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명의, 서울대병원 이효석 교수
◈간염은 한국인의 7∼10%가 환자일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에게 흔한
질환이다
간 전문가인 서울대병원 이효석 교수를 만나 간염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 간염은 완치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떻게 치료해야 합니까
-현재 간염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습니다
인터페론 치료 등으로 간염이 나았다는 사람들도 바이러스가 억제돼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b형 간염에 한번 걸리면 숙명처럼 평생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b형 간염으로 진단을 받은 뒤 20년 이상 수명을 유지할
확률이 70%가 넘습니다
따라서 완치를 바라기보다는 평생 증상을 관리해 나간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저는 환자들에게 항상 『간염과 싸우지 말고, 평생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합니다
환자는 간에 좋은 것을 찾기보다는 간에 나쁜 것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간에 독성을 끼치는 과음이나 약제, 약초, 즙, 성분 미상의 보약
등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 최근 「라미뷰딘」이란 치료제가 개발돼 간염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페론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선 치료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라미뷰딘의 등장은 매우 희망적입니다
그러나 이 약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뿐, 박멸시키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수년 이상 또는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또 약을 복용하다보면 1년내에 10∼20%, 2년내에 30∼50% 내성이
생겨, 약 복용중에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죠
▶ 간염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가 안생기는 사람과, 바이러스는 있는데
발병하지 않는 「건강 보유자」가 많습니다
-10∼20%의 사람은 유전적 소인 등에 의해 예방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간염에 걸릴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백신을 재차
접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혈액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고위험군」은 고용량의 백신을
재접종하는 게 좋습니다
「건강 보유자」들은 정상인과 똑같이 행동하면 됩니다
▶ 간염을 줄이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입니까
-태아가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산모로부터 전염되는 이른바
「수직감염」을 차단해야 합니다
수직감염은 90% 이상 만성간염으로 진행합니다
오염된 주사바늘이나 면도기, 침에 의해 전염되는 성인들간의
「수평감염」은 5% 정도만이 만성화되며, 95%는 자연적으로 낫습니다
수직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소아과 표준예방접종표에 명시돼 있는
대로 생후 2개월, 3개월, 6개월째에 예방접종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50대 이상은 간암 위험이 정상인보다 높으니 1년에 2∼3번
정기검진을 받는게 좋습니다
▶ 교수님은 주로 어떤 환자를 진료합니까
-3차 병원의 특성상 간염에 의한 간경변 또는 간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82년부터 진료한 환자 수는 연인원 18만여명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