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상승세를 치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의 팬이던 내가 한순간에 적이될뻔했다.
2011년 5월 4일. 롯데와 삼성전에서 사건이 발생됐다.
친구들과 4만5천명의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사직술집(사직구장)으로 모였다.
술판매가 전국에서 최고로 많다는 홈플러스 사직점에 들러서 술을 샀다.
오늘도 어김없이 거인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로 매표소앞은 이미 전쟁터였다.
힘겹게 전장을 뚫고 표를 구입하여 우리는 1루 외야쪽 맨앞으로 자리를 잡았다.
예매를 못하여 s라인과 v라인을 겸비한 치어리더 누님들을 볼 수 없어 아까웠다.
하지만 우리에겐 소맥이 있다를 외치며 정성스레 소맥을 제조하며 관람을 준비했다.
롯데의 선발은 고원준이 나왔고 불펜에서는 코리선수가 준비중이였다.
코리는 이틀 연속 불펜에 나와서 연습중이다.
내가 봐서는 '이건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법위반이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너무 훈련을 많이시켜 팔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다.
1회초 삼성의 선공으로 시작되어 먼저 1점의 점수를 주고 말았다.
1회말 롯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나와 친구들은 소맥을 들이재끼며 "롯데롯데롯데롯데~" 를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응원가와 소맥의 기운을 받아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다.
3회말 롯데의 공격이 다시 왔다.
황재균이 타석에 섰고 우리는 롯데 황재균~ 오오오~ 를 응원가를 불렀다
역시 우리의 응원가는 진가를 발휘했다.
힘차게 외야를 지르는 2루타!!! 술이 막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타석으로 전준우가 섰다.
우리는 또다시 "전준우 안타~" 를 외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흥분은 전준우에게 그대로 전해졌고 또다시 외야2루타!!
동점이 되는 동시에 소맥의 맛은 한층 더 깊어졌다.
그리고 손아섭의 깔끔한 안타로 1점추가!!
2점을 내면서 역전을 하고 아쉽게 3회말은 마무리가됐다.
4회초 삼성의 공격에서 솔로 홈런으로 인하여 2:2동점이 되고말았다.
술맛이 떨어진다.
다시 4회말 롯데의 공격에서 우리 귀여운 돼지 대호형님께서 2루타를 선사하셨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서는 홍성흔.
"롯데의 홍성흔~ 롯데의 홍성흔~" 응원가가 다시 사직구장을 점령하였다.
홍성흔의 유격수 땅볼로 인해 병살 위험에 빠졌다.
하지만 삼성의 유격수 실책으로 인해 선두주자인 대호형님의 등에맞고 무사 2,3루가 됐다.
친구들과 나는 다시 축배를 들이켰다.
그리고 이인구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현재 만루의 상황!
그리고 황재균의 타석이 돌아오면서 멋진 안타를 선사해주시는 형님.
(사실 황재균과 내가 동갑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좀 많이 삭았어요..)
2득점을 성공하며 현재 점수는 4:2가 되었다.
그리고 문규현의 센스 넘치는 기습번트로 1점추가!
현재 스코어는 5:2가 되었다.
분위기는 점점 롯데의 승리로 이끌어 가고있었다.
그 분위기에 점점 우리도 취해가고 정신을 놓고 있을 무렵이다.
5회초 삼성의 공격으로 1점이 만회되면서 스코어는 5:3이 된다.
그리고 롯데의 공격이 다시오면서 우리는 큰 사고를 치게된다.
대호형님이 아웃이 되고 홍성흔의 안타로 1루 진루 상황.
타석엔 강민호가 들어서게 된다.
우리는 미친듯이 응원을 했고 강민호가 크게 한방 휘둘렀다.
높이 뜨는 동시에 앞쪽으로 쭉쭉 뻗어서 우리쪽으로 날아오는 공이 보였다.
나와 친구한명은 똑같은 생각을 했을것이다.
'아 이건 홈런이다 저공은 내꺼다 내가 가지고 말겠어'라고..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소맥에 젖은 상태로 같이 손을 쭉 내밀었다.
하지만 술취한 우리가 공을 잡을리는 없고 내친구 손에 맞고 홈런이 되었다.
내친구는 아픈손을 움켜쥐며 나와 마주보며 홈런을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잠시 경기가 중단되었다.
홈런이 아니라고 하여 비디오 판독에 들어간단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홈런인데 왜 아니냐면서 욕을했다.
그리고는 심판이 우리 앞으로 왔고 현장을 둘러보았다.
몇분 뒤 비디오 판독결과는 내 친구팔에 맞고 펜스를 넘어가서 홈런이 아니란다.
결과는 볼데드로 인한 2루타 선언.
나와 내친구는 느낄 수 있었다.
4만명의 무서운 레이져 눈빛이 등을 쬐고 있다는것을.
