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다짐하는 시인의 삶에 대한 진지성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시적 화자는 겨울 강가에서 갈대를 바라보며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갈대는 화자의 분신(分身)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것은 시련이나 역경이 닥쳐와도 자신의 참됨을 꿋꿋이 지키겠다는 뜻이다. 눈보라 쳐도,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는 새가 날아가 돌아오지 않는 고독한 상황이 되어도, 강물도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고 청산이 소리치면 그에 화답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시 작품, 인터넷)
<정호승(鄭浩承): 1950 - >
* 1950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 경희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부문 <석굴암을 오르는 영희> 당선.
*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첨성대> 당선.
*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위령제> 당선. 샘터 편집부와 월간조선에서 근무하였고,
* 2000년 현대문학북스 대표가 되었다.
* 시집으로 [슬픔이 기쁨에게](1979), [서울의 예수](1982),[새벽편지](1987), [별들은 따뜻하다](1990),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1997), [외로우니까 사람이다](1998), [이 짧은 시간 동안](2004), [포옹](2007)등이, 시선집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2000),[흔들리지 않는 갈대](1991) 등이, 소설로는 [연인](1998),[항아리](1999) 등이, 산문집 [소년부처]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1989), 동서문학상(1997), 정지용문학상(2000) 등을 수상했다.
◈ 새벽편지/정 호 승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별들도 강물 위에
몸을 던졌다
* 봄길/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