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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남도길-무료민박-운주사 앞 숲속문화학교 원문보기 글쓴이: 서순복
유럽에 비하면 미국과 캐나다의 역사는 500년이 안된다. 미국은 뉴욕 등 동부를 중심으로 발달했지, 서부는 나중에 개발되지 않았는가. 황량한 벌판에 골드러쉬 같은 꿈을 안고 들어갔던 개척정신이 서부를 발전시켰을 것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시대의 트렌드를 먼저 파악하고 뛰어드는 게 필요할 때가 많다. 가만히 앉아서 주는 밥만 먹다가는 세계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불확실성 속에서 위험을 각오하고 모험을 시도하는 벤쳐정신이 필요하다. 미국같이 땅덩어리가 큰 나라에서는 물류비가 많이 들어가 온라인쇼핑은 택배비가 장난이 아니기에 아무도 엄두를 못내던 때에, 아마존 사장은 먼 길을 운전하고 오는 길에 퍼뜩 '이 것 되겠다' 싶어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 그는 대박을 터트렸다. 누구에게는 안되는 일이 누구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된다. 역발상과 창조적인 사고가 필요한 시대인것은 분명하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사과가 제일 많이 재배되기로 유명하다. 또 맥주 원료인 호프가 제일 많은 난다고 한다. 겨울에도 평균기온이 6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서 밴쿠버나 시애틀이 살기 좋다고 한다. 이렇게 시애틀은 1차산업이 발달했으면서도, 세계 100위 안에 들어가는 기업들의 본사가 시애틀에 다수 있다. 예컨대 빌게이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시애틀에 있다. 그의 고향이 시애틀이다. 대형 할인판매점 코스트코의 자사브랜드인 커크랜드(Kirkland) 본사가 여기 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의 신화를 창조한 아마존닷컴 본사 역시 이 곳에 있다. 보잉사 본사는 시카고에 있지만, 가장 큰 조립공장이 시애틀에 있다. 그리고 유명한 카피체인 '스타벅스' 1호점이 바로 시애틀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시애틀은 1차산업과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살기좋은 도시이다.
숲 언덕 한쪽에 있는 노란색 건물이 아마존 닷컴의 본사이다. 창업자 제프 베죠스는 사적 관련 엄청난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해 물류비와 재고비용을 없애고, 고객주문에 맞춤형으로 친절한 응대를 하는 등 성공전략을 펴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였다.
이 사진에 보이는 두 대의 하얀색 차량을 찬찬히 보면 보통의 차가 아니다. 원래 2차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쓰던 수륙양용 장갑차라고 하는데, 이를 개조해서 시애틀 관광객들을 싣고 다니는 차로 재활용하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요, 멋진 역발상이 돗보인다. 오리배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Ride Duck으로 land & water tour를 한다고 써있다.
바로 위 사진과 맨아래 사진을 비교해보시라. 무엇이 차이가 나는지 ?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하나요, 다른 하나는 시애틀의 명물 모노레일이 아래 사진에만 나온다. 보이시나요 ? 역시 사진은 구도, 빛, 각도가 중요한 것 같다. 하얗고 까맣게 보이는 조지 핸드릭슨 기념 음악박물관(Experience Music Project)과 모노레일 그리고 토템폴을 동시에 한장에 넣으려고 시간을 기다렸다. 아니 우연히 시간을 잘 맟춰 한방에 찰깍. 사진 초보에게 운이 따른 셈이다. 이 모노레일 역시 1962년 세계박람회 때 방문객들을 싣고 이 곳으로 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앞에서 포즈, 가이드가 사진 잘 나온다고 말뚝 비슷한 곳 위로 올라가라 해서 찍어준 사진이다.
스페이스 니들이 뭐 별거더냐, 맞어 맞어. 잔디 밭에서 둘이서 다정하게 여자는 남자 등에 기댄채 책을 읽고, 남자는 드러누워 자고 있다. 저런 여유와 한가로움이 필요하다.
