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이어갈 전망이다. 더구나 나락을 헤매는 한국축구의 희망봉과도 같이 나타난
이 대형 스트라이커의 능력을 검증한 구단이 세계 최정상급 구단인 영국의 ‘맨체스
터 유나이티드’라는 사실 앞에서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현재 맨체스터로부터 강력
한 입단교섭을 받고 있는 이 소년의 이름은 조원광(15). 지난 10월 한양중학 3년을
중퇴한 조군은 지난 10월18일 최호규 에이전트의 주선으로 벨기에로 날아가 지난달
14일까지 맨체스터로부터 입단테스트를 받았다.
설기현이 활약하고 있는 벨기에 엔트워프 2부팀의 대주주인 맨체스터는 조군을 18∼
19세 청소년들이 활약하는 팀에 배치시켜 집중 테스트했다. 조원광은 11월20일까지 6
게임에 출장했으며 4골 2어시스트의 뛰어난 실력을 선보여 현지 언론과 유럽 명문구
단들의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11월1일 벨기에의 스포츠신문인 <라띄어롱 스포츠>는 1면에 조원광에 대한 기사를 실
었다. ‘아시아의 숨은 진주, 조원광’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현재 유럽 명문구단
의 스카우터들이 조원광에게 시선과 마음을 빼앗겼다’며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보도
한 것.
실제로 조원광에 대한 대접은 눈에 띄게 구별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입단테스트를
받기 위해 유럽에 올 때 체류비를 자신이 직접 부담한다. 조원광은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맨체스터 구단측에서 전액을 지불하고 있어 그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테스트를 지켜본 유럽의 스카우터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조원광에 대한 관심은 하루가
다르게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한국선수들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군문제도 해결되었
다는 사실까지 알려지자 더욱 군침을 삼키고 있다.
아시아 선수로는 15세 나이에 걸맞지 않게, 1백81cm 65kg의 균형 잡힌 몸매를 가졌
다. 부드러운 드리블과 빼어난 위치 선정, 부드럽고 예리한 슈팅 등 15세 어린 소년
의 기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훌륭한 천재성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맨체스터는 테스트를 받고 조원광이 귀국한 12월15일 이후 한국을 방문하여 조원광
부친 조인수씨와 구체적인 입단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사실 조원광에 대한 관심은 진작부터 일본 프로축구가 더 높았으며 집요하게 입단을
추진하고 있었다. 조원광의 유럽 진출 움직임에 가장 애를 태운 것은 당연히 일본 프
로축구계.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일찍부터 조원광을 점 찍어뒀다. 아비스파 모리 단장
도 조원광이 일본 프로축구에 진출한다면 최소한 “5억엔은 책임질 수 있다”고까지
호언 장담한 인물.
181cm 65kg 당당한 체구 ‘영국 귀화’조건 천문학적 베팅
삼성·LG·포항 일본 산프레체도 최고액 제시 스카우트 전쟁
"5억엔도 아깝지않다"
일본축구계의 거물인 일본축구강화위원장 오이타는 조원광 부친과 물밑 접촉을 은밀
하게 계속해오다가 조원광이 느닷없이 유럽으로 진출하겠다고 나서자 당황하며 접촉
을 서두르고 있다.
