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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말 한 번쯤 안 들어 본 골퍼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프스윙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원죄(源罪)”와 같은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다.
골프는 왜 야구보다 어려울까?
1) 골프스윙은 2차원적인 운동이 아니라 3차원 적인 운동이기 때문이다.
야구 스윙은 대부분의 경우 2차원적인 운동에 가깝다. 다시 말해서 배트를 휘두르는 운동이 지면에 거의 평행하게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전문용어를 사용한다면 - 고급 제어이론에서 빌려온 - 야구스윙의 경우에는 운동을 일으키는 부분들이 서로 독립적으로(uncoupled) 이루어 지고 있으나 골프 스윙의 경우에는 서로 엮여있는(coupled) 형태로 되어 있다는 뜻이다. 다시 설명하면 지면과 거의 평행한 야구스윙은 팔로 만으로도 할 수 있고 허리 회전만으로도 할 수 있지만, 지면과 비스듬한 골프 스윙은 “동시에” 팔과 허리, 어깨 회전을 컨트롤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팔을 쭉 내밀어 양쪽 손의 새끼손가락 끝을 맞추어 보자. 당연히 벽에 있는 한 점에다가 한 쪽의 새끼손가락 끝을 맞추는 것 보다는 어렵고 이는 양쪽 손을 “동시에” 컨트롤 해야 하기 때문에 각 팔을 움직이는 근육의 약간의 오차들이 서로 곱해져서 증폭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론 야구 스윙의 경우에도 팔과 어깨, 허리 회전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움직이는 부분의 오차들은 서로 곱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더해지는 형태에 더 가깝게 되므로 훨씬 덜 정확한 운동을 가지고서도 공을 맞출 수 있다.
참고로 야구선수들 중에서도 투수들이 일반적으로 타자들보다 훨씬 골프를 잘 치고 이는 투수들 의 투구동작은 동시에 여러 가지 운동들을 컨트롤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골프스윙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골퍼라면 대부분 스크래치에 가까운 실력들을 자랑한다. 운동선수들 중 최고의 골퍼들은? 답은 미식축구(NFL)의 쿼터백(Quarterback: 공을 처음에 토스 받아 패스를 하는 역할)들이다. 쿼터백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상대 수비들이 밀고 들어오기 전 까지) 이것저것을 판단해서 순간적으로 패스를 날려야 하므로 사용되는 근육의 양상들이 골프스윙과 매우 유사하다.
2) 골프에서는 골프 공을 보내야 하는 오차범위가 훨씬 작다.
야구에서 홈 플레이트를 기준으로 홈런을 날릴 수 있는 각도의 오차범위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90도 보다는 좀 작을 것이고 (야구에서 내야를 구성하는 사각형은 정확한 정사각형이 아니고 좀 뾰족한 마름모꼴이다) 아마 7~80도 내외가 지 않을 까 싶다. 다시 말해서 센터필드를 중심으로 어림잡아 +/- 50미터 정도가 홈런이 되는 거리인 것이다. 골프에서 100미터를 치는 클럽인 피칭웨지를 가지고 많이 바라지도 말고 그린에만 올리려면? 아무리 잘 봐주어도 +/- 10미터 (그러나 이 정도 오차범위라면 아마 100근처를 치는 초보골퍼라고 봐야 할 것이다)이며 거리에서의 오차범위까지 생각해 본다면 당연히 훨씬 작은 오차범위를 가져야 함은 자명하다.
3) 야구배트는 공을 “맞추면” 그만이지만 클럽헤드는 공을 “제대로” 맞추어야 한다.
물론 야구공도 제대로 날리려면 배트의 정 중심에 맞아야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이야기는 끝난다. 그러나 클럽헤드는 중심에 맞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각도를 가지고 “공의 예정된 운동방향과 수직으로” 맞추어야 한다. 클럽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기면 누구나 다 알듯이 슬라이스/훅이 일어나게 되므로 결국 페이스 중심에 맞추어도 별 볼일이 없음을 골퍼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사실 골프에 관하여 자주 들리는 말들 중 “골프는 힘하고 상관이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다”, “다른 운동 잘하는 것 하고는 별 관계가 없다” 같은 것들이 있는데 골프야 말로 가장 “운동신경”이 필요한 스포츠 인 것 같다. < 출 처 : 골 프 스 카 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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