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일
소령원 팔일봉 마장저수지 가을길을 걷다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그 떠나는 아쉬움을 안고 여덟명이 시외버스를 타고 떠났지요.
파주시 광탄면으로요. 7살 어린나이에 나인으로 궁에 들어가
숙종의 후궁이 되어 후일 영조가 되는 아들을 생산하고
치열한 암투를 이겨내고 아들이 왕좌에 오르는 것을 못 보고
눈을 감은 숙빈 최씨가 잠든 소령원.여덟 개의 해를 볼 수 있다는 팔일봉과
마장저수지길을 걸었습니다.
이미 가을은 깊어 갑니다. 그 가을 속으로 빠져들었던 하루였답니다.
개인사진 추가 보기->http://cafe.daum.net/FreindshipMts./LOoq/146
구파발역에서 333시외버스를 타고 고양동,보광사를 지나 영장3거리에서 내려 소령원을 갑니다.
소령원.숙종의 후궁이자,영조의 어머니인숙빈최씨가 뭍힌 곳입니다.
개방을 하지 않아 문틈으로 원내를 들여다보고 발길을 옮겼습니다.
봄날 정식으로 입장 허가를 받아 들어가 볼까합니다.
전나무 숲을가려는데... 사유지라 출입을 할 수 없다는 관리인(?)과 한바탕 실랑이를 했습니다.
신분증 대신, 명함으로 일단락. 휴~60년전 19원에 6만평을 샀다던가 하며 '유세'를 떨던 아줌마.
이래저래 20분 정도 시간을 까먹었답니다.
참고로 동절기에만 통제한답니다. 불이 날까바요.
그래도 사진은 찍어야지요. Go~on~
시간 지체로 전나무숲엔 못들어 가고...
소령원 뒷산을 오릅니다.
푹~푹 빠지는 낙엽길이라 시간은 늘어지고 힘은 더들고요.
어디서 용케 구했는지 자연스틱 하나씩은...
어느새 겉옷 하나씩은 배낭속으로. 땀깨나 흘렸지요.
낙엽이 쌓인 산길입니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의 밟히는 소리가 들리지요.나무들은 봄 여름 지켜왔던 잎을 다내려놓고 나신(裸身)이 되었지요.
내려놓은 다는게,떠너보낸다는게 쉬운 일이아니지요.아픔일 수도 있지요.
당신도 살아오며 이같은 숱한 경험을 하셨겠지요.
낙엽,그리고 나목.
한몸일 수 있는 잎들이 땅위에 떨어져 쌓였습니다. 맨땅보다는 폭신함을 느낍니다.
꽃이 져야 그 자리에 열매를 맺는다지요.
혹한의 긴 겨울을 온몸으로 견디며 봄을 맞겠지요.
그리고 새 잎이 솟아나겠지요.나무의 겨울은 봄을 준비하는 위대한 계절이 아닐런지요.
저 마을 너머 그 뒤의 산 너머를 봅니다.
계절을 넘어가는 산하의 풍경을 봅니다.
한 장 한 장 뜯어낸 달력의 세월을 가늠해 봅니다.
삼년만에 이 길을 찾았습니다. 시멘트 벙커가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더군요.
맛난 점심을 나누고 커피와 생강차를 마시며 휴식시간을 가졌지요.
다시 발걸음을 옮겨 팔일봉을 오릅니다.
오름길에다가 식후인지라 걸음이 더디었지요.
비바람에 잎들은 떨어졌고 지난밤 무서리에 단풍은 퇴색도고 말라
그 고왔던 단풍의 자태는 초라해 보입니다.
아니 자연 섭리이지요. 단풍의 아름다움 자체에 눈이 머물지만 말고 이후의 형태도 눈여겨 보는 혜안도 필요하겠지요.
어디 단풍에서만 일까요?
드디어 고난(?)의 산길은 쫑입니다.
만세를 불러도 되겠지요.3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입니다.
와~이제 다왔다.저기 조수지가 보인다.
다 먹어 비었을 배낭에서 이것 저것 간식이 나옵니다.
따뜻한 커피 맛은 잊을 수 없지요.
아픈 단풍.
밤새 서리가 내렸나 봅니다.
