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만경(石曼卿)의 시에,
樂意相關禽對語
즐거운 마음 연결되니 새와 대화 나누고
生香不斷樹交花
싱그런 향내 이어지니 나무와 꽃이 어울리네
하였는데, “호연(浩然)의 기가 있다.”는 평이 나온 것이다. 또,
鶯聲不逐春光老
꾀꼬리 소리는 봄빛 따라 늙지를 아니하고
花影長隨日脚流
꽃 그림자는 언제나 해와 함께 흘러가누나
하였으니, 이야말로 그 기상이 어떻다 하겠는가? 비록 법문(法門)의 요결(要訣)에 견주어 논의하지는 못할지라도 역시 악착(齷齪.도량이 좁음)한 시가(詩家)의 생각과는 다른 것이다.
註: 석만경(石曼卿)은 송(宋)나라때 시인으로 이름을 떨친 석연년(石延年)을 가리키는데, 만경은 그의 자(字)이다. 석만경의 〈녹수음앵경대물(綠樹吟鶯景對物)〉이라는 시 중의 “樂意相關禽對語 生香不斷樹交花” 구절은 선현들이 한결같이 절창으로 꼽았는데, 정자(程子)는 “호연지기를 볼 수 있다[可以見得浩然之氣].”라고 평하였고,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연비어약처럼 제각기 즐거움을 누린다는 뜻이다[蓋亦鳶飛魚躍之意].”라고 평하였으며, 한수재(寒水齋) 권상하(權尙夏)는 “그 자연을 취한 것이다[取其自然也].”라고 하였고, 성호는 “앞 구는 천기(天機)가 절로 동(動)한 것을 말한 것이며 (뒤 구는) 근본이 있는 것이 이와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 ‘호연지기가 있다.’라는 평이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