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급성 백혈병) 투병 구백마흔여덟(948) 번째 날 편지, 1 (안부, 소식) - 2023년 4월 12일 수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4월 12일 수요일이구나.
오늘 편지 배경음악은 '그 길 - 뉴클리어스(The Nucleus Band)’를 올렸으니, 클릭해서 들으면서 편지를 읽어 보시게…….^^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찬양곡 중 하나인 최미의 ‘주님여 이 손을 꼭 잡고 가소서(Take My Hand, Precious Lord)’를 그제 아침편지 배경음악으로 올렸구나.
그 찬양을 클릭해서 들으면서 아빠가 그제 아침에 기록해 올린 편지를 천천히 읽으면서 아주 많이 울고, 또 울었기에 사랑하는 엄마에게 “‘주님여 이 손을 꼭 잡고 가소서’ 찬양을 불러서 녹음해 달라.”고 까지 부탁했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그런데, 어제 낮에도 편지 배경음악인 '주님이 홀로 가신 그 길 나도 따라가오.(I will follow the path of the Lord alone.)’ 찬양을 들으면서 아빠가 어제 아침에 기록한 편지를 읽어 내려갔구나.
그러면서 2008년 6월, 환란과 풍파와 고난이 시작된 날부터 오늘 현재까지 약 15년여라는 험하고, 고달프고, 가슴 아픈 모든 사연들이 짧은 글 속에 녹아져 있어 주마등(走馬燈)처럼 생각나며, 하나둘씩 지나가기에 정말 많이 울고, 또 울었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혈액암 발병 이전에도 나라와 민족과 교회와 우리 가족들과 교우들과 가정들과 선교사들과 군인, 경찰 등을 위해 기도하면서 울었구나.
그리고 어렵고, 불쌍하고, 가난하고, 힘들고, 억압받는 이들을 보고서 많이 울면서 살았는데, 혈액암 발병 이후부터 현재까지 여러 가지 일과 기도 등으로 매일 울고 또 우는 일이 연속되는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기도하면서나, 은혜로운 찬양을 들으면서 우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너무 자주 울어서 그런지 가뜩이나 골수이식 후 숙주 반응과 약제 부작용 등으로 눈이 나빠진 눈이 점점 더 침침해 졌구나.
그래서 컴퓨터 모니터에 있는 글들이 잘 안 보여서 편지에 오타나, 탈자 등이 갈수록 많이 지니 편지를 읽을 때 이해 바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그나마 사랑하는 우리 작은아들이 아빠 눈이 잘 안 보인다고, 컴퓨터 자판 글자마다에 오색찬란한 불이 다 들어오는 자판을 구입해 주어 처음에는 조금 불편한 듯했구나.
그러나, 지금은 각 자판마다 서로 다른 불빛이 들어와 비추이므로 자판으로 인한 오타를 줄이며, 사용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사랑하는 엄마가 어제 낮에 은행에 가서 카드 결제 처리를 하고, 집으로 오면서 마트에 들러 식료품을 구입해왔구나.
그중에 아빠가 좋아하는 닭을 한 마리 사와 쌀을 넣고, 몇 시간 푹 고아서 백숙을 만들어 한 그릇 퍼 주기에 아주 맛나게 먹었는데, 아직 남으니, 오늘도 맛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그런데, 모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올라서 비교적 저렴하던 닭 한 마리가 거의 1만 대에 육박한다네.
이제 닭죽도 쉽게 먹을 수 없는 시대가 된 모양이니, 웬만한 서민들은 닭 한 마리를 먹고 싶어도 먹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그렇지만, 자장면이나 짬뽕 가격도 올라 자장면 곱빼기나 짬뽕 가격 정도면 닭 한 마리를 먹을 수 있으니, 자장면 곱빼기나 짬뽕 한 그릇 먹는 것보다 더 좋구나.
그러니, 조금 비싸졌어도 닭을 사다가 닭죽을 해서 먹어야겠구나..(매콤한 닭볶음탕도 먹고 싶지만 아직은 매운 것을 먹지 못해서 일단 닭죽만 먹음)
사랑하는 큰아들아
지난 보름간 몹시도 아파서 매일 24시간 침상에 누워서 극심한 아픔과 고통으로 절절매던 아빠가 부활절 주일부터 서서히 힘이 나고 좋아지기 시작했구나.