분수대 옆 잔디받에서 정말 재미진 광경을 목격하였다. 이 청년이 공연을 끝내고 가려하는데, 나는 이제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아까워서 'Once More'를 외쳤더니, 한번 더 보여주었다. 투우사 모드도 아니고, 찬찬히 보니, 여인의 원피스를 옷걸이에 끼어들고 그녀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다. 나는 그의 관객이 되었다. 사랑의 상처에 아파하는 청년이 이제는 실성해서 그녀가 입었던 것과 비슷한 원피스를 붙잡고 저러고 있지는 않겠지 ? 사랑 중에 제일 편리한 사랑이 짝사랑인데. 허리춤에 손을 얹고 이리 돌고 저리 돌고. 사모하는 연인과 만나기 위해 춤연습을 하는 것도 아니겠지 ? 찍어놓고 보니 사진도 그림자가 같이 있어 괜챦다. 모노드라마의 아이디어가 참신해 보였다. 여행에서 이런 광경을 접하는 것은 행운이었다. 이런 맛이 있기에 길을 나서는 것이기도 하고.
뭐니뭐니해도 시애틀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명물은 이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이다. 1962년 세계박람회 때 만들어졌다고 하고, 높이는 180미터가 넘는다. 그 때는 가장 높았을지 모르나, 지금은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시애틀의 명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영화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역시 이 곳이 배경이 안나왔다면 시애틀이란 단어가 들어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야경이 끝내준다는데, 이번에는 못 올라갔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을 위해서는 역시 야경사진이 필요해서, 두번째로 시애틀에 가서 겨우 한장 건졌다.
밤에 근처를 운전하다 정차한 순간에 찍은 것이다. 스페이스 니들 한번 올라가는데 19달러, 그런데 낮과 밤에 두번 올라갈 수 있는 것은 26달러였던 것 같다. 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여기저기서 길거리 음악 공연이 있다. 왼쪽은 중국분이 해금 비슷한 악기를 연주하고 계시고, 오른쪽에서는 전자기타를 치고 잇다. 같이 간 한국분이 동전을 가방에 넣자 갑자기 그 분이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바람에 나도 놀랬다.
스페이스 니들 한쪽 길모퉁이, 스타벅스 커피숍 앞에서 색소폰 소리가 구성지게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이 더 좋은 곳인데 굳이 왜 이 곳일까 ? 보이는 광경부터가 쓸쓸 모드이다. 할머니도 안계시는지 하얀색 싱글슈트는 땟국물이 보인다. 옆의 강아지도 인형이다. 그래도 모자부터 구두까지 올 백이다. 왕년에서 한창 날리셨을 분인데, 세월이 이렇게 사람을 만드는 것일까 ? 그래도 할아버지는 노래가 좋으시단다. 옆에 I ❤ Music. I ❤ to sing이라고 써있다. 이 어르신은 뼛속까지 죄다 색소폰인듯한 인상을 주신다. 저렇게 좋아하실까 ? 호흡이 남아 있는한 이 일을 계속하리라는 다짐이 보인다. 여기서는 바삐 서둘러 일을 처리해야 할 것도 잠시 멈추이질 것 같고, 자잘한 이해관계로 지지고 볶는 일도 멈출 것만 같다. 비록 가난해도 이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이 할아버지의 심장을 뛰게 할 것같다. 웬지 슬프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시애틀 광경이었다.
나만 속없이 사진 찍는게 아니다. 기억은 순간이나 사진은 영원하다. 그래도 감동적인 느낌을 받았을 때는 수명이 조금 더 길다. 이 미국사람들도 시애틀에 처음 오셨나 ?