서리도 예쁜 단풍의 자태를 보고 멈추고 떠난게 아닐까요.
감사원연수원 입구에 섰습니다.
설마 우리를 환영하기 위한 문구는 아니겠지만...
아직 지지않은 단풍나무를 보며 마장저수지로 내려 갑니다.
드디어 마장저수지 제방길로 접어듭니다.
앵봉산 줄기 아래 고령원 골짜기의 가을색을 봅니다.
야산에는 아직 단풍의 모습이 남아, 우리를 반깁니다.
야산에는 아직 단풍의 모습이 남아, 우리를 반깁니다.
산길에서 보다는훨씬 가벼운 발걸음입니다.
3기간 반을 걸려온 마장저수지입니다.
저수지 아래 공원입니다.
갈대와 억새가 있고 길위에는 낙엽송들이 노랗게 물들고 있네요.
웃지요.다들 웃지요.
공지 제목은 마장저수지 산책인데...두개의 산길을 오르내리고 도착한 여기서의 공식단체사진.
힘들었다며 로따를 원망했겠지요. 그리고 용서(?)도 하였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웃었는지요?
낙엽은 바람따라 땅으로, 또 물 위에 앉습니다.
또하나의 그림을 그립니다. 자의로는 갈 수 없는 낙엽이 가는 길...
테크 위를 걸으며 저수지의 풍광을 봅니다.
수심(水心)에 혹여 길손의 수심(愁心)도 씻는 건 아닌지요.
7인 7색의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오리떼의 산책을 보는 산책객.
오리들의 유영.
부교를 오른 꼬마 3남매.
훅~ 바람이 불어오면 떠려져나갈 앙상한 잎새.
또다른 쓸쓸한 가을의 정경입니다.
저수지 위를 나는 드론.
제방에서 150계단의 하늘계단을 내려옵니다.
파크님~ 150맞나요?
현재시간 4시15분입니다.
한 시간여를 기다린 버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루함은 없었지요.
5시30분께 임시배차된 시외버스를 타고 귀경했답니다.
늦잠자다 불려나오신 낮잠님.개인사진을 많이 담아주신 친절100%석류님.소녀같은 감성의 문학도 세모시님.
포스가 넘치는 왕년의 등산 고수 물영아리님.살림보고를 해주실 다감한 돌고래님.
가장 힘들게,그러나 포기 않는 왕언니 찰랑찰랑님. 우리길에선 초면이나 구면인 파크님.(사진 좌로부터)
(석류님 촬영)
함께해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다음길에서 반갑게 뵙기를요~
-11월12일 이같또 로따 -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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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로따님! 넘 예쁜길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넘 가까이 느끼던 장흥길 몇발짝뒤에 요렇게 예쁜길이 숨어있었다니~~~ 새삼 여행은 아는만큼 보고온다는말 새삼 느낍니다
그러면서 장흥을 다 아는듯 ㅋ ㅋ
감사합니다 꾸벅
물을 만난 물고기 처럼 산꾼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시더군요.
긴 대화는 나누지는 못했지만 나름 물영아리님을 조금은 알게되어 보람입니다.
잘 알려지지않은 좋은곳 안내해주시는 열정에 탄복합니다^^
후기만 읽어도 간것같은 느낌 드네요~고맙습니다^^
열정이 아니라 아는 길이 이런 길뿐이어서리...ㅠㅠ
같이 걸은지가 퍽 오랜 것 같네요.함께 할 날을 꼽아 봅니당.
로따님,수고많으셨습니다.
사진도 멋지고 경치도 좋고 공기도 맑고~~~
그래서 힘들었던 순간들 다 잊고 ??'어디갈까' 일정표 검색하며 설레이곤 한답니다.
로따님 덕분에 전나무숲 명품길을 알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돌고래님~말씀은 안하셨지만 쪼게 땀 좀 흘리셨지요?
함께한 시간 소중히 기억하겠습니다. 살림보고~ 감사하구요.
로따님의 상세한 해설과 함께한 나들이...
역사공부도 덤으로 함께 받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함께하신 벗길님들도 좋았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수년전의 기억을 더듬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틈나는대로 함께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로따님 건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인제 내린천길이 생각나네요.
다음에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눌 시간 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