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교회] 명절(설, 한가위)에 거행하는 합동위령미사 때 제대 앞에 차례상을 차려도 되나요?
명절 합동위령미사를 거행할 때, 제대 앞에 차례상을 마련하거나, 제대 주위에 예물봉헌자의 조상 이름을 써서
‘지방’처럼 붙여두거나, 미사 중에 조상에 대한 분향 예식을 거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사를 차례나 제사를 대신하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제대와 제사상(차례상)을 혼동하게 하는
그 어떤 방법도 피해야 합니다.
제사(차례)는 조상을 기억하고 돌아가신 분을 위로하는 예식인 반면에, 미사는 성자 그리스도의 파스카
구원사건을 기억하고 그 은총에 감사하며 찬미하는 성사입니다.
조상에게 드리는 음식이 죽은 조상의 현존을 의미하지 않지만, 미사 때 축성된 성체와 성혈 안에는
주님께서 항상 실제로 현존하십니다.
미사와 제사는 비교할 수 없으며 혼동해서도 안됩니다.
조상을 위한 지향으로 명절 미사를 봉헌할 수는 있지만, ‘제례 예식’을 미사 중에 삽입해서는 안됩니다.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도 “설이나 한가위 등의 명절에는 본당 공동체가 미사 전이나 후에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조상에게 대한 효성과 추모의 공동 의식을 거행함이 바람직하다.”(제135조 2항)고
명시합니다.
미사 중에는 ‘상제례의 분향 예식’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례에서 분향은 ‘봉헌 또는 존경’의 의미를 지니지만 한국 전통의 분향은 죽은 이를 애도하는 의미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명절 미사는 보편지향기도를 바칠 때 다함께 위령기도를 바치며 조상을 위해 기도하면 좋습니다.
추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과일과 곡식으로 제대 주위를 꾸미는 것은 좋으며, 본당 상황에 따라 성당 입구나
다른 적당한 곳에 기도소를 설치하여 차례상을 차리고 조상들의 이름을 써서 놓아둘 수 있으며
거기서 분향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4년 9월 15일(나해) 연중 제24주일 가톨릭부산 5면, 전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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