시애틀센터는 지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별게 다 있다. 주변에 초록의 공원을 배치한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기념품판매점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맥스극장, 미술관, 과학관, 오페라하우스, 놀이시설 등을 배치했다. 작년에 막을 내린 여수엑스포도 시설투자만 해도 어머어마하게 들어갔다. 다만 행사후 빅오, 55미터 스카이타워, 아쿠아리움 등 필수시설은 남기고 대부분 철거하는 식으로 친환경 행사를 계획했다. 대형 Mega Event는 철저하게 before service와 after service를 해야 한다. 대전엑스포는 지금 엄청 적자라고 한다. 영암의 F1 경기장 역시 천억이 넘는 엄청난 적자다. 시작할 때는 특별법까지 만들고 요란을 떨지만, 그것도 국가예산만 끌어오면 장땡인가 ? 그것은 국가부채 아닌감 ? 막상 사업이 끝나고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것 같다. 사전타당성분석과 사후활용계획을 치밀하게 해야 한다. 말이 쉽지, 그러나 미리 철저하게 준비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수 있다. 스페이스 니들 역시 그 때 남긴 시설이다. 높이가 180미터가 넘는다. 여기는 엑스포 이후 운영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한번 분석해볼 일이다.
이 곳이 첫번째 명물, Chihuly, Garden and Glass이다. 입장료가 비싸 딸아이만 들여보냈다. 이 프로젝트는 유니크하다고 한다.첫째가 규모면이다. 둘째가 작업에 참여한 인원수만도 1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유리를 불어서 만드는 사람, 건축가, 설치가, 구조물조립가, 설비업자 등. 여기에는 1만 파운드의 강철이 들어갔고, 약 4만 파운드의 유리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유리로 각양각색의 꽃을 만든 셈이다. 2천점에 넘는 유리작품들이 천장에 달려있다고 책에 적혀 있다.
밖에 있는 매장에 진열된 예술작품성 소품들만 보아도 유리만 만든 공예품이 저렇게 예쁠 수 있는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조형미도 그러려니와, 영롱한 빛깔의 오묘한 색감이 신비감을 더한다.
매장에는 작업 당시 어떻게 유리를 사람의 입으로 불어 얼마나 멋진 작품들을 만들었는지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당시 유리공예작품을 만드는 광경 사진. 돌리고 돌리니 작품이 나왔다. 저런 기량을 닦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을꼬..
말 그대로 유리와 정원이다. 보통 식물로 이뤄진 정원에 다시 유리로 만든 꽃과 나무를 덧댄 것이라고 하면 어쩔라나 ?
아이맥스영화관과 과학관, 이것 역시 어린이들의 과학 마인드와 상상력을 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린이극장 앞에 붙은 포스터
복합문화공간 중에 유독 눈에 띠는 것이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들이다. 어린이전용극장, 어린이박물관. 역시 교육 백년대계를 생각해서라도, 아니 어린이들의 감성과 꿈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어린이를 문화시설투자에 인색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김구 선생이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나라도 문화로 꽃피는 아름다운 나라였고, 공자 역시 뮤지션이었고 시인었을 뿐만 아니라, 다산 정약용 선생도 음악을 강조했다. 음악과 미술을 포함한 예술은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상상력을 살찌운다, 어려서부터 문화에 접해야 이들이 나중에 문화소비자가 되어 예술가들도 굶지 않게 된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옆을 지나던 할머니가 "rainbow"라고 하신다. 찬찬히 보니 분수대에 무지개가 피어있는 것이 아닌가 ? 아이고, 할머니 감사합니다요, 잉.
무지개가 보이시나요 ?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를 위한 시설투자에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마음 속으로 꿈을 키워가게 여기에 온 아이들에게 분수대를 이용해서 무지개를 보여주게 연출한 작가의 의도가 탁월해 보인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분수대 물이 늘었다가 줄때면 도망갔다 다시 모여들곤 했다. Do Dream, Follow Your Dream. 이중섭화가는 어린이들을 그리 좋아했다. 서귀포 피난시절에 단칸셋방에 살면서 앞 바닷가에 게를 잡고 놀던 시절을 은박지에 그렸던 화가. 그런 화가가 고생만 하다가 젊은 나이에 가신 것은 슬픈 일이다.