이제는 아빠 혼자 일어나 활동을 하고, 사랑하는 엄마가 차려주는 음식들마다 잘 먹는 등으로, 아빠 몸이 많이 좋아지고 있으니, 감사하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빠 곁에서 머물면서 아픈 아빠로 인해 마음과 몸이 고생한 사랑하는 엄마와 우리 작은 아들 김 강도사에게 감사하면서 멀리서 아빠를 걱정하며, 기도해 준 사랑하는 우리 딸과 큰아들과 자부에게도 감사한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그리고, 매일 기록한 편지를 카톡으로 받아서 읽고, 아빠를 위해 기도해 준 모든 분에게 감사를 전한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사랑하는 큰아들아
오늘은 ‘저 채중을 정상으로 늘려 주시옵소서’라는 기도문과 ‘강원도 대형 산불’이라는 글을 기록해 본단다.
♡저 채중을 정상으로 늘려 주시옵소서.♡
글: 주시(主視) 김형중
주님!
지난 3월 25일(토) 오후 2시에
사랑하는 우리 큰아들의 결혼식을
마치고 우리 집에 올라온 이후
10여 일 이상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을 제외하고
하루 24시간 침상에 누워서 지내면서
그렇게 아팠던 몸이 다시 회복되게
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그동안 10여 일 이상 아무것도
먹지 못하다가, 이제 먹을 수 있게 돼
44kg까지 빠졌던 체중을 늘리기 위해
이번 주에는 음식을 잘 먹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도와주시옵소서. -아멘-
(2023년 4월 12일 수요일에)
♡강원도 대형 산불♡
글: 주시(主視) 김형중
사랑하는 우리 조카 승현이가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과 운정동에 있는 경계 지역
야산에서 오전 8시 30분경부터
대형 산불이 발생해 많은 지역을
태우고, 다행히 오후 2시 40분부터
바람도 잦아들고, 비가 내려
오후 4시 30분쯤 완전히 진압됐다니
다행이고, 큰 인명피해나 부상자 없이
대형 산불을 진압하느라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2023년 4월 12일 수요일에)
사랑하는 큰아들아
사랑하는 우리 조카 승현이가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강원도 강릉에 어제 오전 8시 반에 강릉시 난곡동과 운정동에 있는 경계 지역 야산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구나.
강풍 경보와 건조경보가 동시에 내려진 상태라 헬기 진화가 어렵고, 순간 최대 풍속 20~30m의 강풍과 함께 경포호와 선교장, 강릉지원 등 법원 검찰 등 관공서와 골프장과 주택가 쪽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었다네.
산림 당국은 발생 초기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오전 9시 19분에 인근 소방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지만, 강한 바람으로 헬기 진화가 불가능한 상태라 인력을 투입해 초기 진화를 벌이며, 강원도와 소방당국 등은 산불 발생 약 1시간 10분 뒤인 오전 9시 43분 소방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네….
역대 최고급으로 거센 강풍을 탄 대형 산불이 발생한 11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에서 2㎞가량 떨어진 안현동의 한 펜션은 시뻘건 불길이 활활 타올랐고, 폭격이라도 맞은 듯했고, 바로 옆 건물에서도 하얀 연기와 불길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네.
경포해수욕장과 경포호 등 관광지로 유명한 안현동 일원은 오전 8시 22분쯤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로 삽시간에 폐허로 변했고,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던 주택과 펜션들도 잿더미로 변했으며, 평소 관광객들로 붐볐던 모습은 사라지고, 매캐한 연기와 산불만이 도심을 가득 메웠다네.
난곡동에서 시작한 산불은 최대 순간풍속 30m의 강한 바람을 타고 3시간도 채 안 돼 안현동 일대를 집어삼켰고, 강풍을 타고,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도깨비불처럼 날아다녔으며, 불은 경포호 일원의 소나무 숲까지 번져서, 불이 붙은 소나무는 강한 바람이 더해지자 ‘쩍쩍’ 굉음을 내며 타들어 갔다네.
