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5일 청년학생수련회 개회예배
내게 주신 잔
요한복음 18장 1절~11절
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건너편으로 나가시니 그 곳에 동산이 있는데 제자들과 함께 들어가시니라
2 그 곳은 가끔 예수께서 제자들과 모이시는 곳이므로 예수를 파는 유다도 그 곳을 알더라
3 유다가 군대와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에게서 얻은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등과 횃불과 무기를 가지고 그리로 오는지라
4 예수께서 그 당할 일을 다 아시고 나아가 이르시되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5 대답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하시니라 그를 파는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섰더라
6 예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니라 하실 때에 그들이 물러가서 땅에 엎드러지는지라
7 이에 다시 누구를 찾느냐고 물으신대 그들이 말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8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너희에게 내가 그니라 하였으니 나를 찾거든 이 사람들이 가는 것은 용납하라 하시니
9 이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 중에서 하나도 잃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10 이에 시몬 베드로가 칼을 가졌는데 그것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오른편 귀를 베어버리니 그 종의 이름은 말고라
11 예수께서 베드로더러 이르시되 칼을 칼집에 꽂으라 아버지께서 주신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
지금 이 시간 우리가 함께 있는 이 곳은 한국 교회의 밑거름이 되었던 순교자들의 순교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관입니다. 개신교가 이 땅에 뿌리 내린지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각 교회의 헌금으로 세워진 기념관입니다. 조선조 말엽인 1884년, 이 땅에 기독교 씨앗이 처음 뿌려진 이후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전도하다 숨진 순교자들의 수는 대략 2,600여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초기에는 '혹세무민'(세상 사람들을 속여 정신을 홀리고 세상을 어지럽힘) 이라는 이유로, 일제 치하에서는 독립운동을 하고 신사 참배를 안 한다는 이유로, 6·25때는 반공유산이라는 이유로 순교자의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기념관에는 이들 순교자들의 사진과 함께 한국 개신교 최초의 순교자 토마스 목사의 처형장면을 그린 그림, 1930년대 이전 개화기 교회들과 우리 사회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습니다. 특히 기념관 입구에 있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순교자 토마스 목사의 처형 장면을 그린 그림은, 토마스 목사의 처형 전 기도하는 모습과 창을 겨누고 있는 한국 군인들의 모습에서 순교의 아픔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섬세한 묘사와 수묵담채화로 그려 낸 토마스 목사의 순교는 역사책에서 문자로만 전해 듣던 기독교 역사를 생생한 그림으로 표현하여 그 감회가 새롭습니다. 2층에 전시 된 순교자들의 사진과 초기 교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한국 선교 초기 사회와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말을 타고 전도를 나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말을 타고 전도를 하려 했던 순수한 신앙의 열정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3층에는 202명 순교자들의 사진과 간단한 약력들, 그들이 썼던 성경, 편지 등의 유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일제와 6·25전쟁 등을 거치며 목숨을 바쳐 종교단압에 항거했던 순교자들이 사용하던 것들입니다. 또 회의실에 마련된 서가에는 교계 관련 서적 860권이 비치돼 있고 성경의 변천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20년대부터 최근까지 발행된 시대별 성경 40여권이 전시돼 있습니다. 기념관 뒤편에는 개인 기도소도 마련돼 있습니다. 한편, 기념관 앞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도문이 적힌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바로 주기철 목사의 시 '고난의 명상'. 기념관에 있던 수많은 순교자들의 그림, 사진, 유품들과 함께 지금의 한국의 기독교와 자신의 신앙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더없이 귀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선배 신앙인들의 삶을 교훈으로 삼아 그들이 걸어왔던 길이 여러분의 인생길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은 ‘내게 주신 잔’이라는 제목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운동경기 중에 가장 성경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경기를 들라하며 야구가 있습니다. 야구에 나타난 요소들만 제대로 배워도 우리는 신앙의 용장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야구경기의 모든 것은 감독의 사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1루에 나가 있는 선수들은 오직 감독의 얼굴만 봅니다. 감독이 2루로 도루하라는 사인을 내면 자기의 생각과 판단을 중지하고 오로지 있는 힘을 다해 뛰어야 합니다. 즉 야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감독에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야구에는 ‘희생’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축구에서는 다른 선수가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어시스트라고 합니다. 야구에서는 어시스트의 개념을 뛰어 넘는 희생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십자가가 있는 유일한 경기는 야구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는 희생번트라는 게 있습니다. 