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주한 강남 서초구 반포동의 대표 명품단지 반포래미안과 반포자이.
이들 아파트는 입주와 동시에 그간 강남 최고가를 지켜온 도곡동 렉슬아파트 가격을 훌쩍 뛰어넘었다.
두 아파트는 입지가 유사하고 비슷한 시기 입주했고 브랜드 파워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닮은 꼴 고급아파트`로 일컬어 진다.
그런데도 특이한 점은 두 단지간 동일한 평형, 동일 층이 매매가에서 1~6억원까지 큰 가격차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17일 단지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반포자이 전용 84㎡(35평형·중층 기준) 가격은 14억~15억원 선이다. 반면 인근 반포래미안의 동일 평형 동일 층대 매물 가격은 15억~16억원 선이다.
비슷한 입지와 동일 평형대임에도 1억원 수준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인근 황금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자이가 올 3월 본격 입주하고 래미안은 4개월 뒤인 7월에 입주했는데 입주 순간부터 래미안이자이가격을 앞지르더니 지금은 제법 가격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가격차는 대형 평형으로 갈수록 더 커진다.
입주전 분양권 가격 기준으로로 지난 1월 21억2500만원이었던 반포래미안 전용 198㎡(72평형) 가격은 12월 현재 30억5000만원에 이른다. 반포자이 194㎡(70평형)는 올 1월 분양권 가격이 21억원으로 래미안과 거의 가격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12월 현재 24억5000만원으로 래미안의 동일 평형대와 비교해 무려 6억원 정도 낮다.
두 아파트 사이에 가격 격차를 인근 중개업자들과 전문가들은 `학군 프리미엄`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포래미안은 강남 유일의 사립초등학교인 계성초와 최근 자율형 사립고로 선정된 세화여고에 인접해 있다.
사립학교가 추첨제 선발방식이긴 하지만 진학 전 정보에 빠르고 진학후 통학에 유리한 이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중학교 진학 역시 딸을 둔 학부모들은 래미안 단지 학군인 세화여중을, 아들을 둔 부모들은 반포중을 선호한다"며 "일부 자이 입주민들 중엔 주소지를 옮겨 자녀를 진학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역으로 자이단지 학군내 위치한 반포고는 공립에 남녀공학이어서 학부모 선호도가 아무래도 래미안 단지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리서치팀장은 "래미안이 한강변 도로 진입시 좀 더 가까운 이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학군 프리미엄의 영향이 더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학군프리미엄을 매매 평당가로 환산한다면 얼마일까. 30평형대의 경우 반포래미안이 평당 매매가가 4265만원, 자이가 3857만원으로 평당 약 400만원이, 50평형의 경우 반포래미안이 평당 4808만원, 반포자이가 4000만원으로 평당 약 800만원까지 학군입지에 따른 프리미엄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두 아파트간 학군프리미엄 차이는 전세금에서도 뚜렷히 나타난다.
반포래미안 전용 135㎡(52평형)의 경우 올 7월 입주 때 8억7500원 선에서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9억2500만원 선에서 전세매물이 나온다. 반포자이 전용 132㎡(50평형)의 경우, 올 7월 6억5000만원선의 전세금이 7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양쪽 모두 전세금 급등에 힘입어 전세가가 크게 올랐지만 2평 남짓한 면적 차이에도 래미안이 자이의 전세가보다 2억원이나 높은 셈이다.
그러나 학군을 제외한다면 래미안에 비해 자이단지의 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A공인 관계자는 "반포자이의 경우, 매머드급 주차시설을 갖추고 있고 외부공간에 차량이 이동 못하며 복지커뮤니티가 래미안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는다"며 "노년층과 자녀가 없거나 어린 신세대들에겐 반포자이 선호도가 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