조원광은 연희초등학교 3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중학 1학년 때인 지난 98년 8월
유소년 상비군 대표선수로 선발된 이후 계속 유소년 대표선수로 뛰고 있다. 한국주니
어 대표선수로 뛰며 주득점원으로 활약했으며 주장을 맡아 팀을 리드하는 능력을 쌓
았고, 2000년 7월에는 제27회 전국중고축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계서도 조원광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발빠르게 조원광과 접촉하고
있는 구단은 안양LG와 수원삼성, 뒤늦게 12월초부터 포항스틸러스도 뛰어들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조원광의 가치를 알아보고 일찍부터 군침을 흘려온 선두주자는 수원삼성. 수원 스카
우터로 활동하고 있는 정규풍씨는 조군이 중1년생일 때 이미 뛰어난 능력을 한눈에
알아보고 입소문 내지 않으며 은밀하게 주시해 왔다. 정 스카우터는 2001년쯤 은밀하
게 연고학교로 진학시키며 조용하게 마무리 지으려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모
든 계획이 틀어졌다고 아쉬워하며 구단과 심도있는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 감독 또한 매우 적극적이다. 김 감독은 2001 신인드래프트에서 대학선수를 단 1
명도 뽑지 않은 사실을 거론하며 “조원광의 입단과 구체적인 관계가 있느냐”는 질
문에 대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혀 오래 전부터 조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수원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지켜보는 안양은 속이 바짝 달아오르고 있다. 조군의 부친
조인수(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씨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박병주씨는 뜸을 들이다가
조군을 가로채일 위기를 직감하고 한발 바짝 다가서는 기색이다. 박병주씨는 지난 10
월초 사석에서 조원광의 입단에 대해 구체적인 금액까지 거론했으나 조씨가 묵묵부답
으로 차일피일 미루던 중 수원이 접촉하는 낌새를 보이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안양이 제시한 금액은 한국프로축구사상 ‘역대최고액’이라는 소문이다. 사실 조원
광의 몸값은 하늘 모르게 뛰어오를 요인이 적지 않으며 그 가능성이 농후하다. 먼저
조군의 연령이 15세이며, 또 군문제까지 해결됐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감안하면 선수
생명이 최소한 15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도 가능하다. 그같은 긍정적인 근거를 가치
와 역산해 볼 때 엄청난 부가가치와 메리트, 또 투자가치가 보장된다는 분석이다.
뒤늦게 뛰어든 포항도 만만치 않다. 박성화 감독 이후 지속적으로 신진선수들을 스카
우트하고 있는 포항은 박수일 스카우터를 조원광의 전담팀으로 상주시키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 92년 대표팀에서 은퇴한 후 유소년 축구에 매진해온 최순호 감독으로서는 조원
광의 능력과 가치를 누구보다 일찍 알고 있었으나 2군 감독인 관계로 욕심을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조군
같은 미래의 대형재목이 꼭 필요하다며 박수일 스카우터를 연신 채근하고 있다.
-국가대표 핏줄 이어받아 -
조원광의 빼어난 천재성과 자질은 유전적인 특성이라는 것이 축구계에서는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 조원광은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국가대표 형제축구선수로
명성을 떨친 큰아버지와 친아버지 조종수(58)·인수(56)씨의 축구선수로서의 장점만
을 혼합한 결정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친아버지인 인수씨는 64년부터 금성방직 육군대표팀을 거쳐 96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감독생활을 했으며 프로연맹 경기부위원장과 스포츠TV 해설을 맡았던 정통 축구인이
다. 조원광의 백부인 조종수씨는 국가대표 선수를 지냈으며, 양지축구단과 서울은행
에서 선수로 뛰었고, 축구협회 상벌위원장을 거쳐 현재 월드컵조직위원회 경기국장을
맡고 있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측은 에이전트를 통해 장기계약과 함께, 조원광의 국적을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도 타진하고 있다. ‘만약 영국으로 귀화한다면 아시아선수로
는 누구도 받아보지 못한 최고액수를 보장받을 것’이라고 귀띔하고 있다.
한국 축구선수 중에서 국적변경까지 섭외 받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조원광의 미래가
치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성공할 가능성이 보장되는 어린 연령층의 선수들을 집중
발굴하여 투자하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조인수씨는 전혀 입장이 다르다. “천만금을 주더라도 귀화는 검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를 이어 축구하는 전통을 돈과 바꿀 수 없으며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
이 국적을 팔아 부자가 되는 것보다 더 큰 영광이며,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국내 프로구단과 먼저 진지한 협상을 한 후 유럽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
만, 만약 여의치 않을 때는 일본 프로구단과도 접촉할 것이라는 것이 조씨의 구상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