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밤길 달려서 선수선착장에 도착했다.
7시 50분발 배인데 좀 일찍 도착한 탓에 주변이 온통 깜깜하다.
주변을 찬찬히 걸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2년 동안에 겨우 1년 전기경력을 쌓았다.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연식이 너무 낡았다는 점
그 다음으로 세상과 타협하지 못한 점 등이다.
이제 다시 한 해를 더 채워야만 전기기사로서 자유로워진다.
어렵사리 얻은 감리원 일자리
여기서 마저 채우려 했지만 거품처럼 사그러들었다.
기왕 튕겨 나왔으니
동료들 말씀 사람 스트레스 안 받는 곳으로 가란다~~~
그럴 생각이다.
덜 일하고
많이 움직이고
산업시설 인공시설이 아닌 자연 속으로
도시를 벗어나 시골로
첫해는 경기도, 다음 해는 충남으로, 그 다음 해는 전라도로
나름 마음을 정하였다.
기술자가 시설을 벗어나면 일터로서 갈 곳이 별로 없다.
다행히 화력과 원자력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되고
많은 태양광발전소와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가동 중이다.
덕분에 말년에 찾아갈 수 있는 일자리도 되고
건강 챙기는 쉼터도 될 것이다.
수년 전 한동안 일본 섬 여행시
특히 나가사끼에서 제주도 사이에 자리한 섬들을 찾아
좀 큰 섬은 자전거로
작은 섬은 걸어다니면서 풍경을 담았다.
그 때 느꼈고 동기를 부여해 준 것이 태양광발전소였다.
또한 공해의 주범인 내연기관 자동차를 금하고
섬에는 전기자동차뿐이었다.
허니
섬 공기 그 하나는 세계 제일이 아닐런가?
물론 자연을 보존하고 꾸민 것도 일류지만...
동남아의 섬들은 야생스럽고 좀 어지러운 풍경이라면
일본의 섬들과 우리 섬들 특히 제주도의 풍경은
아름답고
너무 가꿔서 그림같다.
우리 제주도는 육지에서 전기를 전부 송전받아 사용하지만
일본의 섬들은 태양광발전소로 모두 자급자족하는 듯 보였다.
이제 한국 땅에서 조금 일하고
덜 받고
더 많이 구석 구석 돌아보고 싶다.
배에 올랐지만 선실 안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다.
선간에 기대어 바다 통발부표를 바라보며 긴 생각에 잠겼다.
5차까지 백신을 맞고도 밀폐된 공간을 여전히 꺼리다 보니
가능하면 다수의 사람이 모인 공간을 피하게 된다.
반시간 조금 넘겨 살곶이(살꾸지) 선착장에 도착했다.
두발로 걸어서 내리는 사람
나 하나
모두들 4발로 섬속으로 사라져갔다.
오늘은 서도면 주문도에서
발품을 팔아보자~~~~~~~~
첫댓글 일도하고 성취감도느끼며 아름다운우리나라를 다닐수있는것 ..
최고의 노년같아요
청년이십니다 .
저도 갑자기 힘이 팍팍납니다
국내 섬여행 교동도부터 ㅎㅎ 서해의 안 가본 섬들 찾아갑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일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고 또 자유롭게 훨훨 날아오르고 싶기도 하고
욕심만 가득한데~~덜 일하고 자유를 찾아 다니시는 삶을 저도 본받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사실 일할 나이는 지났어요. 일에 대한 욕심 비우고 섬여행 더 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