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참선 삼매에 빠져 있는 정수회 반장 무연행 보살.올바른 참선 자세는 발과 손 ·허리 ·눈이 중요하다.
참선(參禪)은 ‘참구선정(參究禪定)’의 줄임말로, 잡념이 없이 일념(一念)이 되는 공부이다.
참선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정신을 집중하여 밖으로 향해 있는 마음의 눈을 안으로 돌려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보아 실상(實像)을 깨닫는 것이다. 정신 집중의 실마리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화두(話頭)이다. 참선의 궁극적 목표는 탐욕[탐:貪]·분노[진:瞋]·어리석음[치;痴], 삼독(三毒)의 뿌리를 끊음으로써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참선 방법은 좌선(坐禪)이다. 고요한 곳에서 두터운 방석을 깔고 하며 몸이 올바른 자세가 돼야 한다. 참선 자세는 크게 발·허리·손·눈의 네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발은 두 발을 반대편 넓적 다리 위에 놓는 가부좌가 기본이다. 이 때 어느 쪽 발이 위로 와도 상관없지만 몸 전체의 균형을 위해서는 두 발을 번갈아 위에 두는 것이 좋다. 또 두 발은 ‘일(一)’ 자가 되어 몸이 정삼각형을 이루어야 하며, 특히 다리가 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두 손은 포개서 발 위에 편하게 놓는데 위에 두는 손은 발의 순서와 일치하면 된다. 이 때 두 엄지손가락 끝은 서로 맞대야 한다. 눈은 크게 떠서 졸음을 쫓아야 하며 시선은 몸을 앞으로 구부려서 손 끝이 닿는 지점에 고정시키는 것이 좋다.
참선 날로 확산…타종교 신자들도 관심 (출처 : 조선일보)
▲사진설명 : 금강선원 정수회 회원들이 혜거 스님의 지도를 받으며 참선하고 있다./이응종기자
참선(參禪)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동안 주로 산 속에서 이루어지던 참선이 도심 한복판으로 진출하고, 수행자도 스님이나 불교 신자를 넘어 일반인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천주교 개신교 등 타 종교 신자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물질적으로 풍요해질수록 정신적 공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오전 9시50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5단지 아파트 맞은편에 자리잡은 삼우빌딩 4층 금강선원. 중년 여성들이 하나 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소법당으로 모여들었다. 법당에 들어선 사람들은 큰 방석을 하나씩 들고 벽을 바라보며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오전 10시 정각, 20여 명의 주부들은 ‘딱 딱 딱’ 세 번 내리치는 죽비 소리에 맞추어 참선에 들어갔다.
이들은 금강선원(원장 혜거·慧炬 스님)의 참선 모임인 정수회(正受會) 회원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함께 수행한다. 40~50대가 주축을 이루지만 칠순이 가까운 자성행 보살이나 30대의 능인심 보살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다. 50분 참선, 10분 휴식을 두 차례 하고 나면 점심 시간이다.
“참선할 때 시선을 한곳에 오랫동안 집중하고 있으면 색깔이 달라지던데요.” “그것은 물리적인 현상일 뿐 수행하고는 상관이 없어요.” “참선을 할 때는 큰 진전이 있는 것 같은데 생활 속에서 내 모습은 아직 별로 변화가 없네요.”
오후에는 각자의 참선담을 주고 받거나 선어록(禪語錄)을 공부한다. 참선을 더욱 잘하기 위해서는 앞서 수행한 사람들의 경험을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요즈음은 중국 당나라 때 선사(禪師)인 영가(永嘉) 스님의 어록을 배우고 있다.
정수회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 강원도 홍천군의 한 폐교에 마련된 야외수련장 선문장(禪門莊)에서 자연을 호흡하며 참선 삼매에 빠져든다. 이곳에서는 좌선 뿐 아니라 행선(行禪:걸어다니면서 참선하는 것)도 함께 하며 묵언(默言:말을 전혀 하지 않음)을 지키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 상태를 점검하기에 좋은 기회이다. 선문장에 가는 날이면 회원들 주변의 다른 종교 신자나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정수회 반장 무연행(52) 보살은 지난 95년 참선을 시작했다. 결점이 많은 자신을 변화시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금강선원의 참선은 다른 곳과는 달리 화두(話頭)를 받지 않고 스스로 찾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연행 보살은 그동안 주로 경전 구절 중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화두로 삼았고 지금은 ‘이 뭣고(是甚 )’를 화두로 갖고 있다.
무연행 보살은 참선의 결과 자신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믿는다. 화를 내는 일이 크게 줄었고 암기력이나 집중력이 많이 높아졌다. 이런 변화를 가장 반긴 것은 가족들이다. 남편과 두 아들도 참선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금은 온 가족이 새벽에 한 시간 동안 참선을 함께 한다. 무연행 보살은 “참선을 하게 되면 남의 허물은 보이지 않고 자기 허물만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 李先敏기자 smle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