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바둑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세계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인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승부가 바둑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한다.
위기십결에는 '버리라'는 사자성어가 셋이나 된다.
기자쟁선, 사소취대, 봉위수기.
'버림'을 이토록이나 강조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가 끊임없이 비우고
새롭게 채우기를 반복하는 것인데 대다수 사람들이 끊임없이 채우기만을 바라기 때문이다.
어떤 그릇이든 비워져야 채울 수 있다는 이치는 어린아이도 안다.
많은 사람들의 실패는, 그 이치를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도 외면하려는 욕심으로부터 비롯된다.
- 이창호의 부득탐승 / 이창호 -
포항 형산강변/2011. 10. 7
위기십결(圍棋十訣)
1.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
2. 입계의완 (入界誼緩): 경계를 넘어설 때는 느근하게 하라
3. 공피고아 (攻彼顧我): 공격에 나서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라.
4. 기자쟁선 (棄子爭先): 돌을 버리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5. 사소취대 (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6. 봉위수기 (逢危須棄): 위기가 닥치면 돌을 버려라.
7. 신물경속 (愼勿輕速): 경솔하게 서두르지 마라.
8. 동수상응 (動須相應): 행마는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9. 피강자보 (彼强自保): 상대가 강하면 나의 안전을 도모하라.
10. 세고취화 (勢孤取和): 형세가 외로울 때는 화평을 취하라.
포항시민의 취수원인 유강리 형산강 취수둑은 사시사철 물새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가을 이맘 때면 숭어 떼들이 몰려 오는데 취수장이라서 사람의 접근이 금지된 곳이니 물 반, 고기 반이다.
물새들은 저마다 영역을 정하고 거의 미동도 않고 제자리를 지킨다.
고기가 많으니 이리저리 뛰어 다닐 일이 없이 기다리다가 오는 고기를 덥석 잡아먹기만 하면 된다.
한 마리를 덥석 삼키며 즐거운 만찬을 한다.
저 보에 올라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데 저 사람들은 잠시 후 감시원에게 혼이 났다.
보 위로는 많은 물새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보 아래에는 상류로 올라가려는 어린 숭어들의 무리가 몰려 물결이 떨리고 있다.
하류에서는 낚시도 가능하다. 큰 숭어가 수면 위로 떠올라서 물결이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