나는 죽더라도 다른 선수를 살리는 것이 희생번트입니다. 또 희생플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가 죽음으로 말미암아 다른 선수가 점수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체를 살리는 것입니다. 야구에서 희생번트나 희생플라이를 잘하는 팀은 승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팀은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야구경기에서 희생번트를 하라고 내보낸 선수가 아무리 홈런을 쳐도 감독에게 징계를 받는다고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감독에 순종하지 않는 그 선수는 경기를 망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누가 훌륭한 선수입니까? 희생번트를 하라고 할 때 희생번트를 하고, 홈런을 칠 정도로 장타를 치라고 하면 장타 칠 줄 아는 선수가 훌륭한 선수입니다. 사인 받은 대로만 순종하는 선수가 훌륭한 선수입니다. 우리 성도에게도 야구선수처럼 하나님이 그 각자에게 주신 사인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명이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그 사명이 무엇이라고 이야기합니까?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잔 이라고 묘사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음을 강조하는 구절입니다. 모든 성도들에게는 이처럼 하나님이 주신 각자의 잔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잔을 마실 생각은 하지 않고 잔을 바꾸어 달라고 아우성칩니다.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삶을 살곤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어떤 존재로 부르셨습니까? 바로 축복의 통로로 부르셨습니다. 구약성경에 요나라는 선지자가 나옵니다. 그 역시 하나님께서 주신 잔이 있었습니다. 니느웨로 가서 말씀을 증거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요나는 어떻게 합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려 합니다. 그래서 배에서 풍랑을 만나게 됩니다. 요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할 요나가 졸지에 재앙의 통로가 되어 버렸습니다. 요나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함께 있던 많은 이들이 재앙을 겪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서 회개하고 순종함으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게 됩니다. 우리의 머리와 생각으로는 때때로 하나님이 주신 잔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것을 원하십니다. 그럴 때에 능력 있는 하나님의 성도가 될 수 있습니다. 토레이 라는 유명한 목사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권능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우리가 그 권능을 받는 데에는 오직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 절대 순종하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권능이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 놀라운 권능이 우리의 삶에 임재 하는 통로는 딱 한가지입니다. 바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우리 청년․학생들이 하나님 앞에 절대 순종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선 주일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예배보다 다른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생각으로는 예배는 오전예배 드리고 나머지는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러한 점이 요나와 다른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절대적으로 예배시간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예배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첫 번째 길입니다. 그 다음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종이신 목사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 인생의 여러 가지 선택의 경로에 서 있을 때 고민하십니까? 그러지 말고 목사님과 상담해 보십시오. 그러고 나서 목사님의 말씀에 순종하십시오. 다른 것들은 생가하지 말고 순종하십시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을 때 하나님의 권능이 우리에게 강력히 임할 것입니다. 말씀의 결론을 맺겠습니다. 성프란체스코가 수도원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수도사가 되겠다는 두 사람이 수도원을 찾아왔습니다. 프란체스코는 마침 그 때 배추 모종을 심고 있었습니다. 그는 두 사람에게 이런 명령을 내렸습니다. “배추를 거꾸로 심으라.” 뿌리를 하늘로, 줄기를 땅으로 하여 심으라고 하는 이상한 명령이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그 말대로 순종하여 배추를 심었고, 다른 한 사람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제대로 심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거꾸로 심은 사람은 수도사로 입문하게 되었고, 자기의 생각대로 제대로 심은 사람은 집으로 돌려 보내지고 말았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지금 프란체스코가 뽑고자 하는 사람은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이 아닌 순종하는 수도사를 뽑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고 우리가 하나님께 쓰임받기 위한 관건은 순종입니다. 순종합시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주신 잔을 피하지 않고 순종하셨습니다. 이 곳 순교자 기념관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믿음의 선배들 또한 하나님께 절대적으로 순종하신 분들입니다. 이 곳 순교자기념관에서 여러분들은 무엇을 느꼈습니까? 이번 여름 수련회가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갈 방향에 대하여 새롭게 다짐하는 귀한 시간들로 채워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