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콥입니다.
퇴사와 함께 얼떨결에 시작했던 4개월간의 여행일정이 드디어 끝났네요.
말이 전국여행이지ㅋㅋㅋ 다니면서 계속 정보를 모으다보니
수도권과 그 주변을 다 제외하더라도 거의 절반밖에 못 다녔네요.
지역으로 따져도 다 돌아본게 경상도뿐이고...
한국이 넓은 나라는 아니더라도 그 안에서마저 모든걸 보기에는 갈 길이 꽤 있는듯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직 절반밖에 못 다녔는데도 이렇게나 추억으로 남을게 많구나,
내가 몰랐던, 생각지 못했던 즐거움이 당장 한국에도 이정도로 넘치는구나
어떻게 보면 매우 간단한데, 다니고 먹고 놀고 할 뿐인데도 이렇게 두근거릴 수 있구나
심지어 언젠가부터는 어디를 갈지 계획짜면서도 말이죠ㅎ
원래는 이렇게 마지막에 지금까지 다녀본 곳들을
어떤 동선으로 다녔는지 하나하나 정리해서 보여드릴 생각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위에 언급했듯 여행다니는 즐거움은 단순히 다닐때만 있는게 아니라,
어디에 뭐가 있을까, 언제 어디가기 전에 여길 가야할까 등등 계획짜면서 상상하는데도 큰 부분이 있는걸 깨달았기에
이를 다른 분들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생략하고 싶습니다.
귀찮아서가 아녜요. 혹시 정 무언가 추천받고 싶은게 있다면 따로 얘기해주시면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감사는 말로만 해주시면 되고요
다만 아무래도 가장 기본적인? 팁이 될만한 부분들이 있다면
1. 가고자 하는 빠에 미리 연락해보세요
출빠여행시 가장, 무엇보다 가장 필수사항입니다.
지방 라틴빠는 그 어디도 서울, 특히 라틴같지 않거든요
일주일 내내 소셜하는 곳은 아예 없고,
심지어 평소엔 ▲요일에 하다가 이 주, 또는 이 달만 다른 일이 있어서 ◆요일에 하거나
(ex. 명절, 크리스마스 등의 특별한 날 파티를 위해 그 주만 요일을 바꾼다든지)
또는 이런저런 일정이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아예 몇주 이상 소셜정모를 안하기도 하고,
또는 지방 특성상 어려운 사정 등이 생겨 빠 운영이 중단되거나,
또는 동호회 사정으로 정모 요일을 완전히 바꾸거나 등등...
출빠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인 만큼 이거 하나만으로 계획 전체에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계획할때 미리 연락해보시고, 또 출발하기 하루이틀 전에 다시 확인차 문자라도 해보세요
정확히 몇월 언제 갈 예정인지 구체적으로 말하는게 좋습니다.
2. 운전은 필수
부산, 대전, 광주처럼 대중교통만으로 충분히 다닐 수 있는곳 빼면
그냥 차 빌리는게 편합니다. 다니는데 걸리는 시간이 버스의 절반이에요
다니면서 술 못마셔도 어쩔 수 없어요. 술은 사뒀다 숙소에서만...
무엇보다 몇몇 지역은 밤길이 좀 무섭기도 하고요.
3. 기차에서 너무 오래 있진 마세요
KTX나 SRT는 어디든 3시간 이내면 가니까 상관없는데,
돈 아낀다고 특히 무궁화 탈 경우, 4시간 이상 걸린다면 그냥 KTX타는게 좋습니다.
아무리 편하게 앉아있다 한들 흔들리거나 소음 등,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다든지
당장은 멀쩡했는데 여행 끝나고 돌아오니 등이 좀 뻐근하다든지 등등...
다른 목적이면 모르지만 춤추러 가는건데 몸 상할 일은 최대한 피해야죠
정 안되면 가는 길에 있는 지역에서 잠깐 놀다가 다시 타고 가는 식으로 계획을 잡는거도 괜찮습니다
4. 숙소는 되도록 라틴빠 근처에
당연하겠지만 지친 몸으로 오자마자 바로 씻고 잘 수 있어야겠죠
무엇보다 좀 거리가 있어 운전해서 가면 간혹 뒤풀이도 갈 경우 같이 먹고 마시기 힘드니까ㅠ
그리고 추가로 말씀드리면 토요코인 있는 곳은 그냥 토요코인에서 지내는게 좋더군요.