우리는 순간 소맥의 환각에서 깨어났고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우리뒤에서는 롯데팬들의 욕이 줄을서서 오고있었다.
우리는 '이제 여기서 매장을 당하겠구나' 생각하며 친구와 함께 화장실로 대피했다.
그러나 내친구의 튀는 빨간색옷이 어딜가나 '나 볼데드한 사람이에요'하고 알려주었다.
소변을 보면서도 아저씨들이 "함만 더 그라믄 확 마 지기뿐다"라고 하면서 나갔다.
무서움에 소변이 실선으로 나오지않고 일점쇄선으로 나왔다.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자리로 돌아와 일어서서 미친듯이 응원을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미 우리로 인해 거품빠짐 맥주가 되어버렸다.
이후 삼성은 6회초 1점을 하며 반전의 기회를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스코어는 5:4
다행스럽게도 포수 강민호의 도루저지로 무사 저지되었다.
나와 내친구는 깊은 한숨을 내뿜고 힘없이 자리에 앉았다.
다시 돌아온 8회말 공격에서 우리는 다시 힘내어 응원을 시작하였다.
하늘은 우리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시나보다.
이인구가 안타로 진루하고 황재균, 문규현의 진루타로 3루에 있는 상황이 되었다.
다음타자 전준우가 타석에 들어서자 마자 나와 내친구는 또 다시 울부짖었다.
카운터는 투아웃에 투볼 투스트라이크.
마지막 크게 휘두를 방망이가 회심에 일격으로 3루타!!
결국엔 1점을 획득하며 6:4가 되었다.
9회초만 방어를 잘하면 우리는 살수있다는 희망에 점점 응원의 목청은 높아만갔다.
롯데팬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주황색 봉지를 뒤집어 쓰며 마지막까지 쉬지않고 응원을 했다.
역시 신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롯데의 멋진 수비로 인하여 6:4로 경기가 종료되어 승리를 한것이다.
우리는 감격에 탄성을 지르며 살았다를 외쳤다.
우리 뒤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를 보며 "다행이예요 이겨서~" 라고하며 웃으면서 나갔다.
또 어떤분은 "처음으로 야구장왔는데 학생들덕분에 재밌는 추억이 됐다" 고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생사의 지름길에서 살아나와서 그런지 그런말은 듣기지도 않았다.
그리고 자리를 정리하고 경기장을 나왔다.
나오면서 사람들은 롯데의 승리를 외치고 있었다.
우리 또한 동참하며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소맥의 안타까움을 풀기위해 2차로 향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친구에게서 다급한 카톡이 날아온다.
빨리 네이버에서 '빨간티 사건' 을 검색해 보라는 것이다.
자다가 일어나서 급하게 컴퓨터를 켜고 네이버행님에게 '빨간티 사건' 을 검색해 보았다.
벌써 우리의 안티들이 단세포 생물의 세포분열처럼 생겨나가기 시작했다.
댓글에 욕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신상을 알아내겠다' 라는 무서운 사람들도 있었다.
역시 네티즌의 힘은 무서웠다.
2~3일동안의 네티즌의 수사가 끊임없이 계속 되었다.
내친구의 신상이 아닌 다른사람의 신상을 올리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 후 몇일이 지나 네티즌의 수사가 안정이 되면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음부터는 팬으로써 경기관람시 응원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잊지못할 친구들과의 추억을 만들게 되어서 어떻게 보면 좋은것 같기도 했다.
우리는 요새도 만나면 자주 이 사건을 이야기 한다.
음주가무의 안주로 삼으면서 말이다.
사진에서 손내밀고있는 빨간티가 제친구고
그 옆에 회색옷이 저랍니다..
데드볼 선언됐을때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ㅠㅠㅠㅠㅠ
(네이버 검색어 : 빨간티 사건)
첫댓글 프로젝트 6실 롯데 팬이 대다수 인데 그날따라 누굴 엄청 욕하더라구요 ,, 그게 성민이 형일줄...야구 별관심없지만 끼어서 꺄르르륵웃으며 같이 욕햇는데...
어쩐지 귓구녕이 가렵더라 이자식아 ㅋㅋㅋㅋ
무서움에 소변이 실선으로 나오지않고 일점쇄선으로 나왔다 <------ 공대생 다운 탁월한 표현. ㅋㅋ
이 표현말고는 다른표현이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ㅎ
ㅋㅋㅋㅋㅋㅋㅋㅋ x 될 뻔 하셧네요
완전 무셔웠지 ㅋㅋㅋ
경기에 졋다면,, 죽을수도잇었겠네요 ㅎㅎ
진짜 이겨서 다행이였어 ㅋㅋ
네이버에 빨간티 사건 치니 진짜 나옴 대박 ㅋㅋㅋ
ㅋㅋㅋㅋㅋㅋ아웃기담 제일재밌는거같아요오빠얘기가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