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기가 펄럭이지도 않았고
총 소리에 두근 거리며 출발선에서 마음 졸이지도 않았지만
운동장의 함성은 그 어떤 운동회 보다 크고 우렁찼다
그동안 행사가 치루어 질때마다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하다가 이번만큼은 참석하리라 다짐한 결과
교정의 운동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여기 수도권 친구들에게 같이 참석하자고 문자를 수 차례 날렸지만 다들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몇몇만 참석했다
회장과 총무의 참석 독려 문자가 올때마다 참 애쓰는구나
거기에 보답하는건 참석밖에 없는것 같아 난 기꺼이 참석 하기로 했다
먼길 오가는 고생이야 친구들 얼굴 보면 바로 사라질 거니까 걱정 접어두고...
행여 나 때문에 다들 기다릴까봐
늦지 않게 도착하려고 일찍 서둘렀다
일요일 아침엔 도로가 밀리지 않는것을 예상 해야 되는데
그냥 평일처럼 생각하고 왔더니 출발 시간보다 한시간 먼저 도착했다
아직 잠든 도시속 나 혼자만 깨어 있는듯한 분위기다
아침도 굷고 왔는데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고
이 긴시간 뭐라도 먹으며 기다릴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 봐도
먹을 만한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흐르지 않을것 같던 시간은 제 소임을 다해
어느듯 약속 시간을 내 앞에 던져 놓은다
버스가 와서 멈춘다 그런데 아무런 표식이 없다
어? 의흥가는 버스가 아닌가?
나 이외도 몇몇 기다리는 사람이 있긴 한데 우리 의흥 선후배는 아닌것 같다
시간상으로는 분명 저 버스가 맞을것 같은데
그래서 물어 보려고 가는데 한 남자분이 먼저 기사분께 묻는다
이거 의흥가는 버스 맞냐고 그러니 기사분 군위 가는 버스란다
의흥이 아니고요?? 그랬더니 자기는 군위만 알고 왔단다
군위면 의흥 가는거지뭐 남자분 먼저 버스에 오르고 뒤이어 나도 버스에 탔다
알고보니 3회 선배님이셨다
조금지나 뒤이어 선배님들이 타신다
나 보다 후배는 없는것 같다 이 나이에 아직도 내가 제일 어린 후배다 ㅎㅎ
동기생 원자가 오고 병재가 오니 왜 그리 반가운지.
출발시간 다 되어 더 이상 올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버스는 출발했다
4월 막바지 인데도 신록이 짙어지지 않는 들녘을 뒤로한체
버스는 의흥을 향해 달린다
생각보다 밀리지 않아 빨리 도착할것 같다
거리상 멀다 보니 새벽같이 출발하지 않는이상 개회에 맞추어 도착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이왕이면 빨리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한데 도착하니 벌써
오전은 후딱 지나간 12시다
이미 오전 행사는 다 끝나가고 있었다
친구들 얼굴 잠깐 보고 눈도장 찍고 난 또 부리나케 엄마 뵈러 가야했다
지난번 건강이 많이 악화 되었다고 했는데 아직 뵙지를 못했다
마음이 급하다 엄마도 뵈야 되고 친구들 만나 수다도 떨어야 되고
작은언니 만나 같이 가기로 했다
고향 내려오면 마음은 푸근하고 좋은데 몸은 항상 바쁜것 같다
다녀야 할 곳이 많아서 인가? ㅎㅎ
엄마 만나뵈니 지난번 보다 많이 야위었다
점점 기력이 쇠약해져 가니 마음이 아프다
자식들 뒷바라지 부모공양 평생 하시고 늙으막엔 편히 쉬셔야 되는데
병고로 이런 고생을 하고 계시니 하루 빨리 완쾌 되셨으면 좋겠다
자리 툭툭 털고 일서설수 있는 그런 병은 아니지만 조금 이라도 병세가 호전되어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 하지만 그 또한 마음뿐인줄 안다
생각지도 못한 딸이 들어서자 엄마의 환한 얼굴
그래 얼굴 보여 주는것 만으로도 저렇게 얼굴이 밝아 지시는데