1962년 박람회 때 손님들을 실어 이 곳까지 오기 위해 만들어진 모노레일. 모노레일,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해서, 시애틀 관광매력물 대표적인 6가지를 묶어서 76달러에 팔고 있었다. 시애틀센터의 볼거리는 역시 스페이스 누들, 조지 헨드릭슨기념 음악관(EMP), 그리고 모노레일이다. 여유부리면 좋으련만, 스페이스 누들 올라가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만 해도 많다.
사람은 북적대나, 시애틀센터 앞 수선화와 수양버들이 봄볕 속에 여유롭다. 수선화, 크로커스, 튤립, 꽃무릇 같은 뿌리식물은 한 해가 지나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어찌 보면 자연의 이치가 신비롭다. 어제 아니 한달 전에, 아니 1년 전에 여기 왔던 사람이 다시 여기 오는 경우는 드물 것인데, 꽃은 떠나지 않고 제 자리에서 사라진듯 하지만 다시 피어난다. 나무도 그렇고. 사람은 한 순간의 기억을 못잊고 평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보고 싶어도 영원히 만나지 못하면서도.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그런데 꽃과 나무는 제자리에 있다.
봄날 저 양반은 벤치에 혼자 앉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꼬 ? 옆구리가 시릴까 ? 사람은 혼자 있을 수 있어야 한다. 혼자 있는 것을 잘 견뎌야 한다. 말이사 쉽지만, 나름 혼자 있는 것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나도 그것을 훈련해야 한다. 그래야 둘이 있어도 외롭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
역시 여행의 맛은 먹는 것이여. 맛있어 보이는 구운 강냉이(sweet roasted corn)를 보니, 군침이 돈다. 아! 시간은 없고, 봐야 할 것은 남아 있고, 어찌해야 할 것이냐 ? 모름지기 여행이란 슬슬 여유도 부리면서 맛있는 것도 좀 먹어주고 그래야 하는데, 패키지 투어에서 그 것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히잡을 두른 무슬림여인과 그의 애인이 구운 강냉이에 버터를 듬뿍 발라달라고 했을 까 ? 인도 친구들이 정말 맛있게 먹고 있다. 더 맛있는 표정을 담고 싶었는데, 그 순간을 멈칫하다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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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핸드릭스(Jimi Hendrix)는 시애틀 출신의 전설적인 흑인 기타리스였다고 한다. 그는 연주 도중에 기타를 이빨로 물어 뜯거나, 기타를 부셔버리는 퍼포먼스로도 유명하단다. 그런데 이 분이 27살에 요절했다니. 약물 과다복용과 알콜 때문이란다. 일반사람은 감정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절제도 필요하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는 것이 분명 바람직한데, 세상사가 꼭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약물복용은 해서는 안될 일이다. 예술가도 지역사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창조활동과 함께 시민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교회 가는 길목에 젊은 나이에 요절한 어느 작곡가 흉상이 있다. '광화문연가' 등을 작곡하신 분으로 기억된다. 너무도 아까운 '김광석"은 말할 것도 없고. 왜 미인은 단명하고, 예술가들은 요절하는 경우가 많을까 ?
그를 기념한 음악박물관이다.
첫댓글 차분하게 다시 읽어 봐야 겟넹
성님, 잘 계시지라우. 스페이스니들 주제가지고 두번에 나눠실자니 뭐하고 해서 한번에 담으려 해서 그럴꺼예요. 글씨체를 키우려 해도 잘 안되고요. 지 속으로는 한번에 보십사고 여러번 수정했어라우. 정성은 쪼깐 들어갔싱게 다 읽으실것까장은 없고, 사진에다 눈에 보이는데로 후딱 보시는 것이 좋겄습니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