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로운 청년과 함께하는 이동장터입니다.
별의별이주 프로그램으로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 묘량 지역살이를 체험하고갈 '남궁 윤' 선생님과 함께 다녀봅니다.
이번주는 어르신들이 모두 고추 농사를 준비하시느라 한참 바쁜 때입니다. 어제도 오신 회장님께선,
"이번엔 날씨가 해도 많이 안들어서 고추묘목이 다 죽어버렸어~ 그래서 돈 100만원 날렸지 뭐야... " 하며 아쉬움을 내뱉어주셨습니다. 이상기후로 가장 직격탄을 맞고있는 우리 농민들입니다. 해가 갈수록 더욱 심해질 이상기후. 앞으로가 더 걱정이지만... 걱정만해서 사라질 걱정이었다면 세상 걱정 다 사라지겠죠?
기운 빠질 우리 어르신들에게 좋은 에너지 드리고자 또 출발해봅니다.
9시 15분
한창 바삐 일해서 점빵차를 만날 수가 없으니, 이따금 부탁을 하시기도 합니다.
"저~~ 요플레 2개 주고, 바나나 한개~ 이거 심부름이야~" 하십니다.
앞에 밭일하느라 중간에 나오는일이 쉽지 않습니다. 동네에서 이렇게라도 부탁할 이웃이 있다는건 참 감사할 순간입니다.
"복숭아 맛 없어? 복숭아가 맛있는데~~~ 이거 이렇게 갖고 다니면 천장에 다 묻는데~~"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는 우리 어머님.
모든 것을 반영할순 없어도 할 수 있는만큼 의견 듣고 반영해보겠다고 말씀드립니다.
9시 30분,
오늘은 마을로 플러스 점검하는 날입니다. 한창 진행하고 있을 무렵인데, 서류 하나가 잘못됬다고해서 다시 사무실 복귀합니다.
마음이 급해집니다.
일단 가서 메일로 보내겠다고 말씀드리고 다시 연촌으로 향합니다.
9시 50분,
의자에 앉아 계셔야할 어르신이 안계십니다. 집에도 안계십니다. 늦어서 그런지 어르신을 못뵙고 갑니다.
10시,
오늘도 불가리스 2줄씩 사시는 어르신들 약속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10시 10분,
점빵차 기다렸다고 하시는 어르신들. 어르신들도 농사 철이라 마음이 급합니다. 필요한것 후딱 사고 바로 일하러 가십니다.
10시 20분,
한적한 마을. 이곳은 어르신들이 모두 다 농사하고 일하시느라 모두 바쁜 마을중 한 곳입니다. 눈치껏보고 다시 이동합니다.
10시 30분,
윗 마을 가는 길, 어디선가 크락션이 울립니다. 총무님이 부르는 거였습니다.
"볶음깨 있는가? 회관에 갖다두려고~" 하십니다.
"맛나 소 다시다는?"
주로 없는것들이긴 하지만, 확인해보고 말씀드리기로 했습니다. 볶은깨는 있으나 다시다는 없었습니다. 총무님은
"그럼 냅둬~ 한 번에 사야지~ 알겠어`" 하십니다.
10시 40분,
지난번 회관 뒷쪽 공사를 하더니 오늘은 앞에도 공사를 합니다.
그 때문인지 사람이 없습니다.
10시 50분,
오랜만에 걸어나오시는 어르신. 그간 어디계셨는지 여쭤보니 이동점빵차가 올 때마다 병원을 가셨다고 합니다 .
"자네가 안오니 날 못보지~" 저는 안계신줄 알았지만, 늘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도 봬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집에 공병이 있다며 공병 수거도 요청하셨습니다. 오늘은 차에 짐들이 많아 나중에 온다고 말씀드리며 정리해놔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 만나뵙고, 윗집에 밑반찬 지원 어르신들 집으로 방문하여 도시락 가방 갖고 옵니다.
남궁윤 선생님이 가보니, 한 집은 있는데, 다른 한 집은 반찬이 그대로라고 합니다. 어르신이 어디 계셨는진 알 순 없으니 혹시나 상했을지 싶어 그대대로 갖고 옵니다.
11시 30분,
지나칠 수 없는 마을의 당산나무.
나무 아래 그날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그시선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어르신들은 많이 안나오시지만, 오늘은 이런 여유라도 조금 즐겨봅니다.
11시 30분,
안쪽에서 어르신 나오십니다.
새로운 총각보고 낯설어하십니다. 인사드리니 반바지의 모습이 낯설으셨나봅니다. 어르신께서는 필요한 물품 고르시곤 바로 집으로 들어가셨습니다.
11시 40분,
작년에 이곳에서 어르신께서 끓여주신 멧돼지고기 김치찌개 먹은 기억이 납니다.
올해도 머지 않아 이곳에서 어르신들이 식사하고 계시겠지요. 마을마다 이렇게 큰 당산나무가 있다는건 마을의 큰 자산입니다.
13시 30분, 역시나 사람이 없습니다.
밑반찬 통 수거를 하러 가는 길, 이곳도 멋진 당산나무가 있습니다. 당산나무 찍으러갔다 아차 싶어, 밑반찬 통 먼저 수거해옵니다.
13시 35분,
어르신께서 밭일을 하고 계십니다.
