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5회 FILA컵 국민생활체육 전국직장인축구대회 영남권 본선이 열린 남해 스포츠파크. 이날 경기에 참가한 18개팀 가운데 짧은 머리와 이색적인 멤버 구성으로 유난히 눈길을 끈 팀이 있었다. 바로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해병대교육훈련단'.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위치하고 있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부사관(하사~원사)들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팀이다.
총 32명이 가입되어 있다는 이 팀의 원래 명칭은 '풋살 형제'.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이지만 동시에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이 드물어 미니 축구인 풋살 동호회로 발전했단다.
스포츠조선의 직장인 축구대회 공고를 보고 '우리도 한번 나가보자'며 의기를 투합, 부대 이름을 걸고 대회에 출전했다가 직장인축구대회의 첫 군인팀이 됐다. 하지만 알고보니 군인팀이라는 딱딱한 이미지와는 달리 천사표 선수단이다. 이들의 출전목표도 불우이웃돕기가 최우선이다. 월요일과 목요일을 '금주(禁酒)의 날'로 정해 회비 1000원씩을 전 회원들로부터 거둬, 적립한 후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올해에는 포항시의 한 소년가장을 위해 돈을 모았고 당뇨로 인해 합병증을 앓고 있는 동료의 아내 병치료를 위해서도 선뜻 거금을 내놓았다.
특별한 훈련은 없이 수요일 체력단련 시간을 통해 조직력을 다졌다는 '해병대교육훈련단'. 단장을 맡고 있는 최영수 원사(49)는 "꼭 우승을 해 상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쓰고 싶다"고 밝혔다. 감독을 맡고 있는 박상찬 중사(39)도 불우이웃을 돕기위한 승리의 작전명은 '돌격! 골문앞으로'라면서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