홍보라기보단, 지역마다 대부분 적절한 위치에 있다보니
이거저거 찾기 귀찮으면 그냥 거기로 예약하는게 계획 짜는 시간도 절약되거든요
특히 일본여행도 생각이 있다면 회원적립도 되니까 모아두면 좋습니다
5. 홀딩은 적극적으로
그동안 아무리 여기 핫하다, 사람 많다 뭐다 했었지만
결국 라틴만큼 사람 많은 곳은 없습니다. 어지간한 서울빠만큼 많은 곳도 거의...
직접 보고 오니까 얘기로만 들을 때랑은 느낌이 다르네요
다만 그만큼 홀딩 한번이라도 더 하고싶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니,
홀딩신청을 받는것도, 먼저 신청하는거도 자신있게 해야 제대로 놀았다는 기분으로 마무리가 될거예요ㅎ
특히 뒤풀이에서는 그 지역의 라틴댄스 역사? 이야기라든지,
또는 근처나 가까운 지역 라틴빠에 관한 정보 등을 들을 수도 있거든요. 뒤풀이 초대하면 같이 즐겁게 놀아보셔요
6. 가급적 한 지역만 가기보단 여러곳을
같은 베이직도, 같은 패턴도 사람마다 밟거나 주고받는 방식이 다르듯
지역에 따라서도 이걸 에버라틴에선 이렇게 배웠는데 여기선 다르게 배웠구나 싶을때도 많고,
그러다보니 패턴 간의 연계도 라틴과는 꽤 다르게 이어지는걸 많이 구경하거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당장 라틴에서도 다른 동호회나 특히 외국인들과 소셜할때 느끼는 그것...
한국 내에서도 꽤 다양합니다.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만으로 배우는게 많더군요
제가 지금 지역공통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건 여기까지.
저도 갑자기 마구잡이식으로 달려들고 온거라 또 새로 깨달을게 많겠죠
특히 출빠여행을 갔다오면 혼자만의 추억으로 간직하기보다는,
뒤풀이 등에서 이야기하며 도움이 될만한 정보도 같이 공유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전국여행 자체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남의 일이었어요.
전철에서 종종 보이는 국내여행광고라든지 볼때마다 별 생각도 안들었고
어디에 뭐가 유행이다, 누가 어디서 뭘 했다더라 하는 등등의 얘기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지금은 이제 보거나 들을 때마다 떠올릴 수 있는게 있네요. 이 점을 포함해 많은게 달라졌어요
생각해보면 이런 즐거움을 좀 더 일찍 알았을수도 있었단 생각도 있긴 합니다.
어렸을때 기차여행을 꿈꿨던거도 한참 다니는 중에야 생각났고,
처음으로 배 타고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가서는
어쩌다가 이렇게 다닐 생각을 하게 된걸까, 그냥 이렇게 여행다닌거 자체가 너무 신기했어요
그만큼 이렇게 즐거울 수 있음에도 생각은커녕, 관심도 꺼진지 오래였던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가장 중심이 될 계기를 마련해준 라틴댄스에, 에버라틴에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내가 서본 적 없는 무대를 알고 싶어서였는데 그게 전국여행으로 이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ㅋㅋㅋㅋㅋ
춤은 처음이지만 무대 위로 나가서 자기를 표현하고, 이를 위한 온갖 연출을 두르면서
사람들의 눈길, 감정까지 끌어내고, 그걸 미리 예측도 하고
어렸을때부터 그런 활동에 익숙해지려면 항상 무엇을 하든, 누구를 대하든 전력으로 파고들고, 파헤칠 기세여야 하고
무대에 오를 때마다 늘 경쟁, 분석과 같은 긴장과 감정 등이 함께해야만 하는데
그런데 라틴에 처음 가서 소셜을 봤을땐 너무나 충격적이었어요
정말 아무 생각을 못했죠ㅋ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궁금했고, 알아내고 싶었습니다. 이 환경에 관해서든, 여기서의 수단?인 춤에 대해서든
때문에 홀딩 안하고 가만히 구경만 하거나, 배운 스텝 등을 노트에 이것저것 막 적거나 별걸 다 했는데
언젠가부터는 그러지 않으면서도 따라가며, 이전까지와 다르게 살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막연히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마 여기서부터 안일했던 거겠죠.