매일 조금씩 하신다면서, 그 꾸준함이 상당하십니다. 이번주 자녀들 온다고 마시는 불가리스를 찾으십니다. 다 팔려 요구르트 말씀드리니 요구르트 2줄 사십니다. 어르신께는 뜨거운 날 일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3시 40분
반찬통 수거하러 갈려던 찰나 어르신이 나오셨습니다.
"성불하세요~" 하시는 아버님.
얼굴이 빨개서 술 드셨는지 여쭤보니, 혈액순환이 잘 안되서 그렇다고 합니다. 늘 만날 때마다 막걸리를 3~4통 사시는데, 오늘은 아니었나봅니다.
어르신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길 바래봅니다.
13시 50분,
회관에도 사람이 없는 그 시간.
이장님 사모님 나오셔서 늘 사시던 콩나물 1개, 두부 2개 사십니다. 방송 소리 듣고 나오셨다고 합니다.
얼굴에 있는 빨간점. 누워있다고 나오셨다며 웃으십니다. 저도 웃으며 물건 건네드리며 움직여봅니다.
14시
"오늘은 컨디션 괜찮아 보이시네요?" 라고 말씀드리니,
"예~ 요즘 좀 올라왔어요~" 하시는 아드님. 나이를 물어보시더니 "나보다 한참 아래구만~" 하십니다.
그러곤 어머님 드실것 양갱과 간식등 다양하게 사십니다. 매일 만날 때마다 안색이 좋지 않았는데,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요즘엔 빵 안사냐고 여쭤보니, 빵도 2개 사십니다. 이야기할 때마다 사주시는 아드님. 고맙습니다.
14시 20분,
"맥주 두개~" 하시는 사장님.
술 줄어드는 양이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손님이 많아야 술도 많이 줄어드는데... 바쁜철이니깐 그럴 수 있음을 생각합니다.
14시 25분,
회관치 주문하신다는 회장님.
"영수증을 먼저 나한테 줘" 하시는 회장님. 회관에서 먹을거는 늘 점빵에서 사야한다며 적극적으로 구매해주십니다. 고맙습니다 회장님.
그 사이 지나가던 의용소방대 대원님.
"저 위에 저수지 옆 어르신 내려오셔서 점빵에서 물건 못샀다고 동동 거리던데...." 하십니다.
고민이 되었지만... 그래도 필요하시다하니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올라가니 반가워하시는 어르신.
지역에 거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월 1~2회정도는 오신다고 합니다. 그 때마다 한달치 식료품을 놓고 가신다는 어르신.
"고마워요. 담엔 꼭 더 살께요" 하시니 마음만이라도 감사했습니다.
14시 40분,
어르신께서 지난번에 주문하신 청양고추 갖고 갑니다. 두유도 하나 갖고갑니다.
어르신께서는 주문하신 물품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물건을 대리 구매하는 입장이다보니 모든 조건을 맞출 수 없지
만, 이것도 이해해주시는 어르신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14시 50분,
어르신이 바위에 앉아 계십니다.
"나 오늘 하루종일 일해서 힘들어." 몸이 더 야위어졌습니다.
안에서도 젊은 이모님이 나오십니다.
"어르신, 지금 고추 모종 심어도 되요? 나 한 75개 있는데" 하십니다.
"언제 비료했어? 오늘 했으면 좀 이른데..." 하십니다.
"한 3일 뒤에 한 번 심어봐~~" 하며 조언해주시는 어르신.
어르신의 역할과 존재가 빛나던 순간이었습니다.
동네 이모님 덕분에 어르신은 선생님이 되셨습니다.
15시 10분,
어르신 집에 손잡이 설치하러 온 사장님.
집엔 어르신이 안계십니다.
"사장님, 울 어르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록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나옵니다.
15시 20분,
지난번 때보다 잎이 더 푸르러졌습니다. 잠깐의 기간이었지만, 그 새 변한 나무.
찰나의 순간이 소중합니다. 그 순간은 지금 못보면 내년을 기다려야하는 것이 자연입니다.
15시 30분,
왠지 없을 것 같은 느낌. 그 앞에 고양이가 자고 있습니다.
역시나 아무도 없습니다.
15시 40분,
어르신댁 가니 남자 어르신이 없다고 가라고 하십니다.
그런줄 알고 나갈려고 하니 밭에서 어르신이 부르십니다.
어르신께서는 웃으시며 필요한것들 체크하며 물건 사십니다.
남자어르신들은 여자어르신이 사라고 하는 물품 외에는 뭘 사야할지 모른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돈 한 푼 쓰는것도 아내에게 허락받고 사야하는 남자 어르신들의 모습에 웃음이 나곤 합니다.
15시 50분,
어르신 댁에 4명이 모여계시는 이 곳.
우리 청년하고 함께가니 한 어르신께서 여쭤보십니다.
"털이 이렇게 많이 나서는 여자친구랑 뽀뽀는 어떻게 한대?" 하시며 깔깔깔 웃으십니다.
그러면서, 먹을 것 좀 갖고와보라고 하시며 요구르트 양갱을 사신곤 다시 나눠주십니다.
"우리 노인네라 그런거 물어보는거니 너무 그러진 말어~~" 하십니다. 청년도 이해하며 웃고 넘어갑니다.
지난주까지는 각 집안들별로 제사를 지내는 기간이 많이 사셨지만,
이번주는 농사일을 해야할 때다보니 마을에 어르신들 만나기가 쉽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다음주에는 조금 더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길 희망해보며 장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