바쁘다 멀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 뵙지 못하니 불효를 뭐라 할수가 있겠는가
여기서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
친구들 보고 잠깐 다녀 온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듯 하다
엄마의 아쉬워 하는 눈빛을 뒤로하고 난 다시 의흥상고 우리들의 모교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꺼번에 두가지의 일을 보자니 결코 녹녹하지가 않다
이곳 운동장의 분위기는 이미 끝나가는 분위기다
우리 친구 가수 이마음이 흥을 돋우는 노래를 하고
뒤 이어 노래자랑이 시작 되었다
울 오빠도 노래자랑에 참석을 했는데 응원을 하러 운동장 가운데로 나갔다
남매는 용감했다 란 소리를 들으려면 백댄서 정도는 해야 되는데
단상에 올라 가지는 않고 운동장에서 응원을 해 주었다
그런데 상은 탔는지 어땠는지 노느라 알수가 없었다 ㅎㅎ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만나서 즐거웠고 교복 입고 다녔던 교정에서
함성을 질러 본것이 얼마 만인지 가슴이 벅차올랐다
서울 올라올 출발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식당을 찾아 들어갔으나
주일 이라서 그런지 다 문을 닫아 다방에서 커피 한잔을 앞에다 두고
마지막 마무리를 했다
애써준 임원진들 고생 많이 했고 같이 동참해 준 친구들 넘 고맙다
인규의 맛있는 점심 준비도 난 엄마 뵈러 갔다 오느라 먹지 못하고
정순이 찬조한 수건은 받아 가지고 왔지 ㅎㅎ 그리고 동일이가 준비한 티도 챙기고...
경표회장의 섹스폰 연주는 듣지 못해 아쉽고
아쉬운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모든 아쉬움 접을수 있는건
울 친구들 얼굴을 볼수 있었다는거 그거 하나면 족하다.
친구들아 다음번에도 우리 7회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
첫댓글 먼길 내려오느라 욕봤제 서울친구들 챙겨 오느라 넘 수고했다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생각만큼 수도권 친구들이 참석을 하지 않아 서운 하지만 다 각자 사정이 있겠거니 여긴다
그날 고생 많이 했제? 친구 덕분에 좋은 하루 보내고 왔다.
오랫만에 만나서 이야기도 못하고 아쉬움만 가득안고 헤어져 버렸네... 담엔 여유롭게 함보자
그러게 눈도장만 찍고 이야기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내가 오니 넌 없고
고향에서 하면 참 좋기는 한데 또 시간을 쪼개야 하는 일도 생기니 완전한 시간을 보내자면
어디로 가면 좋을꼬 ㅎㅎ
인선아... 멀리서 와서 반갑고, 반가웠어... 그 멀리서 왔는데, 원자랑 영석이 행사 도중에 다시 서울로 보낼려니... 맘이 찡하더라... 원자도 늦게 나타났거든... 죽어라 모이지 않는 7회 동기들... 이번에는 마치 우리 동기가 체육대회 주관했는것처럼... 끝내줬어..ㅎㅎㅎ 맛난 글 잘 읽었어....
그러게 그렇게 많은 인원이라고 할수는 없었지만 일당백이란 말이 있잖아
우리 7회 앞으로 잘 될거야 그때 나도 한바탕 뛰어야 되는건데 참 아쉽다 다음엔 뛰어야지 ㅎㅎ
친구들 본다는 생각에 이판덕 선생님 우리 식사 자리에 모시지 못해 못내 아쉽다!.. 언제나 처럼 우리 모교 들어서면 사춘기 설래임에 보고 싶은 친구들 그리던 때 많았는데 현실에 친구들 모습 대하니 아스라한 그리운 추억이 떠오르며 찰나의 순간이나마 젊음을 되돌리고 온 만남이었다. 위수강물이 천년을 흐르고 선암산이 만년을 변함이 없듯이 우리들 영원한 친구임은 변하지 않으리니.. 예의 격식 필요없는 우리 친구 자주 만나 세상살이 찌든 마음 위안 삼으련다.
모든것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고 어떤 일이든 다 이해해줄것 같은것이 우리 친구들 이겠지
짧은 만남 긴 여운이 아직도 멤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