춤, 커플댄스 자체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것 같단 기분에
여전히 무언가 해내고 싶어하고, 이루고 싶어하고, 어떤 무언가에 경쟁심이 그냥 없어지지 않네요
당장 동내잡만 해도 얼떨결에 왕초보때 한번 1등 했었다고,
그 뒤에도 홀딩이벤트 때마다 자꾸 뭐라도 더 하려고 스스로 재촉하면서 그게 당연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다가 올해 초부터 다리가 이상해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걷는것까지 억지로 발을 떼는듯한 느낌이 드는데도
이 지경이 될때까지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던걸 최근에서야 돌아보네요.
자꾸 무언가, 제가 어떤걸 해내고 싶고 가지고 싶고 하는 등의 막연한게
비록 겉으로는 열심히 배우는걸로 보였을지 몰라도, 안에서는 썩어들어가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행히 마지막에나마 여기저기 돌아보면서,
전국 어디를 가든 그저 환영해주기만 하고, 그저 다같이 즐기기만 하고
어디에서든, 마치 이런 마음이 연결되듯 하는 모습들
누구도 자기가 더 잘해야 한다,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함께하는걸 본 덕분에
대체 뭐가 문제였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
당분간 쉰다고 다리는 나을지언정, 스스로를 깎아먹는 짓은 낫지 않겠죠
사람 무의식에 대해 잠깐 배운적 있는데 은근 무섭더라고요
제가 그전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어느정도 놓을 수 있을 때까지는
춤 자체를 배우는거보단, 위의 그 어디를 가든 다같이 즐기는 모습들을 보고 배우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적어도 그러는 동안은 저한테 머물 자리가 없겠죠
지난 4개월동안, 나아가 1년동안 정말로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한테 과분했다 싶을 정도로ㅎㅎ 모두에게 감사드려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네요. 다사다난한 중에도 다들 행복한 마무리 되시고
앞으로 어디를 가든 즐거운 무대가 되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첫댓글 멋져!!!!!
다리가 안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네. 가끔 얼굴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낄 때가 있긴 했는데 ㅠ ㅠ . 쉬어 가는 거라고 생각할게. 잘 쉬어야 또 앞으로 잘 나갈 수 있더라고. 코로나로 강제 쉼을 당했던 입장이라.. 앞으로도 바람의 댄서 자취는 계속 되길!
에버라틴의 김정호! 살사계의 대동여지도!👍🏻 소셜할 때는 물음표의 사내였는데, 그동안 올려주신 글 보고 아 이야기가 참 많은 사람이구나 생각했지요. 그리고 너무나 아쉬운 마지막 후기에서는 자콥님의 깊이를 슬쩍 엿본듯 합니다🕳️ 정보 뿐만 아니라 느낀 점, 배운 점 모두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 랜선 여행이었어요!🌉🌆🌌 앞으로 더 가볍고 그래서 더 재밌을, 건강한 살사 라이프 되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자콥님 우선, 게시글 올려주실때마다 잘 봤어요. 남들에게 친절히 안내해주시는 느낌이었어서 너무 감명 깊었습니다. 잠시 쉬다 오시지만 항상 즐겁게 춤을 춰보자구요!! 쾌차 하시길 바랄게요
자콥님 열정 대단하신 것 같어요
쉼을 통해 더 단단해지시는 시간되길
화이팅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겠네 ~~ ^^
진심이 꾹꾹 담긴 글이라 집중하면서 읽었어요. 즐거운 여행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초초보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선배님의 경험담 매우 유익하게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콥님 너무 감사합니다 피가되고 살이 되는 유익한 정보를 아낌없이 나눠주는게 쉽지않은데 넘 감사하고 다리 아픈거 얼렁낫고 쉬엄쉬엄 오래오래 즐거운 살사생활 즐겨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나두 떠나고싶도다
전국라틴 도장깨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