비 6,000원에 입장료 4,500원씩을 내고 들어간다.
아침 산책길에서 본 하늘이 맑아 다행이었는데 챙기고 오른 길도 좋다.
신흥사는 들르지 않고 울산바위로 오른다.
설악산에 와 대청봉을 오르지 않으니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번 여행은
바보와 함께 하는 나의 퇴임여행이니 양보한다.
물은 맑고 소나무 숲 사이 바람은 서늘하다.
소나무 사이 바위에 서서 보는 울산바위가 제모습을 보이더니 어느 순간부터
구름에 반쯤 가린다.
계조암 흔들바위에서 사진을 찍으며 논다.
비탈을 오르는 길에서 바보는 뒤쳐진다.
가끔 기다리며 힘을 내라고 한다.
내려오는 남자가 손 잡고 오르라고 한다.
빗방울이 몇 떨어지더니 하얀 구름이 다 가린다.
몇은 포기하고 내려간다.
우린 계단을 힘들게 올라간다.
난 제석산도 다녀온 탓인지 꾸준하게 오르지만 바보를 돕지 않는다.
그는 손으로 바닥을 기어 계단을 올라온다.
정상에 올라 갈래길을 사람 없는 곳으로 잡아 배낭을 푼다.
소주 한잔 마시니 힘이 또 난다.
이슬맺힌 풀을 보며 작년 8월 친구들과 올랐던 때를 생각한다.
바위를 돌아 계단을 다른 쪽으로 오른다.
건너 바위가 조금 열린다.
흐리던 동해바다와 미시령 오르는 길도 희끗 보인다.
구름은 바람과 대치하더니 어느 순간 앞쪽 풍광을 열어두고 넘어간다.
비못을 벗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난 오래 기다리면 멋진 풍광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짝을 지은 이들이 주변에 많다.
우리보다 시간을 더 보내고 있는 이들을 보며 내려온다.
올라오는 이들 중에 아이나 청소년을 데리고 오는 가족들이 보기좋다.
신흥사를 들러 박물관 앞에 있는 식당에서 보리밥 하나와 해물파전 막걸리를 주문해 배부르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