태풍급 강풍이 휘몰아치자 비행기가 이륙하는 듯한 소음이 숲을 가득 채웠고, 곳곳에 나무들이 쓰러졌고, 겨우 살아남은 높이 10m가 넘는 나무에도 순식간에 불이 옮겨붙었고, 소방대원이 호스를 붙잡고 화선(火線)에 접근해 물을 뿜어댔지만, 강한 바람에 물줄기는 주변으로 흩날렸다네.
시야가 닿는 지표면 전체가 붉은 화염에 둘러쳐져 있었고, 하늘은 희뿌연 연기가 가득 채웠고,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엔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경포대가 있었다네.
오후 1시 30분쯤엔 화선이 8.8㎞에 달했고, 오후 4시 30분 완전 진압 선언 때까지, 강릉시 전역에서 글자 그대로 사투(死鬪)가 벌어졌는데, 순간풍속 30㎧에 달하는 ‘양간지풍(襄杆之風ㆍ양양과 고성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성 강풍)’이 계속 부는 탓에 오후 2시 40분까진 소방헬기조차 뜨지 못했고, 소방과 공무원 등 2787명이 장비 403대를 동원했지만, 거센 바람을 탄 초반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네.
결국, 잔불 수습 중이던 오후 4시 38분쯤 안현동의 전소 주택에선 전 모(88) 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주민 11명은 연기 흡입으로, 1명은 손가락 골절로 치료를 받고 있고, 인근 주민 557명은 아이스아레나와 사천중학교 등에 대피했다네.
재산 피해도 막대해 완전 진압 시점 기준 주택 42채와 펜션 9채, 상가 2채와 교회시설 1채, 차량 1대가 완전히 불탔고, 주택 17채, 펜션 24채, 호텔 3곳이 부분적으로 피해를 보았고, 또 강원도 지정 유형문화재 50호인 '강릉 방해정(放海亭)' 일부가 소실되고, 경포호 인근 작은 정자인 상영정은 전소됐다네.
불길이 번지는 방향에 있는 학교와 병원 등도 공포에 떨어야 했는데, 안현동 경포대초등학교는 학생 71명과 병설 유치원 원생 11명이 에듀버스를 이용해 화재 발생지와 거리가 먼 초당초등학교로 대피했고, 이어 오전 10시쯤 모든 학생을 학부모에게 인계했다네.
신영초와 연곡초, 사천중 등 강릉시 9개 학교가 단축 수업을 했고, 교직원들은 학생들이 귀가한 뒤 학교 담장 등에 물을 뿌리며, 불이 번지지 않도록 했고, 발화지점으로부터 약 1㎞ 떨어진 강릉율곡병원은 강풍에 외벽이 뜯겨나갔고, 병원 관계자들은 안전을 위해 차량 진·출입과 보행자 통행을 통제했다네.
진화의 실마리는 이날 오후 2시 40분쯤 바람이 다소 잦아들며, 운행기준인 20㎧ 아래로 풍속이 떨어지면서 헬기 3대가 투입됐고, 때맞춰 비도 내리기 시작해 소방관들 사이에선 “하늘이 돕는구나. 천만다행이다”라는 말이 흘러나왔고, 불은 오후 4시 30분쯤 완전히 진압됐다니, 다행이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4월 12일 수요일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
사랑하는 큰아들아
오늘 편지 배경음악으로 올린 '그 길 - 뉴클리어스(The Nucleus Band)’이라는 찬양곡 가사라네….^^
먼저 걸어가신 외로운 그 길
따라 가겠다는 찬양의 고백들
굳게 다짐하며 눈물 흘리던 시간
뒤돌아 외면하지 않나 나의 십자가
주님의 영광 위해 사용하소서.
나의 삶 모두 드리니
고통당한 주 십자가 따라 가기 원하니
이 시간 기억하며 살게 하소서
삶으로 예배드리니
날마다 날 새롭게 일으키며
가신 그 길에서네.
간주~~~
굳게 다짐하며 눈물 흘리던 시간
뒤돌아 외면하지 않나 나의 십자가
주님의 영광 위해 사용하소서.
나의 삶 모두 드리니
고통당한 주 십자가 따라 가기 원하니
이 시간 기억하며 살게 하소서
삶으로 예배드리니
날마다 날 새롭게 일으키며
가신 그 길에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